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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3이닝 2실점 부진+강판…'2연속 PS 진출' 토론토에서의 가을야구 운명은?

기사입력 2023.10.01 12:52 / 기사수정 2023.10.01 12:52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3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떠났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7피안타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부상 이후 최소 이닝을 소화했다. 강습타구에 무릎을 맞았던 8월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4이닝)보다도 이닝이 적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31에서 3.46으로 상승했다.

전날 탬파베이에 11-4 완승을 거둔 토론토는 89승71패(0.556)를 마크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추가한다면 2일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와일드카드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고, 와일드카드 2위로 시즌을 마무리한다면 탬파베이와 3판2선승제로 와일드카드를 치르게 된다. 그만큼 류현진뿐만 아니라 팀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다.



토론토는 웬만하면 탬파베이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3연전에서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 카드를 꺼내들고 싶지 않았다. 와일드카드에서 기선제압을 하기 위해서는 시즌 최종전까지 가우스먼을 기용하지 않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자칫 2일 시즌 최종전에서 가우스먼을 기용할 뻔했던 토론토는 이날 5-7 패배 이후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4위 시애틀 매리너스의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 토론토의 계산대로 시애틀은 텍사스 레인저스에 1-6으로 패배했다. 선발투수 루이스 카스티요가 2⅔이닝 4실점으로 부진한 것이 뼈아팠다.

자연스럽게 와일드카드 2위 토론토는 2일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고, 그제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와일드카드 2위가 된다면 와일드카드 1위 탬파베이와 맞붙고, 3위가 된다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 팀인 미네소타 트윈스와 격돌한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똑같이 89승72패(0.553)가 된 만큼 최종전 결과 이후 토론토의 와일드카드 상대팀이 결정될 예정이다.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기 위해 선발 중책을 맡은 류현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코칭스태프의 고민도 더 깊어졌다. 경기 초반부터 흐름이 꼬인 게 문제였다. 류현진은 1회초 첫 타자 주니어 카미네로를 공 2개 만에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지만, 후속타자 랜디 아로자레나에게 2루타를 맞았다. 이날 그가 헌납한 첫 안타이자 첫 장타였다.

득점권 위기를 맞이한 류현진은 1사 2루에서 헤롤드 라미레즈의 좌전 안타로 주자 한 명을 더 보냈다. 1사 1·3루에서 아이작 파레데스에 2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허용, 3루주자 아로자레나의 득점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은 이어진 1사 1·2루에서 추가 실점 없이 자신의 역할을 다했고, 2회초 역시 선두타자 출루 허용 이후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스스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안정감을 찾은 듯했던 류현진은 3회초에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3회초 1사에서 라미레즈와 파레데스의 연속 안타로 득점권 위기를 만들었다. 햇빛 때문에 타구 판단이 어려웠던 우익수 비지오가 커티스 미드의 직선타구를 점프 캐치로 낚아챘지만, 2사 1·2루에서 로우의 1타점 2루타로 류현진의 실점이 1점 더 늘었다. 류현진은 마고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실점을 최소화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4회초를 앞두고 류현진이 마운드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토론토 벤치가 투수교체 타이밍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3회초부터 몸을 풀던 트레버 리차드가 구원 등판했고, 자연스럽게 류현진은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투구수가 52개에 불과했다. 토론토로선 길게 끌고 간다면 5회 또는 6회까지 류현진에게 이닝을 맡길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렸다. 이미 경기 초반 탬파베이의 공략에 고전했고, 더 이상 실점이 불어나는 걸 원치 않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팀은 5-7로 패배했다. 류현진의 뒤를 이은 두 번째 투수 리차드가 실점을 기록했다. 탬파베이의 '불펜데이'에 맞서 토론토도 기용할 수 있는 불펜투수를 모두 꺼내들었지만, 벤치의 결정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3이닝 소화 이후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준 류현진의 투구에 대한 현지 매체의 반응은 엇갈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토론토 담당 기자인 키건 매티슨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류현진의 하루는 3이닝 만에 끝났다"라며 "수술 이후 복귀해 5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46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잘했다"고 류현진의 투구를 평가했다.

반면 캐나다 현지 매체 '스포츠넷'의 벤 니콜슨-스미스는 "류현진은 매우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3이닝 동안 피안타 7개를 허용했다. 토론토의 불펜에는 활용 가능한 투수가 최소 7명이 있다"라며 "토론토 입장에서는 류현진을 더 이상 밀어붙이지 않고 불펜을 가동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존 슈나이더 감독의 결정을 옹호했다.



9월 내내 승리가 없었던 류현진은 끝내 시즌 3승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최종 성적은 11경기 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이다.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빅리그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은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린 뒤 8월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류현진의 8월 성적은 5경기 24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 이닝은 그리 많지 않았으나 매 경기 5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팀에 큰 보탬이 됐다.

류현진은 지난달에도 그 흐름을 계속 이어가면서 9월 중순까지 위력적인 공을 보여줬다. 9월 13일 텍사스와의 맞대결에서는 복귀 이후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부상 이후 줄곧 5이닝을 던지고 교체됐던 류현진은 이날 경기로 긴 이닝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

그러나 류현진은 8월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피홈런 허용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데 이어 직전 등판이었던 24일 탬파베이와의 원정경기에서는 4⅓이닝 7피안타(3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2.62였던 평균자책점은 3.31까지 치솟았다. 9월 초와 비교하면 흐름이 부진했던 게 사실이다.



류현진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토론토는 가장 중요했던 30일 탬파베이와의 3연전 첫 경기 선발로 류현진이 아닌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를 내세웠다. 건강 문제 등이 아니라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서 선발 등판이 하루 밀린 건 류현진 입장에서 그리 반가운 소식이 아니었다.

우여곡절 끝에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긴 했지만,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지는 미지수다. 정규시즌과 달리 단기전에서는 3명 또는 4명의 선발로도 경기를 운영하는 게 가능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류현진이 선발진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이 관측되는 이유다.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팀이 그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슈나이더 감독의 결정에 달려있다. 어쩌면 아예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또 한 가지 주목해봐야 할 것은, 시즌 이후 류현진의 행보다. 그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다. KBO리그 복귀보다 미국 무대 잔류에 대한 의지가 강한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는 류현진의 이적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들려오는 중이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선택은 오롯이 본인의 몫이다.



경기 후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과 계약한 것은 팀의 분위기를 바꾸는 첫 단추였다"라며 "그는 2020년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었다. 이렇게 능력을 갖춘 선수가 팀에 있음으로서 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었다"고 4년간 팀을 위해 노력한 류현진의 공헌도에 박수를 보냈다.

정규시즌 최종전을 기대 이하로 마무리하게 된 류현진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직 변경을) 선수가 거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위치나 상황에 따라서 던져야 한다면 당연히 선수가 받아들여야 하고, 그것에 맞게 잘 해낼 수 있게끔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시즌 이후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고 덤덤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사진=AP, USA투데이스포츠,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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