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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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히어라 "19금 아쉽지만…매번 시대는 변한다"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3.03.18 15:5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김히어라가 '더 글로리' 결말과 작품이 주는 메시지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 출연한 배우 김히어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지난 10일 화제가 된 파트1에 이어 파트2 전편이 공개됐다. 

김히어라는 문동은(송혜교 분)에 학교폭력을 가해한 인물 중 하나이자 마약에 중독된 화가 이사라를 연기했다. 그는 통통 튀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말투와 느린 말투, 마약에 망가지는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며 인기를 끌었다. 

김히어라는 자신에 대해 "이사라와 비슷한 점은 약간 평소에 늘어져 있다는 것, 장난기가 많다는 점이다. 저는 좀 밝다. 에너제틱하고 긍정적인 편이다"며 자신을 소개했고 "이사라와 다른 점은 의존도가 많이 없다는 것이다. 저는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에너지가 좀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만이 표현할 수 있던 '이사라', 김히어라는 기억에 남는 반응으로 '오은영 선생님도 포기한 금쪽이'라는 제목을 선택했다. 극 중 마약 혐의가 발각된 이사라가 자신의 부모 앞에서 마약이 합법인 나라에 보내달라며 바닥을 구르며 악을 쓰고 떼를 쓰는 장면이 큰 화제가 됐다.

김히어라는 "지인들이 웃긴 걸 보내주는데 그걸 보고 너무 웃겼다. 오은영 선생님도 혀를 찰 것 같다더라"며 "사실 그 장면에 지문이 많지는 않았는데 '마치 엑소시스트 같다'는 지문이 있었다. 
그래서 제가 몸도 뒤집고 이상하게 하려고 했다"며 의외의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사탄처럼 보이려고 했는데 귀엽게 봐 줘서 놀랐다는 그. 그는 이사라가 마약 전과 후 차이만으로도 굉장히 표현할 게 많았다며 메시지를 주기 위해 마약으로 표현하는 걸 줄였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사라를 갈수록 짙어지는 다크서클과 함께 나중에는 대화가 안 되고 누군가를 정확히 보지 않는 아이, 사회성이 굉장히 결여된 아이를 표현하려고 했다"며 마약으로 망가져 후반에는 당하기만 하는 서사를 만드려고 했다고 밝혔다. 

박연진과 최혜정을 파멸케하던 이사라. 그는 '최종 빌런', '진정한 사이코'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잃을 게 없는 애가 더 무섭지 않냐는 김히어라는 이사라가 다른 애들과는 다르게 죽음도 명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해석했다며 "살기 위해 사는 애다. 다른 것 보다 경찰서에 갇혀 자유를 뺏긴 것에 화가나는 아이다. 다 까발려져서 잃을 게 없으니 더 무섭지 않냐"며 이사라가 무섭다는 반응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했다. 

'더 글로리'는 각 가해자들이 각자의 죗값대로 다른 결말을 맞이한다. 죽음을 맞이한 인물도 있는 반면, 마약과 학교폭력을 저지른 이사라는 감옥에 갇힌다. 이에 대해 김히어라는 만족했을까.



김히어라는 이에 대해 "누군가는 아쉽고 약하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가해자들이 전재준처럼 한 방이 있어야 시원하지 않나 싶은게 있지만, 이런 게 더 현실적이기도 하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제가 사라라서 그런지 이 친구가 나와서 스스로 혼자 감당해야 할 것들이 너무 힘들 것 같다고 느꼈다"며 "모든 걸 다 잃었을 때 얘네가 이걸 감당하는 게 얼마나 힘들까 싶다. 사회적으로 동은이 보내는 시선을 받으며 살아갈텐데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이게 오히려 지옥이다"라며 "'사는 동안 지옥일거야'라는 문동은의 말에 맞게 이어진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잔혹한 폭력을 저질렀던 이사라, 그를 연기한 김히어라는 그를 이해하며 연기를 했을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 '더 글로리'를 촬영하고 시청하며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김히어라는 "감독님도 그렇고 저희가 첫 번째로 약속한 게 너무 인물에 빠져서 이해하려고 하지 말자는 부분이었다"며 "이 연기를 위해 막 생각하거나 하지 않고 사라라는 가해자로서는 주어진대로 열심히 했다. 아역들도 열심히 해 줬다"고 이야기했다. 

학창 시절, 김히어라는 자칭 '강자에게 강한' 스타일이라 힘들게 살았던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선생님께도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바로 이야기할 수 있는 패기있던 아이라고. 



하지만 그는 '더 글로리'를 보며 무지했던  부분도 많았음을 느꼈다고 한다. 김히어라는 "학폭 뿐 아니라 다양한 폭력들이 나온다. 가정폭력부터 내 딸이라서 사랑한다면서 나쁜 방식으로 연진을 감싸는 어머니도 나오고 소외계층도 나오고 선생의 폭력도 나오지 않냐"며 여러 폭력이 나옴에 따라 과거 이야기들이 이 미래와 현재의 아이들에게 용기를 줄 것 같다고 진지하게 전했다.

김히어라는 "'더 글로리'를 통해 내 아이가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내 제자들이 그랬을 때 옛날처럼 선택을 못 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작품 전후로 달라진 생각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초등학생 조카 이야기를 하며 '같은 반 아이'와 '친구'를 구별하던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은 같은 반이면 다 친구로 지냈던 시대에 살았다는 김히어라는 "얘네가 어쩌면 나보다 성숙하게 폭력 등에 대한 문제를 직면할 수 있겠다고 느껴지더라. 기대가 된다"고 변화한 세상을 언급했다.

김히어라는 '더 글로리'를 통해 많은 부모와 선생이 자신의 행위가 아들에게 원인이 제공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19세라 좀 아쉽긴 한데 어른들이 본다면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매번 시대는 바뀌고, 과거에는 폭력이 잘못되지 않은 시대도 있지 않았냐. 저희도 발전하면서 여기에 온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 넷플릭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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