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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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된 최지광 투입과 오승환의 '극대노'…모든 게 꼬여버린 삼성의 금요일

기사입력 2023.06.17 07:00 / 기사수정 2023.06.17 08:31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펼쳐졌다.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분노를 표출했다. 

단순히 화를 낸 게 아니었다. 오승환은 마운드에서 내려오던 중 공을 3루 관중석 쪽으로 던졌고, 덕아웃에 들어온 이후에는 글러브를 내동댕이쳤다. 왜 그랬을까.

삼성은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6-7로 역전패를 당했고,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순위도 8위에서 9위로 한 단계 내려왔다.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삼성의 분위기였다. 2회초 김영웅의 그라운드 홈런을 포함해 4점을 뽑은 삼성은 3회 1점을 추가, 5-0으로 리드를 잡았다. 여기에 선발투수 앨버트 수아레즈도 6회까지 2점만 내주며 제 몫을 다했다.

문제는 경기 후반에 일어났다. 불펜이 가동된 시점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7회말 등판한 최지광이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뒤 황재균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두 팀의 격차가 1점 차까지 좁혀졌다. 삼성으로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사실 마운드를 이어받은 최지광의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다. 

이날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최지광의 컨디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썩 좋은 건 아니지만, 우리 불펜투수들이 좀 힘들어 하는 상황이라서 그래도 새로운 얼굴이 또 와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빨리 콜업을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8회말 시작을 앞두고 위기에 몰린 삼성 벤치는 '필승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오승환이었다. 문용익, 좌완 이승현, 우완 이승현 등 나머지 불펜투수에게 1이닝을 맡기지 않고 곧바로 마무리투수를 투입시키는 초강수를 띄웠다.

코칭스태프의 신뢰 속에 등판한 오승환 역시 흔들렸다. 선두타자 정준영이 기습번트로 안타를 만들었고, 후속타자 박경수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1루주자 정준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순식간에 6-6 동점이 됐다.

안치영의 희생번트 이후 1사 3루가 됐고, 앤서니 알포드의 타석에 앞서 삼성 벤치가 다시 한 번 투수교체를 단행하면서 좌완 이승현을 호출했다.



이때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오승환이 본인이 갖고 있던 공을 3루 관중석으로 던졌다. 동료들의 격려에도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에 들어간 오승환은 글러브를 내팽개치며 화를 냈다.

오승환의 분노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견수 김현준의 수비에 대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김현준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타구를 따라갔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최근 들어 야수들이 수비에서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하고 있는 만큼 투수들 입장에서는 마음 놓고 공을 던지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승환이 이닝을 끝까지 책임지지 않은 점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분명 삼성 입장에서는 '승리'를 위한 교체 타이밍을 가져갔는데, 팀이 오승환에게 맡긴 아웃카운트는 단 하나였다. 결국 오승환 대신 올라온 이승현이 9회 이호연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결과적으로 이도저도 아닌 교체가 돼 버린 셈이다.



다른 선수도 아니고 팀을 대표하는 베테랑 투수인 오승환이 공개적으로 감정을 드러낸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팀 분위기가 매우 가라앉았다는 걸 보여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단 삼성은 연패를 끊는 게 급선무다. 17일 선발투수는 백정현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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