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5 17:26
스포츠

황선우 100m 예선 대만족 "컨디션 좋고 기록 괜찮다! 판잔러는 착한 동생" [항저우 AG]

기사입력 2023.09.24 12:58 / 기사수정 2023.09.24 13:12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수영의 간판 황선우(20)가 자신의 아시안게임 무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3관왕'을 향한 순조로운 첫발을 뗐다. 부종목 자유형 100m에서 라이벌 판잔러보다 앞서며 이날 저녁 열리는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황선우는 2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aquastic sports arena)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예선 6조에 출전, 48초54의 기록으로 터치 패드를 찍고 조 1위, 전체 2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남자 자유형 100m 예선 1위는 이날 출전한 전체 44명 중 4조에서 헤엄친 중국의 다크호스 왕하오위(48초13)에게 돌아갔다. 비록 예선이기는 하지만 번뜩이는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결승에서 황선우가 주시해야 할 경쟁자가 또 한 명 늘어났다.



판잔러는 일본의 강자 마쓰모토 가쓰히로와 나란히 48초66으로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디베크 무신(카자흐스탄·49초18), 조나탄 유진 탄(49초12), 콰정원(이상 싱가포르·49초28)도 자유형 100m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예선 상위 8명은 같은 날 저녁 9시26분 열리는 결승전에서 메달을 놓고 다툰다.

황선우와 함께 6조에서 물살을 가른 이호준은 49초24로 6조 3위, 전체 7위에 오르며 역시 결승행에 성공했다.

황선우는 이날 5번 레인에서 자유형 100m 예선 레이스를 펼쳤다. 대표팀 동료 이호준이 3번 레인, 중국의 에이스이자 황선우의 라이벌 판잔러가 4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예선부터 유력한 금메달 후보 세 명이 나란히 경쟁하는 흥미로운 구도가 형성됐다.

황선우는 첫 50m를 23초 48로 돌파했다. 2년 전 도쿄올림픽 자유형 100m 결승에서 23초12를 찍었던 자신의 베스트 기록은 물론 지난 7월 일본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준결승의 23초29보다 기록이 다소 더디게 나왔다.



그러나 예선이어서 무난한 페이스로 볼 수 있다. 75m 이후 황선우가 속도를 줄이면서 판잔러에 따라잡히는 듯 했으나 결국 승자는 황선우였다.

황선우의 자유형 100m 개인 최고 기록은 2021년 7월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나왔다. 이 종목 준결승에서 47초56으로 당시 아시아신기록, 현재 한국신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이날 예선 레이스는 2년 전 도쿄 올림픽 때와 비교하면 1초 가까이 격차가 있었지만 예선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최대한 체력을 비축하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향해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 황선우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예선에서는 결승 진출과 체력 안배에 중점을 뒀다.

황선우는 100m 예선 종료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컨디션도 그렇고 기록도 예선치고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만족한다"며 "48초 중반대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대로 괜찮은 기록이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 라이벌 판잔러와 나란히 레이스를 펼친 부분에 대해서는 "판잔러는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선수이기도 하고 나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기는 하지만 굉장히 착한 동생이다. 편안하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은 소감도 전했다. 크게 긴장하지 않고 쾌적한 경기장 분위기,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 등 모든 게 만족스러웠다는 입장이다.

황선우는 2021년 도쿄 올림픽을 시작으로 2022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2023 후카이도 세계선수권 등 굵직한 메이저 대회를 모두 경험했지만 아시안게임은 이번 항저우 대회가 첫 출전이다.

황선우는 "처음 아시안게임에 나왔는데 경기장 시설도 굉장히 좋고 훈련 환경도 괜찮다. 숙소(아시안게임 선수촌) 시설도 굉장히 좋아서 항저우에서 생활하는 건 잘 지내고 있다"며 "자유형 100m 예선 경기 시작 직전엔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다른 대회와 똑같은 기분으로 뛰어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결승전까지 8시간에서 9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있는데 일단 쿨다운(Cool Down)을 잘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점심 잘 먹고 잘 쉬다가 오후에 몸 잘 풀고 밤에 게임에 나서려고 한다. 저를 응원해 주시는 팬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앞으로 나가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황선우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200m, 100m와 단체전 계영 800m까지 총 3개의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 종목 자유형 200m의 경우 최근 2년간 기록을 놓고 볼 때 아시아권에서는 적수 자체가 없다. 부상이나 급격한 컨디션 저하 등 악재만 없다면 무난히 우승이 유력하다. 단체전인 800m 계영도 이호준, 김우민, 양재훈 등 다른 선수들의 기록이 좋아 힘을 합치면 중국, 일본을 누르고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자유형 100m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황선우는 2021년 도쿄올림픽 준결승에서 47초56의 기록으로 당시 아시아 신기록 및 현재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고 아시아 선수로는 65년 만에 이 종목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이후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8초08로 11위에 머무르며 결승 진출이 불발됐다. 올해 도쿄 세계선수권에서도 자유형 200m 동메달로 한국 수영 최초 2회 연속 세계선수권 입상의 새 역사를 썼지만 자유형 100m는 준결승에서 48초08로 9위에 그쳐 8위까지 주어지는 결승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황선우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을 위해서는 자유형 100m가 관건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을 마친 뒤 자유형 100m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성과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레이스부터 나타났다. 이번 대회 앞두고 자신의 자유형 100m 기록 경신이라는 소박한 목표를 내세워 이를 통한 금메달에 도전하는 상황인데 예선 레이스만 보면 이날 저녁 충분히 '금빛 물살'을 기대해도 좋은 모습이었다. 



황선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100m와 200m, 단체전 계영 800m 등 세 종목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소속팀 강원도청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중장거리의 간판 김우민도 자유형 400m와 800m, 1500m, 단체전 800m 계영 금메달을 목표로 항저우 땅을 밟았다.

한국은 황선우, 김우민을 비롯한 '황금세대'를 앞세워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최소 4개의 금메달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급성장한 선수들의 기량을 놓고 보면 이번 대회에서 한국 수영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인 6개도 꿈이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이 중 객관적인 분석에서 우승 난이도가 가장 높은 게 황선우의 자유형 100m 금메달이다. 이 종목 아시아 기록(47초22)을 가진 판잔러에 신예 왕하오위까지 결승전 레이스에 가세하면서 황선우는 금메달을 향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황선우는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괴력의 힘을 발휘해 이 종목에서 우승했던 마린보이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00m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이 수영 경영 단거리 종목의 꽃으로 불리는 남자 자유형 100m에서 거둔 첫 금메달이었다.




이후 지난 2014 인천 대회에선 한 때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던 중국의 강자 닝쩌타오가 금메달을 따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일본 시오우라 신리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한국과 중국, 일본 선수들이 최근 3개 대회 남자 자유형 100m 금메달을 한 번씩 나눠가진 가운데,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됐다. 한국은 황선우, 이호준이 결승에서 각각 5번 레인과 1번 레인을 통해 헤엄친다.

중국은 왕하오위와 판잔러가 황선우와 금메달을 다투기 위해 협공할 전망이다. 일본 자유형의 자존심 마쓰시다도 예선에서 준수한 기록을 냈기 때문에 빼놓을 수 없는 우승 후보가 됐다.

도쿄 올림픽 이 종목에서 절치부심하고 있는 황선우의 레이스가 더욱 주목받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