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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이 느낀 공포 그대로…황희찬, 시즌 3호골 '쾅'+리버풀 킬러 재현→울브스 1-3 패배 'HWANG은 빛났다'

기사입력 2023.09.17 09:07 / 기사수정 2023.09.17 09:08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명장 위르겐 클롭 감독의 '공포'가 적중했다. 상대팀 공격수 중 황희찬 이름을 불렀던 그의 경계를 그라운드에서 고스란히 맞아떨어졌다.

세계적인 감독도 그의 이름을 콕 찍을 만큼 황희찬이 발전하고 있다.

A매치를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간 황희찬이 명문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 시즌 3호골을 폭발하며 자신의 물오른 골감각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황희찬이 뛰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은 16일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경기장에서 열린 2023/24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리버풀과 안방 경기에서 황희찬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3으로 역전패했다.

울버햄프턴은 후반 들어 공격 카드를 계속 꺼내든 원정팀 기세에 완강히 저항했으나 센터백 두 명이 리버풀 세밀한 패스플레이와 특급 윙어 모하메드 살라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면서 뒤집기 패배를 당했다.

울버햄프턴은 1승 4패(승점4)를 기록하며 종전 순위 15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리버풀은 4승 1무(승점 13)로 무패 행진을 질주하며 맨시티(승점 15), 토트넘(승점 13)에 이은 3위를 지켰다. 리버풀과 토트넘 모두 득실차 +8을 기록했으나 다득점에서 토트넘이 13골, 리버풀이 12골이어서 순위가 바뀌지 않았다.





황희찬은 이날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뒤 0-0이던 전반 7분 오른발 슛으로 원정팀 골망을 출렁이며 이번 시즌 개막부터 드러낸 상승세를 그대로 발휘했다. 다만 소속팀이 후반 3골을 내주면서 그의 득점포도 빛이 바랬다.

리버풀전에서 이번 시즌 직전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사임함에 따라 울버햄프턴 사령탑에 취임한 개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은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인 황희찬을 다시 선발로 돌려 리버풀전 돌격 대장으로 세웠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완전히 돌아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닐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 조세 사를 골키퍼로 세운 가운데 넬슨 세메두(포르투갈), 막스 킬먼(잉글랜드), 크레이그 도슨(잉글랜드), 라얀 아이-누리(알제리)를 백4에 포진시켰다.

중원엔 주앙 고메스(브라질), 마리우 레미나(가봉)과 함께 이날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장-리크너 벨가르데(프랑스)가 나섰다. 전방 스리톱은 왼쪽부터 페드루 네투(포르투갈), 마테우스 쿠냐(브라질), 황희찬으로 짜여졌다.

오닐 감독의 황희찬 선발 투입은 적장인 클롭 감독의 예상을 깨트리는 것이었다. 클롭 감독은 황희찬이 조커로 뛸 만큼 울버햄프턴의 공격력이 여전히 무섭다고 반응을 나타내며 방심하면 안 된다는 뜻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클롭 감독은 지난 15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울버햄프턴 선수단 면면을 살펴보면, 황(희찬)이나 사샤 칼라이지치같은 (위협적인) 좋은 선수들이 선발로 출전하지도 않는다"며 '황'을 제일 먼저 거론했다.

앞서 클롭 감독은 지난 시즌 말 다소 하향세였던 토트넘과 맞대결을 앞두고 "토트넘은 최근 몇 년간 유럽에서 최고의 역습 능력을 갖춘 팀"이라고 호평한 뒤 "우리가 볼을 한 번 잃으면 해리 케인이 나타난다. 다음엔 골문 앞에 손흥민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곤 한다"며 많은 토트넘 선수들 중에서도 케인, 그리고 손흥민을 콕 찍어 거론한 적이 있다.

"손흥민을 리버풀로 데려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수"라며 한국 선수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클롭 감독이 이번에도 빠르고 저돌적인 황희찬을 머릿 속에 떠올린 순간이었다.

리버풀은 이날 브라질 국가대표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백4는 왼쪽부터 앤드류 로버트슨(스코틀랜드), 조 고메스(잉글랜드), 조엘 마팁(카메룬), 자엘 콴사(잉글랜드)로 구성했다. 중원은 커티스 존스(잉글랜드), 알렉시스 맥앨리스터(잉글랜드), 도미니크 소보슬러이(헝가리)로 형성됐다. 스리톱은 디오구 조타(포르투갈), 코디 학포(네덜란드), 모하메드 살라(이집트)였다.

강력한 공격수들이 많은 리버풀을 맞은 오닐 감독은 초반부터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좌우 윙어인 네투와 황희찬을 빠른 역습에 활용하는 쪽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는 일찌감치 들어맞았다. 클롭 감독이 우려했던 그대로였다.





황희찬이 0-0이던 전반 7분 골을 터트리며 홈팀에 리드를 안겼기 때문이다.

리버풀 공격을 차단한 울버햄프턴은 왼쪽 측면에 있던 네투가 60여m를 질풍처럼 드리블한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상대 수비 3명을 순식간에 뚫고 반대편으로 낮게 크로스했다. 알리송과 상대 수비라인 사이 공간에 볼이 절묘하게 떨어졌고, 이 때 황희찬이 쏜살 같이 달려들어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대각선 슛을 쐈다.

알리송이 재빨리 황희찬의 슛을 막았으나 볼은 이미 골라인을 넘어간 뒤였다.

황희찬은 바로 골을 확인하고는 홈팬 앞으로 뛰어가며 펄쩍펄쩍 뛰고 주먹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최근 레알 마드리드 골 넣는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이 해서 유명한 '두 팔 펼치는'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이날 골은 황희찬의 시즌 3번째 골이다. 불과 5경기 만에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골과 맞먹는 득점 수를 기록하게 됐다. 또한 지난 2021년 울버햄프턴에 입단한 뒤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지난 2021년 독일 분데스리가 RB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옮긴 황희찬은 첫 시즌 프리미어리그 5골을 넣었으나 두 번째 시즌인 2022/23시즌엔 골 수가 3골로 줄었다. 지난 시즌 내내 프리미어리그에서 넣었던 3골을 이번 시즌엔 5경기 만에 넣은 셈이 됐다.

특히 황희찬은 이번 리버풀전까지 합해 선발로 2번 교체로 3번 나선 셈인데, 출전시간을 합하면 200분에 불과하다. 200분에 3골을 폭발했으나 66분에 한 골씩 넣은 셈이다. 축구 경기가 90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당 1.36골로 수준 높은 골 감각을 펼쳐보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황희찬은 이번 경기를 통해 리버풀 킬러로도 다시 한 번 유명세를 떨치게 됐다. 그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뛰던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당시 홀란, 미나미노 다쿠미와 잘츠부르크 삼각 편대를 이뤄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혼냈다. 비록 잘츠부르크가 3-4로 졌으나 황희찬의 공격력이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과 견주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후 라이프치히로 옮긴 뒤에도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을 두 번 만난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면서 더욱 자주 마주치는 리버풀을 꾸준히 혼내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리버풀전에서 골을 넣었고, 리그 경기에서는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는 등 리버풀을 상대로 인상적인 장면을 자주 만들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아 네투와 함께 좌우에서 리버풀 수비를 흔든 끝에 한 골을 폭발했다.

황희찬은 선제골 이후에도 상대 전방 압박을 효과적으로 뚫어내며 리버풀을 곤욕스럽게 만들었다.

황희찬은 전반 28분에도 네투가 드리블하다가 반대편으로 크로스한 것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받아 치고 들어갔으나 리버풀 수비에 막혀 슛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전반 37분엔 상대 공격수 조타가 왼쪽 측면을 돌파할 때 황희찬이 골라인 부근까지 깊숙히 내려와 등지는 수비로 조타의 돌파 의지를 막아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 때 잠시 목 통증을 호소, 부상이 잦은 그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울버햄프턴 팬들과 한국 팬들의 속을 태웠으나 이내 회복하고 다시 뛰었다.




황희찬은 후반 초반에도 중원에서 상대 선수를 헤집고 돌아다니는 등 클롭 감독이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선수였다.

울버햄프턴은 후반 3골을 내줘 1-3으로 졌으나 경기 직후 축구통계업체 풋몹으로부터 7.0점을 얻어 울버햄프턴 선수들 중 네투(7.9점), 레미나(7.4점), 누리(7.3점)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후스코어드닷컴에서도 황희찬은 6.8점을 얻어 울버햄프턴 선수들 중 6위를 기록했다. 리버풀 왼쪽 측면을 뒤흔든 네투와 아이누리가 나란히 7.4점을 얻었고 세메두가 7.2점, 고메스와 레미나가 모두 7.1점, 쿠냐가 7.0점, 그리고 황희찬이 6.8점이었다.

3호골을 넣은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이 승격팀 루턴 타운과 오는 23일 오후 11시에 원정 경기에서 3경기 연속골 및 시즌 4호골에 도전한다. 팀내 최다 득점자는 물론, 프리미어리그 수준급 골결정력을 드러낸 만큼 부상이 없다면 당분간 선발로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새 손흥민과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득점 경쟁을 하게 됐다.

리버풀과의 리턴 매치는 이제 오래 기다려야 해서 내년 5월19일 시즌 최종전 원정 경기에서 상대 홈구장 안필드를 누비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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