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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음악"…'베토벤' 불멸의 여인에게 보내는 한 통의 편지 [종합]

기사입력 2023.01.19 17:30 / 기사수정 2023.01.19 17:30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거장의 음악이 한 편의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이하 '베토벤')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은태, 카이,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 이해준, 김진욱, 박시원, 김성민, 전민지, 최지혜, 이정수가 참석했다. 

'베토벤'은 온 세상을 음악으로 구원했으나 정작 자신에게는 단 한순간의 평범한 행복도 허락받지 못했던 베토벤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아낸 뮤지컬이다. 

화려한 삶을 즐기는 세기의 음악가가 아닌 콤플렉스와 절망으로 점철된 굴곡진 삶을 살았던 외롭고 상처받은 영혼의 소유자 베토벤이 그의 인생에 유일한 구원이었던 운명의 사랑, 안토니(토니) 브렌타노를 만난 후의 서사를 중점적으로 담아냈다. 작품은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 한 인물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모든 것이 변화되는 동시에 위기와 고뇌의 순간을 극복하는 순간을 세세히 담아냄으로써 시대를 초월하는 신성한 의무와 구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베토벤'은 베토벤의 일생 중 1810년부터 1812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청력 상실이라는 절망적인 상황과 불멸의 여인을 만난 환희의 순간이다. 

이단비 대본 수퍼바이저는 "뮤지컬 '베토벤'의 구상은 한 통의 편지에서 출발했다. 베토벤이 사망하고 유품 중에 발송되지 않은 편지가 있었다. 대상은 불멸의 여인이라고만 돼 있었다.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대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역사적인 사료를 찾지 않을 수는 없었다. 후대의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그 편지는 아마도 지금의 체코에서 작성됐다고 한다. 당시 안토니 브렌타노라는 인물이 있었다. 불멸의 여인에 여러 후보가 있었지만 그 시기에 두 사람의 만남이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토벤의) 일생을 담을 수 있지만 뮤지컬의 특성상 대부분은 가장 극적인 순간에 집중해서 그 안에서 파생된 감정들을 관객들과 공유한다. 그러다 보니 일생을 담은 서사보다 감정의 수직과 상승이 극명하게 나타날 수 있는 시기를 고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청력 상실이라는 절망적인 상황 불멸의 여인이라는 환희의 순간이 뮤지컬 '베토벤'의 작품의 배경을 이루게 됐다"고 밝혔다. 



'베토벤'에는 극중 베토벤이 피트에 내려가 실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관객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 해당 장면에 대해 김문정 음악감독은 "초반 제작 단계부터 피트 노출을 많이 시키려는 연출자의 의도가 있었다. 피트 높이도 다른 작품 보다 올라와 있어서 연주자들이 노출됐다. 하나는 연출적인 의도가 있었고 다른 하나는 음악가인 베토벤의 직업성을 드러내고자 피트 아래로 내려가서 연주자들의 지휘를 하고 있다. 당시 연주자들이 가발과 정장을 입었던 장면을 시연하는 장면은 그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이 되고 있다. 이 장면들이 많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베토벤이 지휘하는 프라하의 오케스트라에 많은 박수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문성우 안무감독은 기존 기악곡에 안무를 구상한 '베토벤'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음악이 제일 중요해 음악에 많이 집중했다"며 "혼령이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베토벤과 상관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고민했다. 이들은 베토벤의 내면이나 감정의 도구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하관계도 아닌 따지고 보면 신이다. 그래서 혼령들이 베토벤이 악성(樂聖)이 되는 과정에서 그의 뮤즈가 되는 과정을 표현해 봤다. 최대한 음악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박은태, 박효신, 카이가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유명한 독립 예술가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을 맡았다. 이 자리에는 박효신을 제외한 박은태, 카이가 참석했다. 

뮤지컬 '모차르트!'를 통해 모차르트를 연기했던 박은태는 이번엔 베토벤 역할을 맡았다. 그는 "(어쩌다 보니) 음악가 전문 배우가 됐다"며 "작가인 미하엘 쿤체 씨가 말하길, 모차르트는 나무 뒤에 숨어서 상황이나 변화를 재미나게 바라보는 인물이라면 베토벤은 변화 안에 뛰어들어서 싸우고 부딪히고 아파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모차르트는 이상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살았던 것에 비해 베토벤은 고뇌하고 연민을 더 느끼게 했던 인물이다. 그 차이점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클래식에 조예가 깊다는 카이는 "고작 베토벤의 음악을 조금 더 많이 들어봤다고 남들에 비해서 대단한 베이스가 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오랫동안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고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가 음악사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며 "몰랐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베토벤과 사랑에 빠진 우아하고 매력 넘치는 여인 안토니 브렌타노 역은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가 연기한다. 

무대에 올랐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숙제가 있다는 조정은은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이야기지만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이 까다롭기도 하고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베토벤과 안토니에게 무엇이 자신들의 삶을 내던질 만큼 서로를 강렬하게 끌었을까 궁금함이 크다. 또 제 개인적인 궁금증을 넘어서서 관객들에게 어떻게 공감을 갖게 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의 사랑이 남녀 간의 사랑에 국한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옥주현은 "유명한 그림 전시회를 보러 가면 작품들이 시기별로 누군가에 영감을 받고, 특정 시기를 넘어가면 다른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궁금증이 커졌다. 위대한 예술가에게 영감을 남기고 그 영감으로 위대한 걸작을 남긴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롭더라. 그런 점에서 안토니는 베토벤에게 무엇으로 마음을 열게 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윤공주는 "창작 초연이다 보니 만들어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만큼 재밌었다. 정답은 없고 지금도 풀어가고 지금도 해결해야 하는 숙제들이 있는 것 같다. 베토벤과 토니와의 사랑, 남녀 간 이상의 사랑이 있기에 이 작품이 올려진 것 같고 그 사랑을 관객들에게 공감하게 표현하게 어떻게 표현할지 계속 노력하고 있다. 우선 텍스트와 음악 등 길 메머트 연출이 표현하고 싶은 방향을 전적으로 믿고 있기에 최대한 배우로서 연기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가인 형을 헌신적으로 돕는 베토벤의 동생 카스파는 이해준, 김진욱, 윤소호가 분했다. 

이해준은 "카스파와 루드비히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루드비히가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행동을 하는 반면 카스파는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다. 사랑의 힘을 가진 캐릭터이고 그런 점을 루드비히에게 깨닫게 해주는 가장 큰 인물이라고 봤다. 그 두 인물이 대비되는 모습을 요한나와의 사랑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밝혔다. 

김진욱은 "베토벤이라는 인물을 위인전에서만 봤는데 작품 속에서나마 위대한 분을 형으로 둘 수 있어서 영광이다. 긴 시간 동안 공연을 준비하면서 위대한 사랑과 힘을 저 역시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저희가 느낀 감정들을 관객들이 극장에 놀러 오셔서 같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베토벤'은 유럽 뮤지컬의 전설 극작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를 비롯한 월드 클래스의 창작진이 제작사 EMK와 함께 7년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발전을 거듭해 완성도를 높였다. 오는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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