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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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 유, 인정하되 겁먹지 마라" 한일전만 8번 뛴 고제트의 당부 [WBC]

기사입력 2023.03.10 13: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고영민 두산 베어스 코치는 현역 시절 국가대표 2루수로 굵직한 국제대회를 모두 뛰어봤다. 2007년 12월 아시아야구선수권을 시작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까지 한국 야구 영광의 순간에는 고 코치가 있었다.

고 코치가 가장 긴장됐던 순간은 프로 데뷔 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2007 아시아 야구선수권이다. 당시 베이징 올림픽 예선을 겸해 치러진 이 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에 3-4로 석패했다.

고 코치는 일본 선발 나루세 요시히사를 상대로 솔로 홈런과 안타를 기록, 2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불규칙 바운드 탓에 수비 실책 하나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첫 국제대회 출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2008 베이징 올림픽 본선, 2009 WBC까지 선수로 뛰었던 모든 국제대회에서 홈런을 쏘아 올렸다. 특유의 안정된 수비와 기민한 주루 플레이를 바탕으로 한국 야구 대표팀 핵심 선수로 인정받았다.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역시 WBC다.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극도의 긴장 속에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2009 WBC 2라운드가 열린 미국에서 샌디에이고 펫코파크,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까지 메이저리그 구장에서의 빅리거의 대우를 경험하고 즐겼다. 

고 코치는 "WBC 때 메이저리그 야구장에서 게임을 하면서 그라운드 상태가 너무 좋았던 게 지금도 기억난다. 이런 곳에서 실책을 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은 뒤 "미국에서 열린 2라운드부터는 모든 선수들이 빅리거 대우를 받았다.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할 때도 경찰들이 호위를 해줬고 교통신호도 꺼주더라. 짐도 다 옮겨주고 장비까지 꼼꼼히 정리해 줘서 선수는 경기에만 집중하면 됐다"고 돌아봤다.

고 코치의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기간 동안 한일전만 8차례 뛰어봤다. 다르빗슈 유, 이와쿠마 히사시, 마쓰자카 다이스케 등 일본 특급 투수들을 모두 상대해 본 건 야구 인생에서 큰 경험이자 자산이다.

고 코치는 의외로 한일전에서 크게 긴장했던 기억이 없다고 했다. 다르빗슈 유처럼 특급 에이스를 만나면 좋은 투수라는 걸 인식하고 타석에 들어가기 때문에 강력한 구위를 눈으로 확인하더라도 놀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절대 상대를 의식해 위축되는 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고 코치는 "WBC에서 일본 투수들을 상대할 때 긴장이 '1'도 안 됐다. 다르빗슈 유도 워낙 좋은 투수니까 좋은 공을 던진다는 생각을 하고 붙어서 그런지 크게 떨리지 않았다"며 "상대를 너무 과대한 존재로 보고 겁을 먹고 이걸 어떻게 치냐는 생각을 하기보다 그냥 좋은 투수니까 공이 좋겠지라고 마음먹고 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후배 선수들이 조금 더 책임감 있게 우리나라 야구를 빛낼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며 "2008, 2009년과 비교하면 야구 열기가 조금 많이 줄었는데 이번 WBC를 계기로 열풍이 다시 한 번 확 올라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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