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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팀 분석①] AC 밀란, 10년간 이어온 '중원의 해체'

기사입력 2011.05.22 23:48 / 기사수정 2011.05.22 23:48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AC 밀란이 7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 A를 제패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밀란을 지탱했던 중앙 미드필더진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벤투스로 둥지를 옮기는 안드레아 피를로를 비롯해 젠나로 가투소와 클라렌세 세도르프도 다른 클럽으로 이적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밀란은 각각 두 번의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우승과 스쿠데토 획득에 성공했다. 특히 2006/07시즌 챔스 우승까지 그들은 단단한 미드필더를 토대로 유럽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밀란은 미드필더진에 약간의 변화를 줬고 이를 바탕으로 리그 최강자로 등극할 수 있었다.


[그림 1= 안첼로티 체제의 밀란 미드필더: 피를로를 포백 위에 두면서 가투소가 수비적 역할을 분담. 상황에 따라 세도르프가 내려와 공을 배급하는 형태를 보임]

카를로 안첼로티 전 감독은 피를로를 '레지스타',  즉 포백 바로 위에서 공격을 조율하는 임무를 부여했다. 본래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인 피를로는 상대 압박에 능수능란하게 대처할 수 있었고 정확한 패스를 통해 공격의 물꼬를 터는 데 주력했다. 여기에 수비적인 가투소가 상황에 따라 피를로를 적절히 돕거나 상대가 전진하는 것을 차단하며 중원을 형성할 수 있었다. 나아가 세도르프를 통해 피를로가 미처 전방으로 연결하지 못한 공을 배급하도록 도모했다.


[그림 2= 알레그리의 체제의 밀란 미드필더: 전투적이고 수비적인 판 봄멀의 가세로 약간의 변화가 생김. 기존과 비교해 세도르프와 가투소의 체력 저하가 특징. 투박한 보아텡이 미드필더 꼭지점에서 중원을 누비는 형태를 보임]

하지만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의 밀란은 차이가 있다. 바로 피를로의 역할이 감소된 점이다. 피를로를 대신해 바이에른 뮌헨에서 데려온 마크 판 봄멀을 포백 위에 두었고 가투소와 세도르프에게는 기존의 역할을 지시했다. 이전과 비교해 상대의 압박에 약해진 피를로를 좀 더 올리면서 수비적이고 전투적인 판 봄멀을 배치해 상대와의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했다.

여기서 문제는 세도르프와 가투소의 나이였다. 특히 세도르프는 전성기와 비교해 눈에 띄게 활동량이 줄었다. 그는 체력 보충이라는 전제하에 감독이 원하는 방향으로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가투소 역시 시즌 중반을 기점으로 갱생에 성공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세대교체를 원하는 밀란과 부합하지 않는다.

자연스레 두 선수의 이적설이 모락모락 피어나오고 있다. 피를로가 이미 유벤투스로 둥지를 옮긴 가운데 가투소와 세도르프는 각각 러시아의 안지와 복수의 브라질 클럽으로부터 오퍼를 받은 상황이다. 만일 두 선수가 모두 떠난다면 밀란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수준급 미드필더 두 명을 반드시 영입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아드리아노 갈리아니 AC 밀란 부회장은 "해외에서 뛰고 있는 수준급 미드필더(캄피오네, 이탈리아어로 챔피언을 의미)를 보강할 것"이라 전했다. 현재 정황만 고려했을 때 아스널의 세스크 파브레가스, 첼시의 마이클 에시엔 그리고 브라질 산투스의 파울루 엔히크 간수가 유력한 후보다. 다만 간수는 중앙 미드필더보다는 케빈 프린스 보아텡이 뛰었던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밀란의 이미지는 '노인정'이었다. 자연스레 밀란은 노장 선수들과의 재계약에 관대했고 그들의 노후를 보장하는 다소 프로답지 않은 끈끈한 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여름 밀란은 팀을 대표했던 노장들과의 이별을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다음 시즌 파이낸셜 페어플레이(FFP)의 시행으로 말미암아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FFP가 시행될 경우 구단의 선수 영입 자금에는 한계가 생기기 때문. 이제는 전설 속에나 남을 법한 밀란 미드필더진의 해체가 아쉽지만 다음 시즌 어떤 방식으로 리빌딩을 단행해 새로운 진용을 들고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리그 우승에 성공한 밀란 ⓒ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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