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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1개 남기고 강판' 류현진, 보스턴전 4⅔이닝 무실점…4승 또 무산+토론토는 3연전 스윕

기사입력 2023.09.18 06:31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3경기째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9월 네 번째 등판에서도 시즌 4승 도전에 실패했다.

토론토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토론토는 83승67패가 되면서 가을야구를 향해 순항을 이어갔다. 반면 시리즈 내내 토론토에 고전을 면치 못한 보스턴은 4연패 수렁에 빠졌다. 보스턴의 시즌 성적은 74승76패.

팀은 웃었지만 선발 중책을 맡은 류현진은 아쉬움을 삼켰다. 4⅔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부상 복귀 이후 5이닝 이상 던지지 못한 건 지난달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4이닝)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4승 도전을 또 다음 기회로 미룬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2.93에서 2.62로 낮춘 것에 만족해야 했다.



▲희망의 불씨 살린 토론토, 류현진 앞세워 시리즈 스윕 정조준

토론토는 지난 12~15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4연전에서 모두 패배하면서 4연패 수렁에 빠졌고, 토론토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순위는 4위까지 추락했다. 3위 안에 들어야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토론토 입장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주말 들어 또 한 번 상황이 급변했다. 토론토는 16일 보스턴과의 시리즈 첫 경기에서 3-0 영봉승으로 연패를 끊었고, 이튿날에는 연장 13회 접전 끝에 4-3으로 짜릿한 승리를 맛보면서 2연승을 달렸다. 공교롭게도 텍사스는 같은 기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게 발목이 잡혔다. 두 팀과 경쟁 중인 시애틀 매리너스도 최근 2연패로 주춤했다.

18일 경기 전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와 3위는 각각 텍사스(82승66패)와 토론토(82승67패)로, 4위로 내려앉은 시애틀(81승67패)까지 세 팀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중이다. 매 경기가 중요해진 만큼 토론토로선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승수를 쌓아야 한다. 일단 18일 보스턴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잡는 게 중요했다.



9월 3경기째 무승, 분위기 반전 노렸던 류현진

팀 못지않게 류현진 개인도 승리가 간절했다. 지난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1년 2개월 만의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고, 이후 선발투수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하며 승승장구했다. 자신감 상승과 함께 안정적인 커맨드를 선보였고, 8월 한 달간 5경기 24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나타냈다. 공이 빠르진 않아도 체인지업과 커브 등 변화구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려고 했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류현진의 복귀 여부에 회의적이었던 현지 매체들은 그의 호투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 역시 류현진이 선발로 등판할 때마다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달 들어서 흐름이 나빴던 건 아니다. 지난 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으나 5이닝을 끌고 간 것에 위안을 삼았다. 특히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도 호투를 펼쳤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충전할 수 있었다.

다만 류현진은 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실점으로 선전하고도 타선의 침묵으로 패전을 면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1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서는 시즌 첫 6이닝 투구와 함께 퀄리티스타트까지 달성하며 이닝 소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도 타선의 득점 지원이 따르지 않았고, 팀의 3-6 패배와 함께 류현진은 시즌 3패째를 떠안아야 했다. 2경기 연속 패전은 복귀 이후 처음이었다. 류현진이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로 만족할 수 없었던 이유다.



▲양 팀 선발 라인업

-보스턴: 세단 라파엘라(중견수)-롭 레프스나이더(좌익수)-저스틴 터너(지명타자)-라파엘 데버스(3루수)-애덤 듀발(우익수)-파블로 레예스(2루수)-트레버 스토리(유격수)-바비 달벡(1루수)-리즈 맥과이어(포수), 선발투수 닉 피베타

-토론토: 조지 스프링어(지명타자)-보 비셋(유격수)-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1루수)-데이비스 슈나이더(2루수)-캐반 비지오(우익수)-맷 채프먼(3루수)-케빈 키어마이어(중견수)-달튼 바쇼(좌익수)-타일러 하이네만(포수)

보스턴의 경우 라파엘라가 리드오프 중책을 맡았고, 전날 2번에 배치된 데버스가 4번으로 이동해 터너-듀발과 함께 중심타선을 구축했다. 또 외야수 알렉스 버두고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고, 요시다 마사타카 역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토론토는 전날 끝내기의 주인공인 위트 메리필드가 라인업에서 빠졌고, 비지오가 선발로 출전했다. 주전 포수 대니 잰슨의 부상 이후 알레한드로 커크와 함께 토론토의 안방을 지키고 있는 하이네만은 3경기 연속으로 류현진과 호흡을 맞췄다.



야수들의 도움 덕분에 기분 좋게 출발한 류현진

경기 시작과 함께 위기를 맞이할 뻔했던 류현진은 우익수 비지오의 수비로 한숨을 돌렸다. 비지오가 1회초 리드오프 라파엘라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낚아채면서 아웃카운트로 연결시켰다. 자신감을 끌어올린 류현진은 레프스나이더에게 첫 번째 탈삼진을 솎아냈고, '옛 동료' 터너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무리했다.

스프링어-비셋-게레로 주니어로 이어지는 타선이 1회말을 삼자범퇴로 마감한 가운데, 류현진은 2회초 선두타자 데버스를 안타로 내보냈다. 후속타자 듀발에게는 2루타를 맞았고, 무사 2·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이날 경기 류현진의 첫 번째 장타 허용이었다.

그러나 레예스의 유격수 땅볼 때 비셋의 정확한 송구로 3루주자 데버스가 홈에서 태그아웃됐다. 또 한 번 수비로 위기를 모면한 류현진은 1사 1·2루에서 스토리의 중견수 직선타에 이어 달벡의 우익수 뜬공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득점권 기회에서 선취점 뽑은 토론토, 또 위기 넘긴 류현진

야수들의 집중력과 류현진의 위기 관리 능력으로 2회초를 실점 없이 마무리한 토론토는 곧바로 선취점을 뽑았다. 2회말 선두타자 슈나이더의 땅볼 이후 비지오가 안타로 출루했고, 채프먼이 2루타로 1사 2·3루로 연결시켰다. 후속타자 키어마이어는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비지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2회초 아찔한 순간을 맞이했던 류현진은 3회초에도 위기에 직면했다. 선두타자 맥과이어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라파엘라의 2루타로 무사 2·3루가 됐다. 2회초와 상황이 똑같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위기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레프스나이더의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았고, 터너의 3루수 땅볼로 순식간에 2사 2·3루를 만들었다. 데버스의 볼넷으로 모든 베이스가 꽉 채워졌지만, 류현진은 듀발의 우익수 뜬공으로 3회초를 마쳤다. 맞자마자 뜬공임을 직감한 그는 왼팔을 번쩍 들며 기뻐했다. 로저스센터의 홈 팬들도 박수와 환호성으로 류현진을 격려했다.



잔루만 6개째, 류현진은 주자 있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토론토는 3회말 하이네만-스프링어-비셋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달아나지 못했고, 4회초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류현진이 선두타자 레예스를 1루수 뜬공으로 잡은 뒤 채프먼의 실책으로 스토리를 1루에 내보냈고, 달백의 안타 때 3루주자 스토리가 3루로 이동하면서 1사 1·3루가 됐다.

연이은 위기에 점수를 줄 법도 했지만, 이번에도 류현진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맥과이어가 친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향했고, 안정적으로 포구한 비셋은 2루수 슈나이더와 함께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완성했다. 출루가 곧 점수로 이어진 이전 경기들보다 비교적 운이 따르는 편이었다.



승리투수 요건 갖출 수 있었던 류현진, 아웃카운트 1개 남기고 교체

4이닝 동안 63구를 던진 류현진은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민첩하게 움직여 선두타자 라파엘라의 땅볼 타구를 포구하면서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레프스나이더의 내야안타 이후 터너에게 두 번째 탈삼진을 솎아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토론토가 류현진을 적어도 5회까지 끌고 갈 것으로 보였다.

류현진과 2사 1루에서 만난 데버스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슈나이더 감독이 곧바로 마운드를 향했다. 토론토 벤치가 투수교체를 결정했다는 의미다. 아웃카운트 1개만 채웠다면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지만, 슈나이더 감독은 단호했다. 결국 류현진은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토론토의 투수교체는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이미 가르시아가 2사 1·2루에서 구원 등판했고, 직구 위주의 승부를 통해서 듀발을 삼진 처리했다. 결국 토론토는 1점 차의 리드를 그대로 유지한 채 5회말로 넘어갈 수 있었다. 전날 경기가 13회까지 진행되면서 마운드 소모가 컸고, 불펜투수들이 도합 6이닝을 책임졌다. 그러나 매 경기 승리가 간절한 토론토로선 빠르게 투수교체 타이밍을 가져갔다.



바쇼의 홈런과 굳히기 돌입한 불펜, 9회초 데버스의 일격에 당했다

2회말 첫 득점 이후 2이닝 연속으로 무득점에 그친 토론토는 필요한 순간에 홈런이 터지면서 1점을 보탰다. 5회말 1사에서 타석에 선 바쇼가 8구 승부 끝에 한가운데로 몰리는 피베타의 커브를 그대로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17호 홈런을 터트렸다. 스코어는 2-0.

5회초 2사 1·2루부터 공을 던진 가르시아는 6회초에도 등판했다. 선두타자 레예스의 볼넷과 스토리의 안타로 분위기가 보스턴 쪽으로 넘어가는 듯했지만, 달벡의 삼진과 맥과이어의 땅볼로 2사 1·3루가 됐다. 아웃카운트 2개와 함께 부담을 덜어낸 가르시아는 라파엘라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하면서 보스턴의 추격을 저지했다.

7회초 구원 등판한 헤네시스 카브레라가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2사 1·2루를 만든 뒤 레예스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토론토는 채드 그린을 호출했다. 뛰어난 구위를 자랑한 그린은 스토리의 좌익수 뜬공으로 급한 불을 껐고, 8회초 아웃카운트 3개까지 깔끔하게 처리했다.



그린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워밍업을 마친 에릭 스완슨이 9회초 뒷문 단속을 위해 등판했고, 대타 요시다에 이어 터너까지 두 타자 연속 삼진으로 위력적인 공을 뽐냈다. 마지막 타자 데버스와의 맞대결에서는 볼카운트 2-2로 경기 종료까지 스트라이크 1개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런데 '30홈런 타자' 데버스가 스완슨의 5구째 직구를 밀어쳐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2-2 동점이 됐고, 벼랑 끝에 몰렸던 보스턴이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이틀 연속 연장전을 원치 않았던 토론토는 9회말에 마침표를 찍었다. 1사에서 비지오의 좌전 안타 이후 채프먼이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장타성 타구를 날렸고, 중견수 윌리어 아브레우가 공을 잡지 못했다. 그 사이 1루주자 비지오가 홈으로 달려들어 경기를 매듭지었다.



멀고도 험한 시즌 4승 도전, 홈런 또는 실점 없었으나 과제 남았다

이날 류현진은 총 83구를 던졌다. 메이저리그 통계 분석 시스템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5가지 구종 중에서 가장 많았던 것은 역시나 직구였다. 개수는 37개. 체인지업(19개)·커브(13개)·컷 패스트볼(12개)이 그 뒤를 이었다. 싱커(2개)로 집계된 공도 있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91.1마일(약 147km)로 측정됐다.

실점 없이 투구를 마친 건 분명 긍정적인 면이다. 2회초부터 수차례 위기가 있었음에도 야수들의 지원에 탄력을 받은 류현진은 실점 없이 투구를 이어갔고,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 됐다. 류현진이 초반에 와르르 무너졌다면 팀의 연승도 멈출 뻔했다. 당연히 3연전 스윕도 불가능했다. 더구나 1년 넘는 재활 기간을 이겨낸 투수가 이 정도로 마운드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팀에게는 큰 보탬이 된다.

다만 복귀 초반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복기가 필요해 보인다. 매 이닝 주자가 출루했기 때문에 경기가 어려워진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남은 시즌, 또 팀이 가을야구에 간다면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양 팀 투수 기록

-보스턴: 닉 피베타(91구, 6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실점)-크리스 머피(11구, ⅔이닝 무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닉 로버트슨(13구,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개럿 위트록(17구, 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

-토론토: 류현진(83구, 4⅔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이미 가르시아(21구,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헤네시스 카브레라(20구,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채드 그린(19구, 1⅓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에릭 스완슨(19구,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실점)

▲양 팀 주요 타자 기록

-보스턴: 롭 레프스나이더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 라파엘 데버스 2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 파블로 레예스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토론토: 돌튼 바쇼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 캐반 비지오 4타수 2안타 2득점 / 맷 채프먼 4타수 2안타 1타점 /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4타수 1안타


사진=USA투데이스포츠, AP,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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