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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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심재학 신임 단장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해, 팬들이 납득해야"

기사입력 2023.05.09 15:19 / 기사수정 2023.05.09 17:37



(엑스포츠뉴스 광주, 조은혜 기자) KIA 타이거즈 심재학 신임 단장이 취임 소감을 전했다.

KIA는 지난 8일 심재학 MBC SPORTS+ 해설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을 요구하면서 '뒷돈' 논란에 휩싸인 장정석 단장을 해임조치한 후 약 한 달 반 만이다.

신임 심 단장은 충암고-고려대를 졸업하고 1995년 LG에 입단, 현대와 두산을 거쳐 2004년 KIA로 이적 후 2008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이후 히어로즈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2019년부터 MBC SPORTS+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대표팀 퀄리티 컨트롤 코치 및 타격코치를 겸임했다.

심재학 단장은 "시즌 중에 이례적으로 단장이 됐다. 부담스럽지만 앞으로 KIA가 달려가야 할 경기들이 더 많기 때문에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서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세 개의 직업을 때려치고 KIA에 왔다. 한 가지 업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KIA가 팬이 많은 팀인데, 팬들이 '퍼스트'다.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심재학 단장과의 일문일답.

-KIA에 돌아온 소감은.
아는 직원, 후배들이 있다. 내가 살던 곳을 오랜만에 가 봤는데 많이 변했더라. 중계 때 와봤고, 5년이나 살았던 곳이기 때문에 정겹기도 하다. 새로운 건 없는 것 같다.

-세 개의 직업을 포기하고 오셨는데, KIA 단장을 결심한 이유는.
솔직히 정말 매력있는 자리다. 팬덤이 워낙 좋은데, 그래서 부담스러운 자리이기도 하다. 시즌 중에 와야 한다는 부분만 고민이었다. MBC SPORTS+ 방송국에도 감사하다. 오늘 원래 대전 중계가 잡혀 있었는데, 갑자기 정민철 위원 혼자 하게 되어 미안하다. 조금 부담스러움이 많았지만, KIA 팬덤에 대해 매력을 느껴서 부담스럽지만 해보고 싶고 그 팬분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은 게 있었다.

-KIA에 있을 때는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FA) 첫해 말고는 못했다. 마이너스 옵션이 있어서 발표된 액수보다 많이 못 가져갔다. 선수 때는 팬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래서 단장 일 맡게 되면서 더 열심히 할 것 같다. KIA에 애착을 갖고 있다. 프런트 쪽에서 집중해서 할 것 같다.

-김종국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 나눴는지.
아직 감독님과는 깊은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 조금 전에 뵙고 잠깐 얘기했다. 서로 생각하는 방향만 얘기했다.학연이라기 보다 원래 친하게 지냈던 후배이고, 야구 얘기를 좋아하고 사적으로 저녁을 같이 했던 감독님이다. 대화하기는 편할 것 같다.

-밖에서 본 KIA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팀 케미스트리인데, 그게 잘 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는 아무 잡음 없이 김종국 감독이 잘 이끌지 않았나 한다.

-전력 면에서는.
많은 궁금증이 (포수 부분에서) 뻔할 것 같은데, 나는 오히려 그 선수를 믿고 싶다. 차라리 믿고, 강한 모티베이션을 주면 낫지 않을까. 아직 20대 선수들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강한 동기부여 주는 게 맞을 것 같다.

-선수 출신 단장으로서 방향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 같다.
선수로서 실패한 선수는 맞다. 시즌 중간에 온 단장이기 때문에 나 혼자 극단적으로 이끌고 나가기 보다 팀에 스며드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그 속에서 팀 방향성을 맞춰가는 게 중요하다. 내가 색깔을 낸다고 하면 잘 끌어온 팀의 방향성 잃을 수 있다.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도우려고 한다. 

-프런트 경험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나는 선수 출신 단장과 프런트 출신 단장을 나눈다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 한다. 내 장점을 살려가면서 협업하며 된다. 나는 그 경계에 있다고 본다. 프런트 쪽의 경험은 해설 하면서 회사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걱정 없다고 생각한다.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얘기한다면.
1군에서의 경기 운영 방식은 전적으로 감독님에게 일임한다. 대신 대화는 같이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팜 시스템이다. 1군 경기도 중요하지만 퓨처스 경기도 많이 가보려고 한다. 제한적인 KBO에서 선수를 키워내는 게 제일 중요한데, 키워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임기 안에 못하더라도 그 시스템 만큼은 다음 단장이 와도 좋은 시스템이라고 인정할 정도의 팜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기존 선수에게 기회르 주고 선수 육성을 한다는 뜻인가.
일단 선수들을 믿는다. 과감한 트레이드는 할 것이다. 하지만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을 거다. 내가 생각하는 트레이드의 기본은 윈윈이 아닌 이익이 우선이다.

-단장이 되고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다면.
'귀를 열어라'가 제일 좋은 조언 같았다. 지금 KIA 야구는 팬들에게 어필을 해야 하고, 팬들이 믿을 수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리브랜딩'이 필요한 시기 같다. 팬들 니즈에 맞는, 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말씀하셨듯 KIA의 팬층은 폭넓다. 팬들의 의견이 다를 수도 있을 텐데.
다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트레이드나 지명권 등 이슈가 되는 일이 정말 필요하게 된다면 팬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독단적으로가 아닌 감독과 상의를 하고 나서 움직이려고 한다.

-선수단과 상견례에서 한 말은.
긴말은 안했다.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플레이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단장 방문이 열려있으니 고참 선수들이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 케미스트리의 기본은 스킨십이다. 선수마다 일대일로 다가가면서 많은 스킨십을 할 것이다. 친구같은 단장이 되고 싶다.

-스스로 생각하는 단장으로서의 강점은.
많은 경험을 했다. 코치로서, 또 여러 팀을 옮기면서 장점과 단점을 느꼈고, 해설위원으로 나오면서 스태프, 스카우트들과 커넥팅이 있다. WBC를 경험하면서 부끄러운 얘기지만 갇혀 있었던 KBO리그를 보기도 했다. 외국 팀들과의 교류, 커넥팅을 많이 확대하려고 한다. 넓은 세계의 KIA 야구를 가져가려고 한다. 

-공부 많이 하는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는데.
여러 책들을 읽고 있다. 나는 거꾸로 세이버 매트릭스를 거꾸로 걸러내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본다. 너무 많은 정보와 스탯이 있는 상황에서 정보를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팩트만 선수들에게 전달되게 간소화하는 게 중요한 작업일 것 같다.

-KIA에서 만들고 싶은 야구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팬들이 야구장을 찾고, 야구를 보면서 대접받는 기분을 만들고 싶다. 패스트푸드에서 음식을 드시는 것보다 야구장에서 고급 레스토랑처럼 대접받고 잘 먹고 잘 보고 나왔다는 느낌. 마케팅 쪽과도 협업해서 그런 느낌을 팬들이 받게끔 하고 싶다.

-단장을 하면서의 목표는.
지금 내가 목표를 삼는다고 생각하기에는 조금 이르다. 부족한 부분도 많이 봤고, 장점도 많이 봤다. 지금 그 얘기를 풀기는 어폐가 있다. 단 하루만에 '어떻게 하겠다' 보다는, 시즌 중간에 온 단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빨리 스며들어서 부족한 부분을 빨리 찾아내는 게 급선무일 것 같다. 자동차 회사이지 않나. 전기차를 잘 만든다. 차가 잘 갈 수 있게 좋은 배터리가 되는 게 가장 좋은 역할일 것 같다.

사진=KIA 타이거즈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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