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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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의 '포스트 이수만' 오랜 고민"…'하이브' 선택 이유 [전문]

기사입력 2023.03.04 06:00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총괄 프로듀서가 하이브와 손 잡은 이유를 직접 밝혔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인용 결정이 지난 3일 오후 전해졌다. 이후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SM 가족과 SM을 사랑하는 분들께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SM은 나에게 도전이었고, 행복이었고, 축복이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에서 이수만은 "평생을 대중과 함께 살았다. 가수로서, MC로서 과분한 사랑 받았고 프로듀서가 된 후 배출한 가수들이 또 대중으로부터 큰 사랑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SM을 둘러싸고 일어난 많은 이들에 송구한 마음이 더 크다"고 운을 뗀 이수만은 "1989년 SM 기획을 세울 때 저는 청춘이자 스타트업이었다. 노래가 좋아서 가수에게 필요한 시스템을 현장에서 고민했다. 음악산업의 서구 모델을 연구해 SM 회사 구조를 세웠다. SM과 함께 JYP, YG 그리고 하이브 등 K팝이 세계에서 이룬 업적은 대한민국의 기적이자 축복이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수만은 "SM의 '포스트 이수만'이 제 오랜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SM을 제 자식이나 친인척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번창시킬 수 있는 업계의 '베스트'에게 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SM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고,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그 사람들이 맡아야 한다고도 말했다"고 밝혔다. 

그가 생각하는 '베스트'란 프로듀싱이라 했다. 지난 2년 여 간 '베스트'를 찾았다는 이수만은 하이브를 '더 베스트'라 꼽으며 "SM과는 경쟁 관계였지만 BTS의 성공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랑"이라 치켜세웠다. 

이수만은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저와 같은 음악 프로듀서로서 배고픈 시절을 겪어본 사람이다. 그 또한 저처럼 음악에 미쳐 살았고, BTS라는 대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그가 저와 같은 애정으로 아티스트들을 대한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하이브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끝으로 이수만은 SM 임직원들을 향해 "여러분과 함께했던 날들에 후회가 없다"고 전했고, 아티스트들에게는 "손끝, 발끝까지 온 에너지를 쏟아 무대 집중 퍼포먼스를 해내는 당신들이 오히려 제 선생님이었다. 존경하고 대견하고 고맙다"고 인사를 남겼다. 



다음은 이수만 글 전문.

"SM은 나에게 도전이었고, 행복이었고, 축복이었다."

사랑하는 SM 가족 여러분, 그리고 SM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1970년대 더벅머리 발라드 가수가 된 이래 저는 평생을 대중과 함께 살았습니다. 가수로서, MC로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프로듀서가 된 후 배출한 가수들이 또 대중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최근에 SM을 둘러싸고 일어난 많은 일들에 송구한 마음은 그래서 더 큽니다.

1989년 SM 기획을 세울 때 저는 청춘이자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노래가 좋아서 가수에게 필요한 시스템을 현장에서 고민했습니다. 음악산업의 서구 모델을 연구하여 SM의 회사구조를 세웠습니다. 한국형 팝, 아이돌의 세계는 선진국형 비즈니스 모델에 한국형 인재 육성 모델을 조합하여 이룬 것입니다. SM과 함께 JYP, YG, 그리고 하이브 등 케이팝이 세계에서 이룬 업적은 대한민국의 기적이자 축복입니다.

그사이, 어느덧, 현진영에서부터 H.O.T.,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NCT와 에스파에 이르기까지 그 세월만큼 저의 청춘도 흘러갔습니다.

SM의 '포스트 이수만'은 제 오래된 고민이었습니다. 엔터테인먼트는 창의의 세상입니다. 저는 SM을 제 자식이나 친인척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번창시킬 수 있는 이 업계의 '베스트'에게 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SM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고,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그 사람들이 맡아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제게 '베스트'란 프로듀싱입니다. 프로듀싱은 스타가 탄생하는 순간까지 수 없는 실패를 견디며 낮 밤을 가리지 않는 창의와 열정의 세계입니다. 팬들의 가슴 속으로 달려 들어가 그들의 떼창, 눈물, 감동, 그리고 희망을 만들어내는 스타의 무대 뒤에는 그 스타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프로듀서들의 세계가 있습니다. 대중이 없으면 스타가 없고, 스타가 없으면 프로듀서가 없고, 프로듀서가 없으면 음악 산업은 성공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역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년여는 SM에게 가장 적합한 '베스트'를 찾는 시간이었습니다. 한편 현 경영진에게는 이수만이 없는 SM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재촉했습니다. 저는 이미 SM의 무대에서 내려갈 결심을 했으니까요. 하이브, 카카오를 비롯해 펀드, 대기업, 해외 글로벌 회사 등이 SM을 원했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제게 '더 베스트'는 하이브였습니다. SM과는 경쟁 관계였지만, BTS의 성공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랑입니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저와 같은 음악 프로듀서로서 배고픈 시절을 겪어 본 사람입니다. 가수 지망생들과 분식으로 식사를 때우며 연습실에 파묻혀 있었던 사람, 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산지사방으로 돌아다녀 본 경험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 또한 저처럼 음악에 미쳐 살았고, BTS 라는 대기록을 세운 인물입니다. 저는 그가 저와 같은 애정으로 아티스트들을 대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신, 제 선택의 이유는 그것이었습니다.
 
SM 맹장으로서의 인생 일막을 마치고, 이제 저는 이막으로 넘어갑니다. 저의 넥스트는 테크놀로지와 문화가 만나는 곳입니다. 그곳을 향해 저는 저벅저벅 걸어갑니다.

SM 가족들뿐만 아니라 현 경영진에게 말합니다.
여러분과 함께했던 날들에 저는 후회가 없습니다.
SM은 제게 도전이었고, 행복이었고, 축복이었습니다.

저와 함께했던 아티스트들에게도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꿈 가득한 그대들을 만나 고진감래의 시간 속에 함께 울고 웃으며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손끝, 발끝까지 온 에너지를 쏟아 무대 집중 퍼포먼스를 해내는 당신들이 오히려 제 선생님이었습니다. 존경하고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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