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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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옷피셜'→첼시 입단…'등지고 딱딱' 미켈의 고백 "퍼거슨한테 죽는 줄 알았다"

기사입력 2023.07.11 17:00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축구계 물리학자', '등지고 딱딱'이라는 별명을 가진 존 오비 미켈이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닌 첼시로 이적한 후 알렉스 퍼거슨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나이지리아 출신 미드필더인 미켈은 노르웨이 륀 포트발에서 뛰다 지난 2005년 여름 맨유 입단을 눈 앞에 뒀다. 4년 계약을 체결했고, 2006년 1월 합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대반전이 일어났다. 유니폼을 입고 사진을 찍는 이른바 '옷피셜'까지 나왔지만 미켈은 맨유가 아닌 첼시로 떠났다.

첼시는 맨유가 에이전트를 동행하지 않고 미켈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고, 맨유는 첼시의 대응에 대해 FIFA(국제축구연맹)에 불만을 토로했다. 양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상황이 복잡해졌으나 결과적으로 륀 포트발과 첼시, 맨유 3자간 합의가 이뤄졌고, 미켈은 맨유가 아닌 첼시 선수가 됐다.



법적으로는 해결됐지만 퍼거슨의 분노를 피할 수는 없었다. 맨유 유니폼을 입고 '옷피셜'까지 찍었던 미켈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유를 만났을 때 퍼거슨과 마주칠까봐 벌벌 떨어야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켈은 "한 번 퍼거슨과 마주친 적이 있다. 맨유와 경기가 있는 날이었는데 난 라커룸에서 나왔고, 코너를 돌자마자 퍼거슨과 마주쳤다"고 그 때 기억을 떠올렸다.

미켈은 혼비백산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미켈은 "내가 계단에서 넘어졌던 것 같다. 퍼거슨은 나를 그냥 노려보더니 걸어나갔다. 무표정하게 껌을 씹었고, 그냥 걸어갔다.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오히려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 더 무서웠다고 밝혔다.



공포에 떨던 미켈은 결국 퍼거슨으로부터 용서를 받을 수 있었다. 미켈은 "그 때 퍼거슨이 날 보던 시선에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그 후 몇 번 더 만났고, 난 이적에 관해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 퍼거슨은 그 일을 잊고 날 용서해줬다"고 고백했다.

우여곡절 끝에 첼시에 정착한 미켈은 2017년까지 11년간 활약했다. 총 372경기를 뛰었고,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 2회, FA컵 4회, 리그컵 2회, 유로파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나이지리아 대표로도 91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었고, 2013년에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타이밍의 드리블 능력으로 '축구계 물리학자', '등지고 딱딱'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으며, 실제로 지난 2017년 중국 톈진 테다로 이적한 후 한국에 방문해 '등지고 딱딱, 축구계의 물리학자 존 오비 미켈입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인터뷰를 진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후 미들즈브러, 트라브존스포르, 스토크 시티, 쿠웨이트SC에서 뛴 미켈은 지난해 9월 현역 은퇴를 선언한 후 축구계를 떠났다


사진=AP, PA Wire, 데일리메일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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