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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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 구단은 '손준호 이름+얼굴 삭제'…中 구속수사 전환, 선수 생명 중대위기

기사입력 2023.06.18 22:00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중국에서 형사 구류(임시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던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손준호(산둥 타이산)의 상황이 구속(체포) 수사로 전환됐다.

한창 전성기를 누려야 할 그의 선수 생활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됐다는 뜻이다. 때 마침 산둥 구단도 홈페이지 등에서 그의 이름과 사진을 아예 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중국 현지 공안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17일 형사 구류 기한이 끝난 손준호에 대해 인민검찰원으로부터 구속 비준을 받았다.

손준호는 지난달 12일부터 중국 랴오닝성 공안에 붙잡혀 '임시 구속' 상태에서 조사받고 있었다. 그러나 구속 수사로 전환됐고 이는 공안이 손준호에 대해 정식 사법 처리 수순에 나섰음을 뜻한다는 게 현지 소식통 설명이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16일 손준호가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는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거나 산둥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손준호 측근은 이런 의혹을 강하게 부정하며 구금 직후 본지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둥 하오웨이 전 감독과 선수들이 승부조작 등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점으로 미뤄 손준호에 대한 조사도 이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짐작이 국내 축구계에선 끊임 없이 이뤄지고 있다.

구금 이후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이 그를 면담했으나 사건에 대한 얘기는 나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도 현장 상황 파악과 지원을 위해 이달 초 전한진 경영본부장과 변호사를 중국에 급파했으나 큰 소득 없이 조기에 귀국했다.

손준호의 정식 구속 수사 과정에서 큰 변수는 그의 중국 현지 에이전트인 저우카이쉬안(주개선)이 지난 6일 손준호와 같은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위반 혐의로 공안에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된 것이다. 저우카이쉬안은 한족이지만 한국어에 능통하고, 한국 감독이나 선수 상당수를 중국 구단에 주선해 국내 축구계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손준호의 산둥 입단도 그가 주선한 것인데 이번에 구속됨에 따라 그 여파가 손준호에게도 미칠 영향을 제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의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만큼 그의 수사 결과가 손준호에 대한 사법 처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1992년 5월생인 손준호는 만 31세를 막 지났다.

2020시즌 전북 현대의 K리그1 우승에 앞장서고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선수 생활의 전성기를 맞이했고, 이듬해 중국 무대로 건너가서도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며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땐 생애 첫 월드컵 본선 무대도 밟았다.

카타르 월드컵 멤버가 대부분 유지된 3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의 첫 국가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은 손준호의 출전이 불투명할 것을 알고도 그에 대한 지지 차원에서 이번 6월 A매치 명단에도 그를 포함했으며 등번호 13번을 그대로 부여했다.

가장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벼야 할 때 이번 사태를 겪은 것 자체가 그에겐 크나큰 타격이다.



수사와 재판을 통해 모든 의혹이 해소돼 소속팀이나 대표팀에 곧장 복귀하더라도 그간의 공백이나 신체·정신적 피로감을 극복해야 하는 만큼 기존의 경기력을 되찾기엔 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손준호는 지난해 산둥과 재계약하면서 2025년까지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산둥 구단은 선수 프로필란에 손준호 얼굴과 이름 등을 지워 사실상 '없는 선수' 취급을 하고 있다.

최근 부임한 최강희 새 감독 사진이 걸린 것을 보면 산둥 측이 홈페이지를 갱신하면서 손준호의 모든 것을 오려낸 것으로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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