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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아메리카 개막②] '타도 아르헨티나' A조 팀들의 동상이몽

기사입력 2011.06.22 12:08 / 기사수정 2011.06.22 12:11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개최국 아르헨티나의 전력이 워낙 막강하지만 A조의 나머지 세 팀도 무시할 수 없다. 콜롬비아, 볼리비아, 코스타리카는 남미축구 '공공의 적' 아르헨티나에 맞서 그대로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콜롬비아는 라다멜 팔카오, 마리오 예페스 등 주전 선수 다수가 아르헨티나에서 활약했을 정도로 상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볼리비아는 아르헨티나만 만나면 100% 이상의 실력을 발휘한다. 비록 올림픽대표 위주의 2진급이 나서지만 코스타리카는 지난 3월 평가전(0-0무)을 통해 아르헨티나를 상대할 해법을 찾아냈다.   

콜롬비아의 과제, 측면 공격의 활성화

2001 코파 아메리카를 석권하며 빛나는 21세기를 예감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콜롬비아는 이후 3번의 월드컵에서 연이어 미끄러지며 다시금 침체기로 돌아섰다.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후 2002년 월드컵에서 에콰도르를 사상 첫 본선 진출로 이끈 자국 출신의 에르난 고메스를 새 사령탑으로 앉혔다. 수비수 출신인 고메스 감독은 부임 후 수비진의 안정화를 이끌었지만, 1990년대 콜롬비아 축구의 상징이던 불 같은 공격력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올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FC 포르투를 우승으로 이끈 라다멜 팔카오와 프레디 구아린의 환상 호흡은 콜롬비아 대표팀에서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콜롬비아가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그리고 볼리비아와 코스타리카의 밀집 수비를 깨뜨리기 위해서 그들은 보다 다변화된 공격 루트가 필요하다.

측면 공격의 날카로움을 되찾는 게 필수적이다. 이 부분이야 말로 고메스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하다. 좌우 풀백 후안 수니가(나폴리), 파블로 아르메로(우디네세)의 오버래핑 능력은 위력적이지만 측면 공격수는 마땅치 않다. 오른쪽 측면에서는 다이로 모레노(온세 칼다스)와 율리안 안치코(파추카)가 시험 대상이었는데 모레노는 수비 가담능력에서, 안치코는 공격의 파괴력 면에서 약점을 보였다. 왼쪽에는 아드리안 라모스(헤르타 베를린)가 주로 기용됐는데 분데스리가 2부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라모스에게 아직 국제 무대는 녹록지 않다. 측면 공격의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우고 로다예가(위건)의 왼쪽 측면행에 대한 연구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콜롬비아의 키플레이어를 꼽으라면 단연 팔카오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득점왕을 수상한 팔카오는 유럽 진출 2년 만에 콜롬비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우뚝 섰고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양발을 가리지 않고 터져나오는 예리한 슈팅,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발, 177cm의 평범한 키지만 엄청난 점프력에서 비롯되는 제공권 등  팔카오는 득점에 필요한 삼박자를 고루 갖춘 역동적인 공격수로 평가받는다. 포르투에서 한솥밥을 먹는 단짝 구아린이 후방에서 든든하게 버텨주는 것도 팔카오에겐 큰 힘이다.

팔카오의 백업을 맡을 테오필로 구티에레스(라싱)는 최근 종료된 아르헨티나 후기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 터키 무대에서의 '실패 아닌 실패'에서 말끔히 벗어났다. 지난 시즌 초반 무서운 득점력으로 트라브존스포르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던 구티에레스는 올해 초 돌연 귀국길에 올라 아르헨티나 명문팀과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골문 앞에서의 무서운 집중력과 담대함으로 11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 무대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났다.    

'마법의 힘'이 필요한 볼리비아

인접국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되는 대회이지만 '남미 최약체'로 전락한 볼리비아가 기댈 곳은 거의 없다. 이번 대회 경기장 중 고도가 가장 높은 곳은 해발 1,250m(후후이)에 불과하다. 볼리비아가 후후이에서 조별리그 경기를 펼치지만 상대는 코스타리카 올림픽대표다. 2010년부터 지속된 대표팀의 무승행진(3무6패)도 구스타보 킨테로스 감독의 팀 운용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 아르헨티나를 6-1로 대파한 것처럼 볼리비아에게는 '마법의 힘'이 필요하다.

볼리비아의 키플레이어는 마르셀로 마르틴스다. 성장속도가 기대 만큼은 아니지만 마르틴스는 현재 볼리비아에서 유일하게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할 실력을 갖춘 선수로 꼽히고 있다. 브라질 명문 크루제이루 소속이던 2008년, 21살의 나이로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득점왕을 차지하며 볼리비아 축구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많은 기대를 받고 같은 해 여름 우크라이나의 강자 샤흐타르 도네츠크로 이적했으나 적응에 힘겨워하며 베르더 브레멘, 위건 등으로 임대를 떠났다. 지난 시즌엔 원 소속팀 샤흐타르로 복귀, 리그 11경기에 출전 3골을 기록했다.

에이스 빠진 올림픽대표 코스타리카

코스타리카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코파 아메리카는 코스타리카의 정예 멤버로도 악전 고투가 예상되는 수준높은 대회다. 게다가 조별리그에서 가장 만만한 상대인 볼리비아마저 그들의 홈과 다름없는 후후이에서 상대해야 한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명장 리카르도 라볼페가 과연 어떤 용병술을 발휘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골드컵에 참가한 1진 대표 중 10명이 코파 아메리카를 병행한다는 사실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브리안 루이스(트벤테), 알바로 사보리오(솔트레이크), 후니오르 디아스(브뤼헤) 같은 에이스급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코스타리카를 이끌 만한 역량의 선수는 파라과이 명문 세로 포르테뇨에서 활약하는 디에고 마드리갈을 꼽을 수 있다.

167cm의 단신이지만 마드리갈은 정교한 오른발 킥과 민첩하고 영리한 플레이로 자신의 신체적 단점을 해결한다. 올해 초 이적한 쎄로 포르테뇨에서는 아직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지만, 차츰 선발 빈도를 높이며 후기리그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콜롬비아 예상 포메이션: 4-1-4-1

오스피나; 수니가-페레아(사파타)-예페스-아르메로; 산체스; 모레노-구아린-아길라르-로다예가(모레노); 팔카오

[사진=에콰도르전 득점에 성공한 팔카오(9번) ⓒ 콜롬비아 축구 협회]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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