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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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실 31개'로 자멸한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더 화난 건 '무의미한 공격'

기사입력 2023.10.15 19:02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여자배구 V-리그 페퍼저축은행이 2023~2024 시즌 개막 첫 경기에서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확인했다. 잦은 범실이 발목을 잡았지만 경기력 측면에서는 앞선 두 시즌과 비교해 확연하게 개선된 모습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1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9-25 25-18 15-25 18-25)으로 졌다.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패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운을 뗀 뒤 "서브가 잘 들어가지 않았고 반대로 서브 리시브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게 패인이었다"고 평가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야스민이 팀 내 최다 17득점, 필립스 11득점 등 외국인 선수들이 어느 정도 제 몫을 해냈지만 팀 범실 31개를 쏟아낸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특히 1세트가 처참했다. 팀 공격 성공률 17.86%로 화력 싸움에서 현대건설에 완전히 밀렸다. 세터 이고은과 주 공격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으면서 효과적인 공격이 이뤄지지 못했다. 범실 8개는 현대건설의 기만 살려줬다.

2세트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야스민이 7득점, 공격 성공률 66.67%로 살아나고 박정아가 5득점, 공격 성공률 80%로 분전하면서 현대건설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박은서도 5득점으로 힘을 보탠 가운데 필립스도 중원에서 공격 옵션으로 적절히 활용되면서 현대건설이 자랑하는 양효진-이다현 미들블로커의 높이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았다.

하지만 3세트부터 다시 현대건설에 흐름을 뺏겼다. 야스민을 제외한 공격수들의 퍼포먼스가 갑자기 뚝 떨어졌고 승부처에서 점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4세트는 자멸이었다. 범실이 12개나 나오면서 사실상 현대건설에 승리를 헌납한 꼴이 됐다. 리시브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음에도 범실로 자승자박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021년 여자부 제7구단으로 V-리그에 합류한 이후 2021~2022 시즌 3승 28패, 2022~2023 시즌 5승 31패의 처참한 성적으 최하위에 머물렀다. 선수 및 경험 부족이라는 신생팀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유망주들이 경험을 쌓은 데 만족해야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도약을 꿈꿨다. 한국도로공사에서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를 FA(자유계약)로 영입한 것을 비롯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도약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페퍼저축은행 지휘봉을 잡은 조 트린지 감독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 앞서 "과거의 이 팀이 어땠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장 오늘 경기부터 신경 쓰겠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실제로 조 트린지 감독 부임 후 연습경기에서 여자부 타 구단들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경기력에서 스피드와 높이의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미디어데이에서 페퍼저축은행이 다크호스가 아닌 우승후보로 언급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첫 경기 결과는 승전고를 울리는 대신 쓰라린 패배를 받아들였다. 아직 조직력이 완전치 않은 가운데 주축 선수들의 호흡을 조금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범실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조 트린지 감독은 일단 결과보다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에 더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31개의 범실 숫자보다 더 큰 문제는 아무 생각 없는 플레이라는 입장이다. 

조 트린지 감독은 "우리 팀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공격하려는 확실한 의도를 가지고 플레이하다가 범실이 나오는 건 괜찮지만 오늘은 그냥 공을 코트 위에 넣는 것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무 의도 없는 공격이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또 "2세트 때는 우리의 잃어버렸던 리듬들 찾았지만 이 부분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며 "4세트 때 필립스의 위치를 조정한 것은 순간적으로 공격 때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소통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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