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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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지지' 모로코 DF, "독일서 추방시켜" 요구 빗발→뮌헨 "대화하겠다"

기사입력 2023.10.17 09:30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최근 팔레스타인을 지지해 도마 위에 오른 누사이르 마즈라위에 대해 그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독일 유럭지 '빌트'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인스타그램에 반 이스라엘 게시물을 올린 후 구단은 이제야 반응했다"라고 보도했다.

모로코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마즈라위는 최근 SNS에 대형 팔레스타인 국기 사진과 함께 "알라는 악을 행하는 사람들의 행위에 무관심하지 않다. 공포에 질려 눈이 머는 순간까지 그들을 벌할 것"이라는 코란의 한 구절을 게시하면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 대규모 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을 '악'으로 규정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한 것이다.




문제는 뮌헨에 이스라엘 출신 골키퍼가 있었다는 것이다. 독일과 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 다니엘 페레츠는 지난해 이스라엘 국가대표팀 데뷔전까지 치른 선수로 지난 여름 이스라엘 명문 텔 아비브에서 뮌헨으로 이적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이스라엘이 큰 피해를 입은 후 슬픔을 겪은 페레츠는 SNS에 "내 마음은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과 함께 한다. 힘내고 몸 조심하시길. 우린 이번에도 이겨낼 것"이라고 올렸다.

하지만 뒤이어 마즈라위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면서 팀 내부 갈등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빌트도 "마즈라위가 올린 글은 뮌헨 내부에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마즈라위는 이스라엘 출신 동료가 있음에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나섰다. 마즈라위의 게시글은 페레츠를 더욱 슬프게 할 것"이라고 뮌헨이 내부 분열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즈라위의 SNS 글은 구단뿐만 아니라 독일에서도 큰 문제로 떠올랐다. 독일 정치인 요하네스 슈타이니거는 "나치에 의해 유대인 클럽으로 불렸던 뮌헨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뮌헨은 즉시 마즈라위를 방출해야 한다"라며 "또한 모든 국가적 수단을 동원해 독일에서 그를 완전히 추방해야 한다"라고 분노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마즈라위가 고개를 숙였다.

마즈라위는 "먼저 내 입장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는 사실이 정말 실망스럽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고 말을 꺼낸 뒤 "수천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내 입장은 이 세상의 평화와 정의를 위해 일하겠다는 것"이라며 "난 모든 종류의 테러리즘, 증오, 폭력 행위에 항상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누군가를 모욕하거나 상처를 주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싶다"라며 팔레스타인 지지글이 팀 동료 페레츠를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마즈라위가 독일 전역을 뜨겁게 달군 이후 뮌헨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는데, 드디어 조심스레 성명문을 발표하면서 입장을 밝혔다.




빌트에 따르면, 뮌헨은 "우린 마즈라위가 SNS에 글을 올린 후 즉시 그에게 연락했다"라며 "마즈라위는 현재 모로코 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아프리카에 머물고 있다. 그가 복귀하면 구단 경영진은 마즈라위와 자세한 개인적인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과 선수들을 포함해 구단 내 모든 이들은 뮌헨이 어떤 가치를 상징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우린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공격 직후 게시물을 통해 이를 공개적이고 명확하게 표현했다"라며 "우린 이스라엘 친구들을 돌보고 그들과 함께한다. 동시에 우린 중동 지역 모든 사람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뮌헨은 지난 8일 SNS을 통해 "민간인에 대한 살인과 잔혹한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라며 "이스라엘에 있는 우리의 친구들을 걱정하고, 중동의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구단의 입장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인 마즈라위를 두고 뮌헨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일부가 주장하는 마즈라위의 독일 추방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민법 전문 변호사는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거주법 54조에 따르면, 이전에 형사 유죄 판결이 없더라도 테러단체를 지원한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폭력을 요구하고 테러행위를 승인하는 것 또한 추방을 정당화시키는 근거가 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단 한 개의 게시글로 추방하는 건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마즈라위가 독일에서 쫓겨날 일은 없을 거라고 내다봤다.


사진=DPA/연합뉴스, 마즈라위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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