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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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시 "눈썹 밀고 분장, 이래도 괜찮나"…상스럽고 사랑스러운 '밀수' 막내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3.07.25 14:5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고민시가 상스럽고도 사랑스러운, 김혜수·염정아의 사랑을 잔뜩 받은 '밀수'의 막내로 완벽 변신했다.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고민시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은 해양범죄활극으로 고민시는 해녀들의 정보꾼이자 다방 주인 옥분 역을 맡았다.

'밀수' 첫 스틸컷 공개 당시 고민시는 70년대에서 튀어나온 듯한 갈매기 눈썹에 난해한 색조화장으로 화제가 됐다. '고민시가 어딨어', '영화 내내 이렇게 나온다고?' 등의 반응이 속출했다.



"저도 제 분장에 충격 받았어요"

실제로 고민시는 70년대 다방 주인 고증을 위해 눈썹 밑을 밀었다. 그는 "눈썹은 밑에 잔털을 밀고 위에는 분장테이프로 덮고 화장으로 덮고 눈썹을 만들었다. 분장과 의상에만 두 시간씩 들였다"며 매 촬영마다 파격 분장 후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밀수' 스틸컷을 골라달라고 하셔서 사진을 받았는데, 고를 게 없더라. 버스에 붙여진 포스터나 영화관에 걸린 옥분이를 보면 처음에는 놀랐던 마음이 컸다. 이래도 괜찮나 싶었다"며 여기저기 크게 붙었던 자신의 옥분 분장을 회상했다. 하지만 분장 후 이상한 자신감이 생겼다는 고민시는 "놀랐던 분장에 힘을 얻은 제가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류승완 감독은 처음부터 옥분이의 눈썹은 무조건 갈매기로 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한복 스타일링까지 구상해왔다. "아이섀도우 색도 많이 테스트했다"며 디테일한 스타일링을 준비한 고민시와 류 감독 덕에 어디에도 없는 '옥분이'가 탄생했다.

고민시는 첫 분장 후 멍하니 거울만 쳐다봤다고. 그러나 망가짐에 두려움은 없다고 자신했다. 그는 "저는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좋아한다.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고 매력적이게 보인다면 감사하다"며 분장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원래 눈썹 숱이 많지는 않아서 밀어도 실생활에 지장은 없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고민시는 '밀수'에 오디션이 아닌 류 감독 픽으로 합류했다. 당연히 오디션 제의인 줄 알았던 그는 "선택받은 입장이라 감사하다. 감독님이 '마녀'에서 달걀을 먹고 최우식에게 욕하는 장면을 웃으면서 보셨다고 했다. 제 영화 속 연기를 좋게 보신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류승완 감독이 고민시에게 디렉팅하며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추잡스럽게', '상스럽게'라고. 고민시는 류 감독을 따라 거울도 추잡스럽게 보고, 껌도 상스럽게 씹었다.

고민시는 "류 감독과 현장에서 맞춰가며 옥분이를 만들었다. 장도리(박정민)가 담배를 쥐어줄 때 윙크하며 풍선 껌을 불어보라고도 하셨는데 잘 안 불어져 아쉬웠다. 성공했으면 매력적이었을텐데"라며 아직도 놓지 못한 옥분이를 향한 진심을 드러냈다. "그래서 껌이라도 야무지게 씹었다"는 그녀는 옥분이가 상스럽고 추잡스럽지만 사랑스럽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극 내내 함께하는 춘자(김혜수 분)·진숙(염정아)과의 케미스트리를 욕심냈다는 고민시는 첫 촬영부터 두 배우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김혜수, 염정아가) 첫 촬영부터 칭찬을 너무 많이 해주셨다. 긴장했는데 같이 모니터하며 제 표정과 셋의 합을 마음에 들어하시더라. 처음부터 내적으로 깊어진 느낌이었다"며 사랑을 잔뜩 받았다고 전했다.



고민시는 '밀수' 촬영 내내 염정아의 방에서 함께 와인을 마시고, 김혜수의 방에서 해녀들과 새벽 6시까지 수다를 떨며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그는 "하나하나 감사한 추억이 너무 많다"며 김혜수, 염정아의 다른 에너지에서 힘을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고민시는 "김혜수 선배는 잠을 잘 못자는 편인 제게 너무 자신을 혹사시키면서 일하는 것 같다고, 그래서 연기적으로 좋게 나올 수 있지만 본인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해줘야 일을 오래 할 수 있다고 해주셨다"며 "그러면서 선배의 경험을 빗대어 말씀해주셔서 많이 울컥했다"고 따스한 일화를 밝혔다.

이어 그는 "염정아 선배는 항상 잘하고 있다고 하신다. 쿨하신 편이라 안 좋은 일도 좋게 생각하고 좋은 건 좋은 거라고 생각하신다. '잘하는데 왜, 됐어' 등의 말을 많이 하셔서 두 분의 밸런스와 합이 되게 좋다"고 덧붙였다.



고민시는 '밀수'를 함께한 선배들, 류승완 감독 덕에 성장했다. 그는 "'밀수' 이후 촬영한 작품을 보면 스스로도 많이 배웠구나를 느꼈다"며 연기 열정과 함께 작품을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밀수'는 26일 개봉한다.

사진 = NEW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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