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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실례지만 누구세요?"→"나 웨인 루니야, 여기 감독이야"→"네?" 경비원이 출근 제지 '레전드의 굴욕'

기사입력 2023.10.13 11:09 / 기사수정 2023.10.13 11:09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얼굴이 너무 변한 탓일까. 버밍엄 시티 새로운 사령탑 웨인 루니가 출근 첫 날에 경비원으로부터 입장을 제지 받는 황당한 사건을 맞이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13일(한국시간) "웨인 루니가 버밍엄 감독을 맡은 첫 날에 경비원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면서 어색한 순간이 펼쳐졌다"라고 보도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소속 버밍엄은 지난 1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웨인 루니가 버밍엄의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됐다"라며 "우린 루니와 3년 6개월 계약 조건에 합의해 감독으로 선임했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라고 발표했다.

루니는 현역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잉글랜드 대표 공격수 출신으로, 13년간 맨유에서 뛰며 559경기 253골 134도움을 올린 구단 역대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었다.





클럽에서 보여준 뛰어난 활약은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루니는 지난 3월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A매치 54호골을 터트리며 기록을 경신하기 전까지 A매치 통산 53골로 잉글랜드 대표팀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였다.

루니는 2021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지도자로 변신했다. 지난 2019/20 시즌 당시 잉글랜드 챔피언십 소속 더비 카운티에 선수 겸 감독으로 지도자 행보를 걷기 시작한 루니는 더비 카운티에서 분전하며 2020/21시즌까지 팀을 2부리그에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다음 시즌인 2021/22 시즌 구단의 여러 문제가 대두되며 승점 21점이 삭감돼 루니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더비 카운티는 3부리그인 리그1으로 강등됐다. 시즌이 끝나고 팀을 떠난 루니는 2022/23 미국 MLS(메이저리그사커)의 DC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첫 시즌 리그 꼴찌를 기록했다. 이후 2023년 새 시즌 들어 팀을 시즌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키는 등 가능성을 보여주나 싶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은 최종 실패로 끝나고 결국 지난 7일 보드진과의 불화로 인해 지휘봉을 내려놨다.

DC유나이티드에서 물러난 루니한테 접근한 건 버밍엄이었다. 현재 승점 18(5승3무3패)로 리그 6위에 위치한 버밍엄은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위해 존 유스테스 감독을 경질하고 루니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많은 기대를 받으며 버밍엄 지휘봉을 잡은 루니는 감독 부임 첫 날부터 황당한 순간을 맞이했다. '더선'에 따르면, 루니가 감독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오전 7시에 훈련장을 방문하자 경비원이 "당신은 누굽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루니는 "잠을 잘 못 잤지만 감독으로서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그게 감독 역할의 일부이고, 내가 항상 해왔던 일이다. 일찍 들어가서 준비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너무 일찍 도착한 탓인지 경비원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루니는 "내 생각엔 그는 내가 누구인지 몰랐던 거 같다"라고 답했다.

이를 접한 일부 축구 팬들은 경비원의 반응을 이해했다. 루니는 현역에서 은퇴한 후 몸이 크게 불었을 뿐만 아니라 수염도 덥수룩하게 기르면서 선수 시절 때 모습과 크게 달라졌다.

 



버밍엄을 지휘하게 된 루니는 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흥미로운 시기에 버밍엄에 합류하게 돼 정말 기쁘다. 그들은 계획을 가지고 클럽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라며 "우리는 기대하고 있는 게 완전히 일치한다. 난 이 기회를 대비해 어려운 환경에서 경력을 싸핬다. 이는 내게 목적 의식을 주고 빨리 시작하고 싶은 프로젝트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단엔 흥미진진한 젊은 선수들이 있고, 경험 많은 전문가들과 함께 아직 1군에 올라오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라며 "난 하고 싶은 플레이 방식이 뚜렷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거다. 우린 버밍엄 팬들을 일어서게 만드는 정신으로 승리하는 문화를 만들 거다"라고 약속했다.

또 "과거 내가 버밍엄 원정을 왔을 때, 팬들은 항상 팀을 위해 큰 소리를 지르며 열정적이었다. 원정 경기로서 정말 어려운 곳이었는데, 이제 팬들이 우리 뒤에 있다는 게 어떤 건지 경험하게 됐다"라며 "내 임무는 클럽을 다음 단계를 끌어올리는 것이며 빨리 시작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루니는 버밍엄 감독으로 선임된 후 옛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과거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전 아스널, 첼시 풀백 애슐리 콜(현 잉글랜드 U-21 대표팀 어시스던트 코치)과 맨유 시절 동료였던 존 오셰이(현 아일랜드 대표팀 어시스던트 코치)는 루니를 돕기 위해 버밍엄 코칭스태프 자리를 받아들였다. 두 코치는 현재 대표팀에서 맡고 있는 직위를 유지하면서 겸직을 하게 됐다.





DC유나이티드 시절부터 함께했던 칼 로빈슨과 피트 셔틀워스 코치도 루니의 부름을 받아 버밍엄에 합류하면서 루니와 함께 버밍엄을 이끌 준비를 시작했다.

한편, 버밍엄이 루니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키면서 루니는 압박감 속에서 팀을 지휘하게 됐다. 버밍엄은 존 유스테스 감독 아래서 다음 시즌 1부 승격권인 6위를 달리는 등 괜찮은 행보를 펼쳐왔지만, 구단은 유스테스 감독을 경질하고 루니를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앞서 영국 언론 '미러'는 "존 유스터스가 지난 여름 버밍엄에 부임한 이후 좋은 행보를 보이며 리그 6위에 올려놨다. 그러나 버밍엄의 새 구단주 '나이트헤드 캐피털'은 루니의 광팬"이라고 전하며 "구단에 스타 선수 출신 감독을 영입하는 것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루니같은 잉글랜드 축구의 상징을 사령탑으로 삼는 것이 버밍엄의 목표여서 멀쩡한 감독을 잘랐다는 얘기다.


사진=PA Wire,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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