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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금메달 포수→PS 데뷔전 멀티 홈런' 김형준..."떨리지 않았고 잘 집중했다" [WC1]

기사입력 2023.10.20 06:00



(엑스포츠뉴스 창원, 김지수 기자) NC 다이노스의 안방마님 김형준이 생애 처음 밟은 가을야구 무대에서 경기를 지배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타격에서는 멀티 홈런으로 상대 마운드를 무너뜨렸고 수비에서는 안정적인 리드로 투수들의 쾌투를 견인했다.

정규리그 4위 NC는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5위 두산 베어스를 14-9로 이겼다.

김형준은 이날 8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해 선발투수 태너 털리와 호흡을 맞췄다. 2020년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선 가운데 선발 포수의 막중한 임무를 안고 마스크를 썼다.

출발은 불안했다. 태너가 게임 초반 예상 밖의 난조를 보이면서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점수를 내줬다. NC 타선까지 두산 선발투수 곽빈의 구위에 눌리면서 0-3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NC는 4회말 공격에서 흐름을 완전히 바꿔놨다. 2사 만루 찬스에서 서호철이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려 단숨에 스코어를 4-3으로 만들었다. 침체됐던 NC의 더그아웃 분위기와 1루 쪽 홈 팀 응원석은 활기를 찾았다.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났던 김형준도 NC가 역전한 뒤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곽빈을 상대로 곧바로 솔로 홈런을 때려내 스코어는 5-3이 됐다.

김형준은 노 볼 투 스트라이크로 불리한 카운트에서 곽빈의 3구째 137km짜리 슬라이더를 완벽한 스윙으로 받아쳤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높게 제구된 실투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김형준의 활약은 계속됐다. NC가 11-6으로 앞선 8회말 2사 1·2루에서 또 한 번 짜릿한 손맛을 봤다. 두산 베테랑 우완 홍건희를 상대로 3점 홈런을 폭발시키며 승부에 완벽하게 쐐기를 박았다.

투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137km짜리 슬라이더를 완벽한 스윙으로 공략했다. 김형준의 배트에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아치가 그려졌고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겼다.

포수 수비도 매끄러웠다. 게임 중반 불펜 투수들과 좋은 호흡을 선보이면서 두산의 추격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커리어 첫 가을야구에서 값진 경험과 자신감을 쌓고 기분 좋게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김형준은 경기 종료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와일드카드 1차전이 굉장히 중요했다. 2차전까지 가지 않고 1경기로 끝내고 싶었던 마음이 잘 통해서 팀이 승리할 수 있었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4회말 솔로 홈런은 내 바로 앞에서 서호철 형의 만루 홈런이 나와서 마냥 기분 좋은 상태로 타석에 들어갔다. 나도 홈런을 쳐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솔직히 나가다 맞은 느낌이다. 1점 차 리드보다 2점차 리드가 더 좋기 때문에 우리가 5-3으로 앞서가는 게 기뻤다"고 돌아봤다.

8회말 두 번째 홈런은 자신도 놀랐다고 털어놨다. 김형준은 "점수를 낼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뽑는 게 좋을 것 같아 집중했다"며 "특정 코스, 구종을 노리고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렸는데 홈런이 나왔다. 나 스스로도 놀라웠고 기분이 좋았다"고 웃었다.

김형준은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전까지 포스트시즌 경험은 전무했다. 2018년 프로 입단 첫해부터 1군 60경기에 나서며 차근차근 성장해왔지만 가을야구 그라운드는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형준은 이달 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한 게 훌륭한 모의고사가 됐다는 입장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 대표팀은 금메달 결정전에서 대만을 꺾고 4회 연속 대회 우승에 성공했다.



김형준은 대만과 금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이 2-0으로 앞선 9회말 1사 1·2루 위기에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다독이고 안정적으로 리드해 끝내기 병살타를 유도했다. 고우석은 시상식 직후 김형준이 자신을 잘 이끌어줬다 고마운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형준은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뒤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 일단 여유가 많아졌다"며 "국가대항전을 뛰어보면서 큰 긴장감을 느껴봤기 때문에 오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크게 떨리거나 붕 뜨는 느낌이 없었다. 아시안게임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반에 우리가 0-3으로 끌려갔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먼저 점수를 준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보고 남은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겠다는 마음으로 게임을 풀어갔다"고 덧붙였다.

NC는 이날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승리로 정규리그 3위 SSG 랜더스와 오는 22일부터 5전 3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올해 정규리그에서는 8승 8패로 호각세였다.



김형준은 SSG전은 1경기밖에 나서지 않았지만 3타수 2안타 2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던 좋은 기억이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주전 포수로 뛸 가능성이 높은 만큼 김형준의 활약 여부에 따라 NC의 가을야구 전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편 NC가 와일드카드 1차전을 승리하면서 정규리그 4위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100%로 유지됐다. 2015년 1군 10개 구단 체제 시작 후 정규리그 4, 5위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가운데 올해까지 9번의 시리즈 모두 4위팀의 승리로 끝났다.

정규리그 4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승의 어드밴티지를 안고 시작한다. 1, 2차전 1경기만 연장 15회 무승부를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사진=창원,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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