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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투혼' 황희찬, 구단 새 역사 썼다!…"홈 5G 연속골 최초의 울버햄프턴 선수"

기사입력 2023.10.10 08:00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공격수 황희찬이 홈팬들 앞에서 연이어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울버햄프턴은 지난 9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맞대결에서 황희찬이 선제골을 터트렸으나 곧바로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선발로 출격한 황희찬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8분 이날 경기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홈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이번 시즌 황희찬과 함께 측면에서 펄펄 날며 9월 울버햄프턴 팬 선정 '최우수 선수'에 뽑힌 포르투갈 윙어 페드루 네투가 빌라 수비수 파우 토레스를 제치며 오른쪽 측면에서 과감하고 빠른 돌파를 시도한 뒤 크로스를 올렸고, 이때 황희찬이 쇄도하면서 왼발로 밀어 넣었다.

득점에 성공한 황희찬은 곧바로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로 자신의 선제골을 자축했다. 이번 시즌 6호골이자 프리미어리그로 한정하면 5호골이다. 





골을 터트린 후 황희찬은 세리머니를 하기 전에 코피를 막기 위해 코 속에 집어넣었던 솜을 집어던졌다. 후반 2분 빌라 미드필더 더글라스 루이스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 당한 황희찬은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는데, 의료진이 투입돼 확인한 결과 코피가 난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진은 코피를 지혈하기 위해 황희찬 코 속에 솜을 넣었다. 호흡이 어려워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기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황희찬은 번뜩이는 득점 감각으로 오히려 골 넣고 몰리뉴 경기장 분위기를 띄웠다.

다만 울버햄프턴은 황희찬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불과 2분 뒤 토레스에 동점포를 내주면서 결국 1-1로 비기고 말았다. 황희찬은 이날 후반 41분 파비우 실바와 교체 아웃되면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가장 많은 86분을 뛰었다.

울버햄프턴은 무승부에 따라 2승 2무 4패(승점 8)을 기록하며 중하위권인 14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도 애스턴 빌라전을 포함해 최근 3경기에선 1승 2무를 기록하며 3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게 됐다. 





울버햄프턴은 개막하고 첫 5경기에서 1승 4패에 그치는 극도의 부진을 드러냈으나 6라운드 루턴 타운과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겨 승점을 모처럼 쌓더니 지난 1일 지난 시즌 '유러피언 트레블'을 일궈낸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 황희찬의 결승포에 힘입어 2-1로 이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애스턴 빌라를 홈으로 불러들여 한 골씩 주고받으며 비겼다.

반면 지난 시즌 7위를 차지하며 토트넘을 제치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진출 티켓을 거머쥔 애스턴 빌라는 이번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하며 5승 1무 2패(승점 16)가 됐다. 순위는 5위다.

경기가 끝나고 황희찬은 다시 한번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이자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맨시티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한 황희찬은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도 골맛을 보면서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했다.

황희찬 활약 속에 울버햄프턴은 10월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가기 전에 치른 홈 2경기에서 1승1무를 거두며 승정 쌓기에 성공했다. 특히 패배 가능성이 높았던 맨시티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긴 건 매우 고무적이다.





홈팬들 앞에서 또 득점에 성공하자 축구 통계매체 '옵타(Opta)'는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옵타'는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5경기 연속으로 득점에 관여한 최초의 울버햄프턴 선수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시작은 지난 시즌 리그 37라운드 에버턴전이었다. 당시 울버햄프턴은 황희찬의 선제골로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후반 추가시간에 극장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아쉽게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전반 33분 울버햄프턴이 역습 기회를 맞이한 가운데 '근육질 윙어' 아다마 트라오레(풀럼)가 엄청난 스피드로 에버턴 페널티 박스 앞까지 드리블 돌파에 성공했다. 돌파에 성공한 트라오레는 슈팅까지 날렸지만 조던 픽포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때 세컨볼이 트라오레와 함께 역습에 가담한 황희찬 앞에 떨어지는 행운이 따랐다.

황희찬은 자신 앞에 공이 오자 지체 없이 슈팅을 날렸고, 황희찬의 슈팅은 에버턴 골망을 흔들면서 자신의 2022/23시즌 리그 3호골을 달성함과 동시에 울버햄프턴에게 귀중한 선제 득점을 안겨다 줬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던 황희찬은 새 시즌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지난 8월 리그 2라운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 때 울버햄프턴이 4실점하면서 무너졌을 때, 후반 10분 교체로 들어온 황희찬은 투입된 지 6분 만에 헤더 만회골을 터트리며 팀의 자존심을 챙겼다.

이후 햄스트링 부상을 입으면서 팬들의 우려를 샀지만 경미한 부상으로 끝나 금방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복귀하자마자 황희찬은 지난달 16일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과의 5라운드에서 네투의 크로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트리며 홈 3경기 연속골에 성공했으나, 팀이 후반전에 3골을 허용하면서 1-3 역전패를 당해 빛이 바랬다.

이후 지난 1일 리그 7라운드 맨시티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황희찬은 다음 경기인 빌라와의 홈 경기에서도 골맛을 보면서 울버햄프턴 구단 역사상 최초로 홈 5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구단의 새 역사를 썼음에도 황희찬은 빌라전에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경기 후 프리미어리그 프로덕션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쉽게 홈에서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양 팀 모두 잘 싸웠다. 매우 힘들었지만, 동시에 매우 중요한 승점을 얻었다"라며 "우리 팀은 매 순간 다음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 A매치 기간을 가진 뒤 휴식을 취하고 돌아올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 선취골로 프리미어리그 8경기에 출전해 5골을 기록, 엘링 홀란(맨시티·8골)과 손흥민, 알렉산더 이사크(뉴캐슬·이상 6골)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공동 4위에 올랐다. 웨스트햄 공격수 재로드 보웬, 이집트가 낳은 세계적인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5골로 4위권을 유지했다. 리그컵까지 합치면 이번 시즌 9경기 6골이다.

특히 황희찬의 경우 이번 시는 90분 풀타임이 한 번도 없어 출전시간 대비 골 생산에선 상위권 선수들 중 최고 수준이다.

황희찬은 맨유와 개막전 후반 교체로 들어가 28분, 브라이턴과 2라운드 경기에서 역시 교체로 투입돼 36분 출전을 기록했다. 그러다가 브라이턴전 골을 계기로 선발을 조금씩 꿰찼는데 이날 애스턴 빌라전까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출전 시간이 415분에 불과하다. 83분에 한 골씩 뽑아낸다는 의미로, 경기당 한 골을 넘어선 것이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5골은 축구종가 데뷔 시즌인 2021/22시즌 기록했던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최다골(5골)과 벌써 동률이다.

세계적인 명장들이 그를 떠올리며 극찬하고 나선 점은 그의 이번 시즌 활약이 얼마나 인상적인가를 잘 설명한다.





우선 리버풀을 이끄는 독일 국적 세계적인 명장 위르겐 클롭 감독이 지난달 16일 맞대결 앞두고 황희찬은 극찬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교체로 더 많이 출전하던 황희찬을 떠올리고는 "황(희찬)이나 칼라이지치 같은 좋은 선수들은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위협적이다"고 칭찬했다.

유러피언 트레블을 두 번이나 해낸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달 29일 울버햄프턴 원정을 앞두고 "울버햄프턴에는 퀄리티가 좋은 선수들이 많다. 페드루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그 한국인 선수는 정말 훌륭하다"고 전해 화제를 끌었다. 황희찬 이름을 몰라 "그 한국인 선수(The Korean guy)"라고 칭한 사건은 황희찬을 반사적으로 영국에서 꽤 유명한 선수로 이끌고 있다. 울버햄프턴은 황희찬의 '코리안 가이' 셔츠까지 출시한 상황이다.

물론 황희찬이 맨시티전 결승포를 터트린 뒤엔 과르디올라 감독도 "황"이라고 발음해 그의 골을 기억했다.

황희찬은 애스턴 빌라전 6호골(리그컵 포함) 및 3경기 연속골을 기분 좋게 성공시키고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13일 튀니지전을 준비한다.


사진=PA Wire, EPA,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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