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2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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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보고 "중국인아 뭐해?"라더니…마요르카 감독 "인종차별 결사반대!"

기사입력 2023.05.26 15:10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이강인을 '중국인'이라고 불렀던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이 인종차별 반대를 외치는 아이러니함을 보여줬다.

아기레 감독은 26일(한국시간) 스페인 매체 '엘 푼토 크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반대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최근 라리가 내에선 인종차별 이슈가 뜨거운 화제이다. 지난 22일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경기 도중 발렌시아 팬들에게 "원숭이"라고 불리는 인종차별을 당했다.

경기 내내 인종차별을 당하자 결국 인내심에 한계가 온 비니시우스가 관중들과 설전을 벌이면서 레알과 발렌시아 선수들 그리고 심판들까지 나서 비니시우스를 진정시켰다.

경기 후 비니시우스는 SNS에 "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은 아무렇지 않게 일어난다"라며 "스페인은 나를 받아준 아름다운 나라였지만 이제 브라질에서 스페인은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라고 비판했다.



비니시우스가 인종차별을 당한 사건은 스페인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면서 세계 유명 인사들이 비니시우스를 응원하며 인종차별에 반대했다.

아기레 감독도 "인종차별적인 구호나 동성애 혐오 혹은 모욕이 발생한다면 즉시 경기를 멈추고 떠나야 한다"라며 "이게 우리 모두가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어 "스페인은 인종차별 국가가 아니다. 난 스페인 사람의 아들이며 그들은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아기레 감독은 멕시코 국적이지만 아버지가 스페인 바스크 지역 출신이다. 즉, 바스크 민족이지만 스페인에서 생활할 때 어떠한 차별도 당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아기레 감독은 인종차별에 반대하고 스페인은 인종차별이 빈번한 국가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일부 국내 팬들은 최근 아기레 감독이 이강인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알기에 황당해 했다.

마요르카는 지난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그저 신난 장난꾸러기 이강인 선수'라는 제목으로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이강인을 비롯한 마요르카 선수들이 훈련을 받고 있는 이 영상에서 이강인의 슈팅이 빗나가자 아기레 감독은 "중국인아 뭐 하냐(Que Haces Chino)?"라고 말했다.

스페인어로 '중국인'을 뜻하는 '치노(Chino)'는 동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용어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인을 비하할 때 쓰이는 용어지만 어느 나라 출신인지 잘 구분하지 못하는 서양인들은 동양인 중 대부분이 중국인이기에 동양인이면 그냥 '치노'라고 부르곤 한다.

그러나 이강인은 엄연한 한국인이며, 심지어 지난해 3월부터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과 함께했기에 이강인 국적이 어디인지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아기레 감독이 이강인을 '치노'라고 부르는 것과 해당 영상을 구단이 그대로 SNS에 게시하는 건 모두 이번 사안을 그렇게 심각하게 여기지 않음을 보여준다.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정작 소속팀 동양인 선수에게는 인종차별을 거리낌 없이 하는 아기레 감독의 이중적인 태도에 국내 팬들은 황당함을 금하지 못했다.


사진=EPA, AP/연합뉴스, 마요르카 유튜브 캡처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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