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4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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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5연패 SK, 진짜 고민은 '포수'

기사입력 2011.07.03 10:02 / 기사수정 2011.07.03 10:02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3위로 추락한 SK에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정답은 '포수'다. 그것도 그냥 포수가 아니다. SK의 강점을 살려줄 수 있는 포수다. SK 김성근 감독은 작년 아킬레스건 수술 후 재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백전노장 박경완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정황상 당분간 1군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다 2번 포수 정상호마저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있는데다 최근 샤워 도중 오른쪽 엄지발톱에 부상을 입어 정상적인 경기 출장이 어려운 상태다.

이렇게 되면서 SK는 최근 최경철과 김정훈으로 1군 포수를 운영하고 있다. 최동수를 포수로 활용하려던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고 최정의 깜짝 포수 기용도 더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32살의 최경철은 1군 경력이 154경기뿐인데다 김 감독 부임 이후 이날 14경기째 출장이었다. 2년차 김정훈은 프로 통산 기록이 2타수 1안타 1타점이다. 통산 2027경기에 나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박경완에 비할 바가 못 되는 것이다.

▲ 순간적인 볼배합 차이

야구는 결과론이다. 게다가 복잡하고 미묘한 매커니즘의 야구는 따지고 보면 어느 한 선수가 승패에 100% 영향을 미치는 경기는 아니다. 그래도 승부처에서의 아쉬운 장면은 기억 남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지난 1일 목동 넥센전 4회말 무사 1루 상황서 알드리지의 삼진과 함께 도루에 성공한 유한준은 사실 스타트가 늦었지만 김정훈의 송구가 더 느리게 2루로 향하는 바람에 세이프 선언을 받을 수 있었다.

결국, 마운드서 흔들린 고효준은 조중근에게 볼넷을 내줬고 강정호에게 1타점 2루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이후에도 넥센 타자들이 타석에 바짝 붙어 대놓고 바깥쪽 코스를 노렸는데, SK 투수들이 모조리 바깥쪽 높은 코스의 볼을 던지다 안타와 적시타를 연이어 맞았다. 2일 경기서도 2회말 2사 1루 상황서 허도환이 극단적인 밀어치기로 파울만 연속 4개를 우익수 방면으로 날렸음에도 바깥쪽 승부를 고집하다 우측 방면 적시타를 맞았다. 8회 2사 1,3루 상황서도 최근 타격감이 좋은 강정호와 무리한 정면승부를 하다가 쐐기 적시타를 내주고 말았다. 포수의 볼배합은 정답이 없지만 한번쯤 결과적으로 백전노장 박경완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는 대목이었다.



▲ SK에 더 중요한 포수

SK는 위기 상황일수록 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선발진이 무너진 SK는 불펜 투수를 잘게 잘게 썰어 승부를 하는데, 대부분 왼손 투수가 줄줄이 등판한다. 타자가 이들에게 익숙해지는 걸 막기 위해서는 그만큼 투수의 특성에 맞는 볼배합 유도가 중요하다. 정우람이나 작은 이승호처럼 제구력이 좋은 투수와 전병두, 고효준처럼 거칠면서도 타자를 윽박지를 줄 아는 파워 피칭을 하는 투수는 같은 왼손 투수이지만, 특성은 다르다. 그들의 위력을 극대화하고, 타자들에게 혼돈을 줄 수 있는 볼배합을 할 수 있는 포수가 필요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1군 경력이 일천하고 호흡 빈도가 낮은 최경철, 김정훈에게 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일단 박경완만큼은 아니지만 김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1군서 많은 경험을 쌓아온, 어느 정도 검증된 포수 정상호의 경기 복귀 시점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정상호만 정상적으로 돌아와도 SK는 더욱 안정된 경기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크고, 그 자체가 하락세의 SK에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박경완도 결국 순위 싸움 승부처라고 김 감독이 판단할 때는 1군 투입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된다면 SK는 포수 포지션의 강점을 잘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 SK도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주전 포수 노령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정상호 백업 포수의 육성이 절실하다. 당장 올 시즌 위기는 박경완의 극적인 컴백으로 만회할 수 있지만 어차피 정상호의 몸 상태도 100%가 아니라면 장기적으로는 더욱 수준 있는 포수의 육성이 절실하다.

김 감독은 부임 이후 다른 포지션만큼은 철저한 경쟁구도를 통해 SK를 강자의 길로 인도했지만, 아직도 포수 포지션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박경완에 대한 의존도만 더욱 키워왔다. 김 감독은 그간 비시즌 때마다 외국인 인스트럭터 초빙 등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애를 썼지만, 정상호의 성장 외에는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어쩌면 그게 지금 SK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SK의 포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사진=SK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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