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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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계' 티켓값에도 외화는 '방긋'…한국 영화에 봄날은 오나 [엑's 이슈]

기사입력 2023.03.24 20:10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극장가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영화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지난 23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은 6만 6000여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220만명을 돌파했고, 아직까지도 별다른 경쟁작이 보이지 않고 있어 박스오피스 1위를 3월 내내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8900여명의 관객을 추가하면서 419만 관객을 돌파, 42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게다가 400만 돌파를 기념해 아이맥스(IMAX) 상영도 예정된데다, 성우와 주제가를 부른 10-FEET의 내한까지 예고해 흥행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귀멸의 칼날'도 초반의 추세에 비해서는 주춤하지만 이미 50만 관객을 돌파한 상황.

이렇듯 일본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외화의 흥행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한국 영화의 부진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개봉한 박성광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 '웅남이'는 2만 3000여명의 관객을 추가하며 2위 자리를 지켰으나, 작품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고 있어 순위를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그나마 '소울메이트'는 배정받은 스크린 수가 500여개로 적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6000여명의 관객을 추가하면서 누적 관객 14만 7000여명을 돌파한 상태다.

한국영화의 부진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올빼미' 이후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은 '교섭', '대외비'가 전부였을 정도로 약 4개월 가량 외화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12월~1월을 제외하면 대표적인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렇게까지 한국영화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실로 오랜만의 일.

가장 큰 요인으로는 극장들의 티켓 인상이 꼽힌다. 티켓 가격이 팬데믹 이전보다 약 3000원 가량 뛰는 바람에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는 것에 대해 관객들이 더욱 심사숙고하게 된 것. 게다가 비슷하거나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의 OTT를 구독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극장 방문을 꺼리게 만든 원인이 됐다.



더욱 큰 문제는 한국영화들의 트렌드가 현 시점에선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한국 영화들은 대부분 극장 개봉을 위해 차일피일 개봉을 미뤄왔는데, 이 때문에 최소 2~3년 전에 찍었던 작품들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트렌드에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게 된 것.

때문에 극장 개봉을 빠르게 포기하고 OTT 공개로 방향을 돌린 '승리호', '콜' 등의 작품들은 준수한 평가도 받았을 뿐더러 해외 시청자들까지 확보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반면, 극장에 뒤늦게 걸린 작품들은 대부분 좋지 않은 평을 받으면서 쓴맛을 봐야 했다.

최민식은 최근 '카지노' 종영 후 인터뷰에서 "극장 문화는 없어지면 안 된다. 박물관에 들어갈 공간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희로애락을 느끼는 곳인데, 극장이 소멸되는 걸 원치 않는다. 크든 작든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나름대로 비즈니스적에서도 연구해야 하지만 만드는 사람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보게끔 하는 게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해 천만 영화로 등극한 '범죄도시2'를 비롯해 시리즈물의 강세를 알린 '공조2'와 '한산: 용의 출현', 그리고 '올빼미', '헌트' 등은 관객들에게도 좋은 평을 받으면서 흥행에 성공한 케이스였다. 하지만 많은 기대를 모았던 '외계+인 1부'나 '비상선언' 등의 작품은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에 비해 좋지 못한 평가를 받으면서 외면당했다.

이러한 현상들이 겹치면서 관객들은 티켓값을 내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극장가는 티켓값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건 한국 영화다. 외화와 달리 한국 영화는 제작사나 배급사 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

현재 장항준 감독의 복귀작 '리바운드'나 박서준, 아이유(이지은)의 조합으로 이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드림'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한국영화 잔혹사를 끝낼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지만 이 두 작품마저 관객들의 '표심'을 잡는데 실패한다면, 현재 개봉을 앞둔 '분노의 질주' 신작부터 '인디아나 존스5', '플래시', '존 윅 4', '가오갤3' 등 외화들이 계속해서 박스오피스를 점령할 가능성이 높다.

과연 4월에도 한국 영화의 잔혹사가 이어질 것인지,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극장가는 어떠한 결정을 내릴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 NEW, CJ CGV,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디스테이션, (주)바른손이앤에이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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