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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철 만루포-김형준 멀티포'가 지배한 엔팍, NC '14-9' 두산 완파하고 준PO행! [WC1]

기사입력 2023.10.19 22:35 / 기사수정 2023.10.19 22:35


 
(엑스포츠뉴스 창원, 김지수 기자) 정규리그 4위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의 역사는 9년 연속 이어졌다. NC 다이노스가 안방에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써내고 SSG 랜더스의 준플레이오프 파트너가 됐다.

NC는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정규리그 5위 두산 베어스를 14-9로 이겼다. 

NC는 2019년 새 홈구장 창원NC파크 개장 이후 처음으로 열린 가을야구를 승리로 장식하고 팬들에게 멋진 추억을 선물했다. 오는 22일부터 정규리그 3위 SSG와 5전 3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NC는 이날 선발투수 태너 털리가 게임 초반 난조를 보이며 초반 흐름을 뺏겼지만 4회말 터진 서호철의 역전 만루 홈런, 곧바로 폭발한 김형준의 솔로 홈런 등을 묶어 두산을 무너뜨렸다. 서호철은 7회말에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로 이 게임을 완전히 지배했다.




김형준은 8회말 또 한 번 짜릿한 손맛을 보며 멀티 홈런의 기쁨을 맛봤다. 두산을 붕괴시키고 NC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며 다이노스 안방의 주인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반면 정규리그 5위팀 최초의 준플레이오프 진출 기적을 꿈꿨던 두산은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NC 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호투하던 곽빈이 4회말 갑작스럽게 무너진 뒤 타선까지 차갑게 식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NC가 이날 두산을 꺾으면서 정규리그 4위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 확률도 100%가 유지됐다. 정규리그 4, 5위팀이 맞붙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KBO리그 1군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 시즌부터 도입됐다.

지난해까지 총 8번의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모두 정규리그 4위팀의 승리로 끝났다. 정규리그 4위팀은 1승의 어드밴티지를 안고 시리즈를 시작한다. 1, 2차전에서 최소 연장 15회 무승부만 한 차례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반면 5위팀은 1, 2차전을 모두 이겨야만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하다.



1차전에서 5위팀이 승리해 승부가 2차전까지 이어진 것도 2016년 KIA 타이거즈, 2021년 키움 히어로즈 단 두 번뿐이었다. 지난해에는 정규리그 4위 KT 위즈가 1차전에서 KIA를 제압하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NC가 불리하다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올 시즌 20승을 거두고 리그를 평정한 에이스 에릭 페디가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와 정규리그 경기에 선발등판한 까닭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반면 두산은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곽빈, 2차전에서 브랜든 와델 카드를 내세울 수 있어 선발투수 매치업에서 NC보다 우위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결과는 NC의 승리였다. 포스트시즌 출전 경험이 없는 젊은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내면서 값진 경험과 자신감을 쌓고 기분 좋게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하게 됐다.



▲선발 라인업

-두산 베어스: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로하스(지명타자)-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김인태(좌익수)-허경민(3루수)-조수행(우익수). 선발투수 곽빈. 

이승엽 두산 감독은 베테랑 좌타 거포 김재환이 손바닥 부상으로 선발 출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세울 수 있는 베스트 타순을 구성했다. 김인태가 7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기회를 얻었고 야수조 최고참 김재호를 2번에 배치해 정수빈과 테이블 세터를 이루게 했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환은 최근 몇 경기를 뛰지 않았기 때문에 갑자기 선발로 나가면 게임 감각 등이 문제가 될 것 같아 김인태를 (선발 좌익수로) 넣었다"며 "김재호는 아무래도 큰 경기다 보니까 수비의 중요성이 (승부에) 굉장히 비중을 차지할 것 같았다. 경험이 부족한 박준영보다는 김재호가 더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NC 다이노스: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김주원(유격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도태훈(1루수). 선발투수 태너 털리.

무릎 통증을 안고 있어 선발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박건우가 3번타자 겸 우익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정규리그 타격왕 손아섭이 변함없이 리드오프로 나섰고 박민우가 2번타자로 테이블 세터의 중책을 맡았다. 

부상에서 회복한 서호철이 3루수로 기회를 얻었고 이달 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던 김주원이 중심타선 바로 뒤를 받쳤다. 베테랑 권희동이 5번타자로 박건우-마틴과 중심 타선을 이뤘다.

강인권 NC 감독은 "박건우는 100% 회복되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며 "1루수는 공격보다 수비에서 안정감이 필요할 것 같아 도태훈을 먼저 기용했다. 오영수는 상황에 따라 대타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1~3회 : 곽빈 쾌투+두산 타선 응집력, 게임 초반 장악한 베어스

기선을 제압한 건 두산이었다. 두산은 1회초 1사 후 김재호가 내야 안타로 출루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어줬다. 이어 곧바로 호세 로하스가 우익수 옆 2루타를 쳐내면서 1사 2·3루 찬스가 4번타자 양의지 앞에 차려졌다.

양의지의 내야 땅볼 때 3루 진루를 시도하던 2루 주자 로하스가 태그 아웃되기는 했지만 그 사이 3루 주자 김재호가 홈 플레이트를 밟아 두산이 1-0으로 먼저 앞서갔다.

NC도 1회말 선두타자 손아섭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박민우의 2루 땅볼 때 2루까지 진루했지만 후속타가 없었다. 1사 2루에서 박건우와 제이슨 마틴이 각각 중견수 뜬공,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점수를 얻지 못했다.




두산은 2회초 달아나는 점수를 얻어냈다. 선두타자 강승호가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마자 무사 1루에서 김인태가 1타점 2루타를 때려내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다만 계속된 무사 2루에서 허경민이 1루 땅볼, 조수행이 유격수 땅볼, 김재호가 3루수 땅볼로 차례로 더그아웃으로 발길을 돌려 추가 득점은 없었다.

두산은 대신 3회초 시원한 홈런포로 도망갔다.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로하스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 스코어는 3-0이 됐다.



타선의 득점 지원 속에 곽빈도 힘을 냈다. 2회말 권희동을 좌익수 뜬공, 김주원과 서호철을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날카로운 구위를 뽐냈다. 3회말에도 김형준-과 도태훈을 내야 땅볼, 손아섭을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4~5회 : 침묵 깬 NC의 방망이, 홈런포로 두산을 무너뜨렸다

두산 곽빈의 구위에 눌려 힘을 쓰지 못했던 NC 타선은 4회말 침묵을 깼다. 1사 후 박건우의 볼넷 출루, 2사 후 권희동의 안타와 김주원의 볼넷 출루로 잡은 만루 찬스에서 서호철이 대형 사고를 쳤다.

서호철은 호투하던 곽빈을 상대로 승부를 단숨에 뒤집는 역전 만루 홈런을 작렬시켰다. 0-3 열세에 몰려있던 NC는 순식간에 4-3으로 게임을 뒤집고 리드를 잡았다. 창원NC파크의 분위기는 서호철의 그랜드슬램으로 더더욱 뜨겁게 불타올랐다.

서호철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밟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가을야구 마수걸이 안타를 만루 홈런으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홈런으로 게임 체인저로 등극했다.





NC는 서호철 만루홈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김형준이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곽빈을 울리는 백투백 홈런이 터지면서 NC는 5-3으로 앞서가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놨다. 

두산도 강공으로 응수했다. 5회초 선두타자 김재호의 볼넷 출루, 대타 김재환의 좌익수 앞 안타로 주자를 모았다. 무사 1·2루에서 4번타자 양의지가 깨끗한 중전 안타로 2루에 있던 김재호를 홈으로 불러들여 5-4로 따라붙었다.

두산은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양석환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한 차례 흐름이 끊겼지만 NC 투수 이재학이 강승호의 타석 때 폭투가 나오면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 희생 번트 효과를 얻었다. 강승호의 빗맞은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 김재환의 득점으로 5-5로 다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NC도 곧바로 동점의 균형을 깼다. 5회말 선두타자 마틴의 평범한 우익수 뜬공을 두산 2루수 강승호가 우익수 김태근과의 콜 플레이 미스 속에 포구 실책을 범했다. 이때 마틴이 재치 있게 2루까지 진루하면서 무사 2루 찬스를 잡았다.

NC는 이후 권희동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김주원의 우익수 뜬공 때 2루에 있던 마틴이 3루까지 진루했다. 서호철의 타석 때 두산 투수 이영하의 폭투로 마틴이 득점하며 6-5로 다시 리드를 되찾아왔다.

▲6~7회 : 베어스 추격 따돌린 다이노스 불펜, 승기를 굳힌 공룡 방망이 

NC는 1점의 리드를 지키기 위해 주축 불펜투수들을 총동원했다. 고비 때마다 한 템포 빠른 투수 교체로 실점을 막아내고 두산의 추격을 잠재웠다.

두산은 6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의 볼넷 출루 후 김재호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지만 김재환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NC는 2사 2루에서 두산 4번타자 양의지의 타석 때 투수를 좌완 김영규에서 우완 류진욱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류진욱이 양의지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NC의 6-5 리드가 유지됐다.




류진욱은 7회초에도 두산의 반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선두타자 양석환을 3루수 땅볼, 강승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빠르게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김인태에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곧바로 허경민을 내야 땅볼러 처리하고 이닝을 종료시켰다.

NC는 7회말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선두타자 박건우의 안타와 마틴의 희생 번트, 권희동의 볼넷 출루 후 김주원의 우전 안타로 또 한 번 만루 기회가 차려졌다. 

4회말 만루 홈런을 쳐냈던 서호철이 7회말 1사 만루에서 또 한 번 게임을 지배했다. 좌익수 옆 2타점 2루타로 스코어를 8-5로 만들고 승기를 완전히 NC 쪽으로 가져왔다. 




▲8~9회 : 반전 없는 마무리, 인천행 티켓은 NC에게...두산은 2023 시즌 마감

두산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8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김재호가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며 마지막까지 NC를 괴롭혔다. 후속타자 김재환의 2루타 때 NC 중견수 마틴의 포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했던 1루 주자 김재호가 득점하면서 8-6으로 점수 차가 좁혀졌다.

NC 벤치는 계속된 2사 3루 추가 실점 위기에서 마무리 이용찬을 마운드에 올려 4아웃 세이브를 맡겼다. 이용찬이 양의지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NC는 급한 불을 껐다.

NC는 8회말 다시 도망가면서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1사 후 박민우의 내야 안타, 박건우의 사구 출루로 1·2루 기회를 만들었고 마틴의 타석에서 2루 주자 박민우의 재치 있는 3루 도루로 1사 1·3루가 됐다. 마틴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그 사이 3루 주자 박민우가 홈 플레이트를 밟아 9-6으로 점수 차가 다시 벌어졌다. 





NC는 이후 2사 2·3루에서 또 한 번 두산을 좌절시켰다. 김주원의 빗맞은 타구가 행운의 안타로 연결됐다. 주자 2명이 모두 득점하며 11-6으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두산 유격수 김재호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포구를 시도했지만 공이 글러브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불붙은 NC 타선은 멈출 줄을 몰랐다. 서호철이 이날 경기 자신의 3번째 안타를 쳐내 2사 1·2루 찬스가 이어졌고 김형준이 3점 홈런을 폭발시켜 14-6까지 스코어가 벌어졌다. 승리를 확신한 NC의 홈팬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1루 쪽 NC 더그아웃도 웃음꽃이 피었다. 

이용찬은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에서 두산의 마지막 저항을 잠재웠다. 두산은 강승호 볼넷, 김인태 우전안타 후 박지훈의 내야안타와 정수빈의 3루타로 3점을 추가했으나 이미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할 순 없었고, NC가 14-7 승리를 거두면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1군 사령탑 부임 첫해 팀을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끈 데 이어 준플레이오프까지 치르게 됐다. 

손아섭 5타수 2안타, 박건우 3타수 1안타 2득점, 김주원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비롯해 서호철 4타수 3안타 1홈런 6타점 2득점, 김형준 5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으로 선발 출전한 야수들이 나란히 맹타를 휘두르며 준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영규와 류진욱은 게임 중반 두산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면서 NC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NC 야수들의 탄탄한 수비도 빛났다.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른 유격수 김주원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기운을 그대로 이어갔다. 




NC는 2020 시즌 통합우승 후 지난 2년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아쉬움을 털고 준플레이오프 이상을 겨낭한다. 이틀 휴식 후 오는 22일부터 1차전을 치르는 가운데 선발 로테이션상 페디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출격할 수 있다.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한다면 시리즈를 충분히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차전에서 끝내며 불펜투수들이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번 것도 긍정적이다.

지도자 데뷔 시즌을 보낸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의 첫 가을 여정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였다. 초반 기세를 살리지 못한 것은 물론 수비 실책으로 결승점을 헌납한 점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두산 특유의 탄탄한 수비와 찬스에서 타선의 집중력을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기 막판 KIA 타이거즈와 숨 막히는 5위 다툼 끝에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그 이상을 이루는 데는 실패했다. 시즌을 마감하고 2024 시즌 준비에 돌입하게 됐다.

사진=창원,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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