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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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만루포로도 못 살린 분위기, 디펜딩 챔피언의 쓸쓸한 가을무대 퇴장 [준PO3]

기사입력 2023.10.26 06:00



(엑스포츠뉴스 창원, 조은혜 기자) 지난 시즌의 챔피언 SSG 랜더스가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가을야구 무대에서 퇴장한다. 예상치 못한 결말이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7 석패를 당했다. 1차전에서 3-4, 2차전에서 3-7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던 SSG는 4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가지도 못하고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했다.



정규시즌 막바지 두 팀의 경기 내용을 봤을 땐 의외의 결과다. 유독 취소가 많았던 NC와 SSG의 경기는 10월 이후에 편성되며 맞대결이 몰려 있었고, 공교롭게도 NC와 SSG는 순위 경쟁에 한창인 상황에서 문학 3경기, 창원 2경기로 5번이나 맞붙었다.

이 다섯 경기만 따진다면 SSG의 압승이었다. 문학에서 NC와의 세 경기를 모두 쓸어담은 SSG는 창원에서도 1승1패를 기록하며 4승1패로 우위를 점했다. 여기에 10월 초만 해도 3위가 더 유리했던 NC는 계속해서 주춤했고, 반대로 9월 성적 최하위를 기록하며 악몽같은 한 달을 보낸 SSG는 10월 상승세를 타면서 결국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가서 SSG의 3위, NC의 4위가 결정이 됐다.

그렇게 SSG가 준플레이오프로 직행을 하고, 정규시즌 막판 좋지 않았던 경기력과 에이스 에릭 페디의 부상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부가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됐던 NC는 두산 베어스를 단판에 꺾고 다시 SSG를 만났다. 이번에도 플레이오프행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 점쳐진 건 SSG 쪽이였다.



하지만 SSG는 시작부터 엇박자를 탔다. 선발투수로 나선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8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이 터지지가 않았다. NC 신민혁을 상대한 SSG는 3회말 최지훈과 김성현의 연속 안타, 김민식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찬스를 잡았으나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4회말에도 최정과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연속 안타에 무사 1・2루가 만들어졌지만 이후 세 타자가 모두 뜬공으로 물러났다. 

결국 팽팽하던 승부는 대타 김성욱의 투런포로 한순간에 기울었고, 이후 불펜이 2점을 내주면서 운영이 더 꼬이고 말았다. SSG는 뒤늦게 한 점 차를 만들었을 뿐 결국 역전에 실패하고 1차전을 NC에게 내줬다. 준플레이오프를 모두 마친 후 김원형 감독은 "1차전에 선취점 뽑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그 부분이 가장 아쉬운 것 같다"고 짚기도 했다.

2차전 역시 마음같지 않았다. 믿었던 선발 김광현이 1회초부터 3점을 내주면서 흔들렸고, 2회초에도 한 점을 내준 뒤 3이닝 4실점으로 일찍 물러났다. 왼쪽 엄지손가락 굳은살의 상처가 벌어지는 변수까지 있었다. SSG는 한유섬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따라 붙었으나,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김광현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아 역투를 펼친 문승원이 4이닝을 잘 던지고 막판 3실점을 하면서 다시 승기가 기울었다.





3차전에도 선발 오원석이 3점을 주고 시작하면서 먹구름이 드리웠지만, 2회초 최정의 만루홈런으로 점수를 뒤집으며 앞선 두 경기와는 다른 양상을 만드는 듯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SSG가 리드를 가져온 것 자체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 리드는 채 오래가지 않았다. SSG 벤치는 2회말 오원석을 내리고 필승조 노경은을 승부수를 던졌지만,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노경은이 박건우에게 적시타, 제이슨 마틴에게 역전 스리런을 허용하면서 NC가 다시 앞서기 시작했다. SSG는 4회초 최정의 볼넷과 한유섬의 2루타를 엮어 한 점을 더 추가했으나 거기까지였다. 더 점수를 내주지는 않았지만, 더 내지도 못했다.

2차전에서 한유섬의 멀티홈런이 그랬듯, 최정의 만루홈런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SSG가 기록한 타점은 최정 5타점, 한유섬 4타점, 그리고 하재훈과 에레디아가 각각 2타점, 1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김원형 감독은 경기 후 "최정의 만루홈런으로 흐름을 가져왔는데, 다음 이닝에서 바로 홈런을 맞았다. 그래도 투수들이 어떻게든 막아내서 마지막까지 가져왔지만 힘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우승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던 SSG였지만, 올해는 조연으로 쓸쓸하게 가을야구를 끝낸다.

김 감독은 "작년 가을 처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좋은 모습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나도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패배의 쓴맛을 봤다"며 "이제 마무리캠프를 준비해야 한다. 내년에는 이번 아쉬움을 좋은 모습으로 보여드릴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고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사진=창원,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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