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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 가라앉히고, 쿠에바스 조절하고"…장성우, 이렇게나 바빴다 [PO]

기사입력 2023.11.05 08:00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바쁘게 움직인 끝에 원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KT 위즈 장성우는 이번 주 고민에 빠졌다. 지난달 30일, 31일 열린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 2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해 생각이 많아졌다. 외인 선발 원투펀치 윌리엄 쿠에바스(3이닝 7실점 4자책점), 웨스 벤자민(5이닝 3실점)이 고전해 주전 포수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다행히 지난 2일, 3일 펼쳐진 3, 4차전에서 만회했다. 고영표, 쿠에바스(이상 각 6이닝 무실점)와 함께 2연승을 합작했다.

장성우는 "쿠에바스와 (고)영표 모두 너무 상기된 느낌이었다. 의욕이 앞서는 것 같았다"며 "원래 경기 초반 마운드에 잘 안 올라가는데 영표에게 가 '너 지금 너무 들떠있다. 이러면 갑자기, 한 번에 확 무너지니 평정심을 유지해라'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쿠에바스는 1차전 1회 공이 진짜 좋았다. 그런데 욕심을 많이 내는 듯했다"며 "NC 타자들의 타이밍이 워낙 좋아 리드하기 조금 어려웠다. 좋은 공들은 다 커트하고 원하는 공은 때려내더라"고 돌아봤다.

이어 "포스트시즌처럼 큰 경기를 할 때는 지나치게 상기돼 있으면 안 된다. 경기가 잘 안 풀렸을 때 분위기가 심하게 처지기 때문이다. 차분한 마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흘 휴식 후 4차전에 선발 등판한 쿠에바스와 최고의 결과를 냈다. 쿠에바스는 데일리 MVP에도 선정됐다. 장성우는 "3차전 종료 후 (이강철) 감독님께서 쿠에바스가 버스에서 내리는 걸 기다리셨다. 나와 쿠에바스를 불러 '내일(3일 4차전) 완급 조절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1차전에 힘으로만 밀어붙이다 결과가 안 좋아져서 그렇게 주문하신 것 같다. 4차전에선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타석에서도 힘을 보탰다. 올해 전까지 장성우는 포스트시즌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164(61타수 10안타) 6타점에 그쳤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했다. 타율 0.333(15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을 선보였다. 특히 4차전에서 개인 첫 포스트시즌 홈런을 터트렸다. 7-0으로 앞선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NC 이재학을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11-2 승리에 기여했다.

1회초 희생플라이 타점 상황부터 언급했다. 선두타자 김상수의 몸에 맞는 볼과 도루, 상대 포수 김형준의 송구 실책으로 무사 3루를 이뤘다. 황재균의 투수 땅볼 아웃으로 1사 3루. 앤서니 알포드의 볼넷으로 1사 1, 3루가 되자 박병호가 1타점 적시타를 쳤다. 후속 장성우의 짧은 중견수 뜬공에 3루 주자 알포드가 홈으로 쇄도했다. 장성우에게 1타점을 안겼다.

장성우는 "(김)상수가 3루까지 갔는데 (황)재균이 형이 투수 땅볼을 치고, 알포드가 볼카운트 1-2에 몰리는 순간 '아 오늘도 막히려나' 싶었다"며 웃은 뒤 "(박)병호 형이 적시타를 치며 찬스를 연결해 줘서 시원하게 혈이 뚫린 것 같다. 알포드의 발이 정말 빠르다. 알포드 덕분에 점수를 냈다"고 말했다.

홈런에 관해서는 "우리 선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줘 내 홈런은 7-0일 때 나왔다. 별 상황 아닐 때 쳐서 크게 기쁘진 않았다. 다음엔 더 중요할 때 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다만 포스트시즌에는 단순한 안타보다는 작전, 팀 배팅을 잘 수행해야 한다. 팀 플레이가 우선이다"며 "주자를 진루시켜야 할 때, 득점을 올려야 할 때 알맞게 역할을 해내야 한다. 나도 알포드가 1회부터 홈에 들어와 준 덕분에 이후 안타,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KT는 5일 수원에서 5차전을 치른다. 장성우는 "연승 중이던 NC를 한 번만 꺾으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 봤다. 영표와 쿠에바스가 좋은 투구를 해준 덕에 5차전까지 올 수 있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2021년) 한국시리즈 할 때 우리 투수들이 정규시즌 때보다 좋은 구속, 수직 무브먼트 등을 보여줘 '우리 애들은 큰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고 실력을 더 잘 발휘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지금 젊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다들 타고난 것 같다. 평소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대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 2연패한 팀이 이후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사례는 17회 중 단 2회뿐이었다(1999~2000 양대리그·1995·2008·2021년 제외). 장성우는 "올해 정규시즌 10위부터 2위까지 올라왔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내지 않았나. 힘든 과정은 익숙하다"며 "롯데 시절 2승 후 3패해 두산에 졌던 기억이 난다. 이번엔 우리 팀이 리버스 스윕을 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롯데는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아픔을 겪었다.

장성우는 "5차전도 아마 재미있을 것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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