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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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만만히 본 적 없는 '감독' 박성광의 정면승부 [엑's 이슈]

기사입력 2023.03.21 19:3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개그맨 박성광이 상업 영화 첫 연출작 '웅남이'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의 다양한 관심 속에서 '감독' 박성광은 온전히 영화로 평가받을 시간을 담담하게 기다리고 있다.

22일 개봉하는 '웅남이'는 개그맨으로 활약중인 박성광의 첫번째 상업 영화다. 

단군 신화를 모티브로 한 '웅남이'는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쌍둥이 곰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웅남이(박성웅 분)가 국제 범죄 조직에 대항해 공조 수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우 박성웅과 이이경, 최민수, 염혜란 등이 합세하며 힘을 보탰다.

'웅남이' 개봉 소식이 알려진 후부터 일각에서는 개그맨인 박성광이 상업 영화 연출에 나서는 것에 대한 편견 섞인 혹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평론가가 '웅남이'에 대해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라는 평을 남기며 온라인 상에서 갑론을박을 낳았고, 누리꾼들은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가 아닌 개그맨 출신이 연출을 했다는 이유로 비난해서는 안된다'며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는 중이다.

상업 영화 연출의 무게감을 박성광이 모를 리 없고, 영화계를 만만히 본 적은 더더욱 없다.

개그맨이라는 직업으로 15년 넘게 활동하고 있지만 대학(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서 일찍이 영화예술학을 전공하며 연출을 공부해왔고, 2007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박성광은 최근 진행한 '웅남이' 인터뷰를 통해 "꼭 무대에서 연기를 해서 웃음을 드릴 수 있다는 것 뿐만이 아니라, 영화로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개그맨과 영화감독 도전의 방향에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신인일 때 '왜 개그맨이 됐냐'고 물어보면, 즐거움을 주는 것이 너무 좋아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해왔다. 가끔 영화감독을 한다는 말에 (영화 쪽) 정통이 아니니 영화가 가볍지 않겠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셨고, ''영구와 땡칠이' 같은 영화 만드는 거지?'라고 하시는 분도 있었다. 어린 시절 '영구와 땡칠이', '우뢰매'를 보면서 개그맨의 꿈을 키웠는데, 그 자체가 선입견이고 편견 아닐까 싶었다"고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성광은 개그맨으로 한창 바삐 활동하던 당시에도 단편 영화 '욕'(2011), '슬프지 않아서 슬픈'(2017) 등을 선보이면서 연출 활동의 끈을 놓지 않았다. '슬프지 않아서 슬픈'으로는 제11회 세계서울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제2회 한중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의 존재감을 인정 받기도 했다.

일찍이 개그맨 출신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편견을 인지하고 받아들여 온 박성광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을 마주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며 "영화에 대해 얼마만큼 연구하고 알고 있는지, 시험하고 테스트해보려고 하는 것이 느껴졌다. 영화 작업을 진행하다가 몇 번 엎어진 적도 있다. 개그맨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철회하는 경우도 많더라. 숨겨야 하나도 생각했지만, 제가 자부심을 갖고 있는 개그맨이라는 직업인데 부딪쳐야겠다 싶었다"며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박성광이 택한 방법은 정면승부였다. 회식 자리를 통해 "저 잘 모릅니다. 부족합니다. 잘 만들고 싶고, 저의 영화이지만 여러분의 영화이기도 하니 한 팀이 돼주십시오"라고 부탁했고, 선입견을 갖고 있던 '영화계' 스태프들도 박성광의 뜻에 동참했다. 박성광 역시 부족함을 인정하고 들어간 순간부터 조금씩 상황들이 풀리기 시작했다며 당시를 돌아본 바 있다.

언론시사회 당시 최민수도 "작품이 하나 만들어지는 것이, 단순한 친분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작품을 대하는 본능이라는 것은 연출자나 배우에게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할 상황일수도 있다. 자기를 대표하는 작품을 만나야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며 친분이나 호기심 때문이 아닌 작품 자체를 보고 '웅남이'를 선택한 배경을 덧붙이기도 했다.

편견도, 선입견도 꿋꿋이 감내하고 있는 박성광이 지금 이 순간 가장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대중의 객관적인 평가다. 



"상업 영화이고, 대중예술이니까 대중에게 어떻게 보일지가 지금 저의 가장 큰 고민이다"라고 속내를 전했던 박성광은 "앞서 인플루언서 분들을 모시고 시사회를 했을 때도 호불호가 갈리는 반응을 확인했다. 모든 분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은 맞으니, 너무 큰 욕심 내지 말고 대중이 갖고 있을 편견에도 부딪혀보고, 깨지자는 생각이다. 부딪쳐봐야 편견이라는 것도 깨지든지, 없어지든지 할 것 아닌가"라며 작품에 대한 대중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일찍이 밝혀왔다.

개그맨이라는 직업 등 모든 선입견을 떠나, '웅남이'라는 작품에 이어질 평가들은 '감독'의 왕관을 쓴 박성광이 오롯이 견뎌내야 할 무게이기도 하다. 개봉을 하루 앞둔 '웅남이'는 21일 오후(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15.2%의 실시간 예매율로 22일 개봉 예정작 중 가장 높은 예매율을 기록 중이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CJ CGV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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