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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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보며 양의지 떠올린 박건우..."클라스가 다른 선수, 큰 무대를 즐긴다" [준PO]

기사입력 2023.10.25 09:3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KBO 현역 최고의 포수의 눈은 역시 달랐다. '후계자'로 지목된 NC 다이노스 김형준이 생애 처음 밟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유망주 껍질을 완전히 깨뜨리고 비상 중이다. 

NC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NC 1승) 2차전에서 SSG 랜더스를 7-3으로 꺾고 시리즈 2연승을 내달렸다.

NC는 적지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2차전 승리를 싹쓸이하고 플레이오프(5전 3승제) 진출에 1승 만을 남겨뒀다. 25일 안방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3차전을 잡는다면 정규리그 2위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놓고 격돌할 수 있다.

결과 못지않게 게임 내용 측면에서도 NC는 얻은 게 많았다. 특히 첫 가을야구를 뛰고 있는 안방마님 김형준이 경험은 물론 자신감까지 획득했다. 



김형준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7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출전, 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 볼넷을 기록했다. 김형준은 2차전에서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NC 벤치는 4-2로 앞선 5회초 무사 1, 2루 찬스에서 김형준에 희생 번트를 지시했다.

하지만 김형준의 번트 타구는 투수-3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후속타자 오영수까지 2사 2루에서 침묵하면서 NC는 득점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6회말 수비에서 SSG 한유섬에 솔로 홈런을 허용, 스코어가 4-3까지 좁혀졌다.

김형준은 지난 22일 1차전에서도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 무사 1루에서 희생 번트를 실패했다. 1루 주자가 2루에서 포스 아웃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곧바로 터진 대타 김성욱의 선제 2점 홈런이 아니었다면 무거운 마음의 짐을 안고 게임을 뛰어야 했다.



2차전에서는 스스로 결자해지에 나섰다. NC가 4-3의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고 있던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 스코어를 5-3으로 만들었다. NC는 김형준의 홈런 이후 손아섭, 박건우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고 SSG를 제압했다. 

김형준은 "5회초 내 희생 번트 실패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던 것 같은데 다음 타석에서 중요한 홈런을 쳐 기분이 좋다"며 "1차전에서도 번트 실패 후 김성욱 형의 홈런이 나와 다행이었는데 2차전에서도 홈런을 친 뒤 다행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또 "홈런을 친 타석에서는 풀카운트였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에 비슷한 공은 치려고 생각했다"며 "사실 어떻게 쳤는지 잘 모르겠다. 배트가 앞으로 나가다가 맞은 것 같다"고 수줍게 말했다.

NC는 2022 시즌 종료 후 생애 두 번째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양의지가 친정팀 두산 베어스로 복귀하면서 포수진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두산에서 FA 자격을 얻은 박세혁을 영입해 안방 공백을 1차적으로 해결하기는 했지만 2023 시즌 개막 직후 박세혁까지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박세혁은 부상 여파로 88경기 타율 0.211(242타수 51안타) 6홈런 OPS 0.654로 경기력까지 주춤했다. 



NC를 구원한 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형준이었다. 김형준은 후반기 막판 1군으로 돌아와 26경기 타율 0.236(72타수 17안타) 6홈런 13타점 OPS 0.835로 쏠쏠한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타율은 높지 않았지만 방망이에 걸리면 담장을 넘기는 장타력이 일품이었다. 강한 어깨와 블로킹, 투수리드 등 수비고 프로 입단 6년차를 맞아 더 원숙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의지는 NC 시절 김형준을 보면서 절친한 후배들에게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로 지목했다는 후문이다. 여러 가지 부분에서 대평 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양의지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이다. 타격, 수비, 투수리드 등 모든 부분에서 역대급 기량을 보여줬다. 만 36세가 된 2023 시즌에도 129경기 타율 0.305(439타수 134안타) 17홈런 68타점 8도루 OPS 0.870으로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박건우는 "양의지 형이 내게 "김형준이 뛰는 걸 잘 봐라. 내 뒤를 이을 선수'라는 말을 자주 했다"며 "김형준을 지켜보니까 (다른 선수들과) 다르더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게 부담을 줘야 할 것 같다"고 농담 섞인 격려를 건넸다.

또 "김형준은 조금 다른 레벨의 선수 같다. 어린 선수가 이런 큰 무대를 즐기면서 뛴다는 게 기특하다"며 "나는 SSG 문승원 선수의 체인지업을 노리고 쳤는데도 좌익수 뜬공이 됐는데 김형준은 홈런을 쳤다. 클라스가 다른 선수라고 느꼈다"고 치켜세웠다.

김형준은 선배의 칭찬에 쑥쓰러워 하면서도 이달 초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이 자신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대회 기간 주전포수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경험이 프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에서도 힘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멀티 홈런을 가동한 데 이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하위 타선에서 일발 장타력으로 타선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김형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로 뛰었는데 소속팀에 복귀해서 타격코치님과 폼을 수정하고 노력했는데 다행히 감각을 찾았다"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3개나 쳐서 기쁘다. 국가대항전을 뛰고 오니까 크게 떨리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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