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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진 銀'에도 미소 없었다…남자 양궁 컴파운드 "세계 최강 부담감 컸다, 은메달 죄송" [AG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3.10.05 21:32 / 기사수정 2023.10.05 21:33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값진 은메달이었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무거웠다. 컴파운드 단체전에서 아쉽게 금메달은 놓친 남자 양궁 대표팀이 '세계 최강' 리커브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주재훈(한국수력원자력), 양재원(상무), 김종호(현대제철)는 5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푸양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양궁 컴파운드 단체전 결승서 인도의 프라빈 데오탈레-아비셰크 베르마-사마드한 자카르에 230-235로 패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2회 연속 컴파운드 단체전 금메달에 도전했던 대표팀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올림픽에서 리커브만 양궁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것과 달리 아시안게임에선 지난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컴파운드 종목도 치러지고 있다.

리커브는 도움 없이 근육 힘으로만 쏘는 활을 가리키며, 컴파운드는 기계의 도움을 받는 활을 말한다. 컴파운드는 50m, 리커브는 70m 거리에서 선수가 활을 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표적지 지름도 달라 리커브가 122cm, 컴파운드가 80cm다. 10점 구역은 각각 12.2cm, 8cm다. '완벽한 10점'을 의미하는 엑스텐(x10) 구역은 각각 6.1cm, 4cm다.

점수 산정 방식도 달라 리커브는 세트제를 실시하지만 컴파운드는 총점제를 채택하고 있다.

컴파운드 단체전은 3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차례대로 2발씩 쏴 총 6발을 쏜다. 4엔드까지 진행되며 만점은 240점이다. 4엔드까지 획득한 총 점수가 높은 팀이 승리한다.



한국 양궁은 전통 종목 리커브에서 '세계 최강' 지위를 굳혀왔다. 후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컴파운드 선수들은 리커브 선수들 만큼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컴파운드 남자 단체전에 나선 선수들은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에도 불구하고 미소를 보이지 않았다. 메달 시상식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으로 빠져나와 취재진 앞에 선 선수들의 표정에서는 아쉬움과 착잡함이 묻어나왔다. 인터뷰 내내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김종호는 "응원해주신 국민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금메달을 따려고 항저우에 온 건데 열심히 응원해 주셨음에도 은메달을 보여드려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한국에 돌아가 부족한 부분들을 잘 채워서, 더 열심히 준비해서 또 한 번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리커브 선수들이 세계 최강이라는 건 전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고, 전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이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히 많다"고 털어놨다. 김종호는 "이번 시합 때 한국 컴파운드도 할 수 있다는 걸 멋지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걸 보여드리지 못해 마음이 굉장히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회 중 컨디션 난조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종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양재원 선수와 내가 몸이 좀 좋지 않았다. 둘 다 코로나19 양성도 나왔고, 허리 디스크인지 정확하게 모르는데 그것 때문에 지금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상태였다"면서 "그래도 정말 이거(단체전) 하나만 보고서 일주일 동안 진통제 먹고 준비했다. 근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아쉽다"고 말했다.




결승 상대였던 인도는 컴파운드 최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종호는 "우리가 세계 시합이나 이런 대회 나가서 솔직히 못하고 그러진 않는다"면서도 "올해 특히 유독 인도에서 갑자기 월등한 기량을 보이면서 상승세가 쭉 이어져 나가고 있다. 만약 작년에 아시안게임을 했다면 지금 이 멤버들이 아니었을 거다. 올해 세대 교체가 되면서 멤버들이 교체되고 세계선수권대회라든지 월드컵에서 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아시안게임 때는 잘 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다시 한 번 사과한 김종호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시합에서 더 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점점 성장하는 컴파운드 선수들이 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달라진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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