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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카잔의 기적'→모로코는 '도하의 기적'...희생양은 또다시 '독일'

기사입력 2023.08.04 15:08 / 기사수정 2023.08.04 15:08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5년 전 기적을 재소환하며 독일을 무너뜨렸다. 반대편에선 모로코가 반년 전 벤투호의 기적같은 순간을 재현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3일(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4분 조소현의 선제 골이 터졌지만, 전반 44분 상대 알렉산드라 포프의 헤더 동점 골이 터지며 균형이 다시 맞춰졌다. 한국은 후반에 연이어 이어진 독일의 파상 공세를 끈질기게 막아내며 이번 대회 소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한국은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축구 랭킹 2위에 빛나는 독일의 토너먼트 진출을 저지하면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 독일, 콜롬비아, 모로코가 한 조가 H조에서 승점 6(2승 1패)인 콜롬비아와 모로코가 각각 조 1, 2위를 차지하면서 16강에 올랐다. 독일은 한국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면서 승점 4(1승1무1패)로 3위에 머물러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승점 1(1무2패)로 H조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콜롬비아, 모로코에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2연패를 당한 한국은 독일을 상대로 쉽게 무너지지 않은 정신력을 발휘하며 승점을 따냈다. 

무엇보다 독일이 콜롬비아와 2차전에 패한 뒤 한국전에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지만, 이를 저지해 독일의 여자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조별리그 탈락을 만들어냈다. 

이는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독일을 무너뜨린 남자 대표팀이 만든 '카잔의 기적'과 비슷하다. 당시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스웨덴, 멕시코에 2연패를 당한 뒤 독일을 만났다. 

독일도 당시 멕시코에게 1패를 당하고 스웨덴에게 간신히 승리하며 한국을 상대로 전력을 다해 싸웠다. 하지만 한국은 쉽사리 골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특히 조현우(울산현대)의 빛나는 선방쇼로 독일 선수들을 좌절케 했다.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까지 득점 없이 이어졌고 추가시간에 터진 김영권(울산현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연속 골이 터지며 한국의 2-0 승리로 끝났다. 독일은 1930년부터 시작한 월드컵 역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이 5년 전 카잔의 기적을 재현했다면, 모로코는 같은 시각 호주 퍼스 랙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맞대결에서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벤투호가 쓴 '도하의 기적'을 재현했다. 

모로코는 1승 1패, 콜롬비아는 2승으로 모로코가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더 강했다. 모로코는 전반 추가시간 46분 공격수 아니사 라흐마리가 동료 기즐랑 체박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나온 리바운드 볼을 밀어 넣어 결승 골을 터뜨렸다. 

모로코는 이후 콜롬비아의 파상 공세를 버텼다. 콜롬비아는 점유율은 높았지만, 슈팅 기회를 자주 만들지 못했고 슈팅 역시 에르-르미치 카디자 골키퍼의 선방쇼에 번번히 가로 막혔다. 



모로코는 후반까지 무실점으로 틀어 막아 값진 2연승을 달렸다. 모로코는 승리 직후 동그랗게 모여 핸드폰으로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과 독일 경기를 지켜봤다. 독일이 승리할 경우 모로코는 골득실에서 밀려 3위로 16강에 올라가지 못할 수 있었다. 

한국이 독일의 승리를 저지하면서 모로코가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 순간, 모로코 선수단은 뛸듯이 기뻐했다. 마치 도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동그랗게 모여 우루과이와 가나 전 경기 결과를 지켜보는 태극전사들의 모습이 연상됐다. 

한국은 조 최하위로 탈락했지만, 독일을 상대로 저력을 보여주며 시련을 딛고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각인시켰다. 여자 대표팀은 오는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사진=Reuters,AP,EPA,AFP/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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