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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박은빈, 대상 주상→'재벌집' 이성민, 연기 살살하상 [엑's 초이스①]

기사입력 2022.12.24 12:10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끝을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에서는 연말의 아쉬움을 달래고, 다가오는 2023년을 맞이하며 가요·방송(지상파, 케이블·종편)·영화 부문을 나눈 자체 시상식을 열어봤다. 올 한 해 각 분야에서 잊지 못할 활약을 펼친 이들과 순간들을 다시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한 해가 어떻게 갔는지 몰랐는데, 드라마 제목을 쭉 나열하다 보니 2022년이 계절로 나뉘어 떠오른다. 올해 나의 인삿말은 '요즘 드라마 뭐 보세요?' 혹은 '이거 왜 안 보세요?'였다.

tvN의 활약은 압도적이었다. tvN은 '고스트 닥터', '스물다섯 스물하나', '킬힐', '군검사 도베르만', 'O'PENing' 시리즈, '살인자의 쇼핑목록', '별똥별', '우리들의 블루스', '이브',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 '환혼',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아다마스', '작은 아씨들', '멘탈코치 제갈길', '블라인드', '월수금화목토', '슈룹',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JTBC 또한 '서른, 아홉',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그린마더스클럽', '나의 해방일지', '불행을 사는 여자', '클리닝 업', '인사이더', '모범형사2',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 등 신선한 스토리의 드라마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OCN은 '우월한 하루'를, TV조선은 '엉클 스페셜', '결혼작사 이혼작곡3', '마녀는 살아있다', MBN은 '스폰서', '더 드라이버'로 시청자를 만났다.

주목할 만한 것은 신생 채널 ENA의 약진이었다. ENA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대중에게 이름을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이후에도 정일우, 권유리의 '굿잡', 장삐쭈 원작의 밀리터리 드라마 '신병', 이다희, 최시원의 '얼어죽을 연애 따위', 박성웅, 채종협, 서은수의 '사장님을 잠금해제'로 기세를 이어갔다.

드라마를 동시에 보느라 새벽이 되기 일쑤였지만 그만큼 재밌는 작품이 많은 한 해였다. 2022년을 꽉 채워준 드라마들을 떠올리며 [엑's 초이스] 케이블·종합편성채널 드라마 부문을 선정했다.



▲ 기억조작상 : '스물다섯 스물하나'


2022년의 봄은 아무래도 '스물다섯 스물하나'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1998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김태리는 국가대표 펜싱 선수 나희도 역으로 출연해 청춘 서사 그려내며 '나희도 열풍'을 이끌었다.

펜싱이라는 독특한 소재, 따뜻한 연출, 시청자를 툭 건드리는 감정선, 김태리, 남주혁, 보나, 최현욱, 이주명의 연기 케미가 어우러져 빛을 발했다.

'찬란'이라는 단어를 드라마로 만들면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아닐까 싶다. 내 학창시절과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조작한 책임을 묻고 싶다.



▲ 비주얼 맛집상 : '기상청 사람들' 박민영·송강


박민영, 송강의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이하 '기상청 사람들') 시청률은 전국 7.3%, 수도권 8.3%를 기록하며 '기상청' 마니아들을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로맨스는 날씨로 표현됐다. 활짝 갠 날씨 같다가도 장마가 쏟아져내리기도 했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모았다. 특히 박민영, 송강의 비주얼은 방영 내내 화제였다.

박민영(진하경 역), 송강(이시우)은 '하슈커플'이라는 애칭으로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시선, 박민영과 송강의 비현실적인 비주얼이 만나 보는 재미를 더했다.



▲ 이런 라인업 또 없상 : '우리들의 블루스'


'우리들의 블루스'는 따뜻하고 생동감 넘치는 제주, 차고 거친 바다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각양각색 인생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 드라마. 짧은 호흡의 드라마들 가운데 '우리들의 블루스'는 20부작으로 충실히 주말을 이끌어갔다. 

노희경 작가, 그리고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김혜자, 고두심, 엄정화, 박지환, 최영준, 배현성, 노윤서, 정은혜 기소유라는 어마어마한 배우 라인업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런 기대에 걸맞게 배우 각각의 매력과 에피소드들이 돋보였다.

제주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이야기가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많은 이들의 인생드라마로 거듭난 '우리들의 블루스' 최종회는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 14.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 말이 참 많았상 : '이브'


'이브'는 13년의 설계, 인생을 걸고 펼치는 한 여자의 가장 강렬하고 치명적인 격정멜로 복수극이다.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던 서예지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브'는 첫 회부터 4회까지 연달아 19금 딱지를 달았다.

'이브'는 불륜, 노출 뿐 아니라 베드신, 살인, 극단적 선택 등 자극적인 소재와 설정으로 시청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또한 이 드라마에 빠질 수 없는 '탱고 신'은 극의 몰입을 깨기도 했다. 어느 드라마보다 말은 많았지만, 이에 굴하지 않는(?) 서예지, 박병은, 유선, 이상엽의 연기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 다 주고 싶상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택시 기사님마저 '우영우'가 얼마나 인기인지 열변을 토하셨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종영한지 반 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서 언급될 만큼 '우영우'는 2022년에 꼭 필요한 드라마였고, 그래서 더 반가운 작품이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ENA라는 신생 채널에서 론칭한 드라마다. 1회 0.9%였던 시청률은 껑충껑충 뛰어 최종회 17.5%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지상파도 아닌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신생 채널에서 말이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이야기다. 자폐스펙트럼에 대한 편견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 약자에 대해 다루며 깊은 울림을 줬다. 모든 에피소드, 배우가 주목을 받는 이례적인 현상. 그야말로 신드롬이었다.



▲ 대상 주상 : '우영우' 박은빈


'우영우'의 박은빈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방법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줬으면 좋겠다. '우영우'는 박은빈 스스로도 오랜 시간 고민할 만큼 어렵고, 부담이 되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박은빈은 이름 모를 신생 채널의 새 드라마를 '웰메이드 인생작'으로 만들어 시청자에게 선물했다. 손끝 하나, 눈동자까지 연기한 박은빈의 치열한 고민은 드라마에 고스란히 녹았고, 시청자들을 울리고 위로하고 또 미소짓게 했다.

'우영우'는 TV화제성 8주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울 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았다.

대상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줬으면 좋겠다. 누가 뭐래도 2022년은 '우영우', 그리고 박은빈의 해였다.



▲ 예상 그 이상 : '환혼'


'환혼'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다. '환혼2'에서는 죽음 끝에서 살아 돌아온 장욱(이재욱 분)과 3년 후 새롭게 펼쳐지는 술사들의 이야기들이 담겼다.

드라마가 시즌2까지 가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 '환혼'은 파트1 초반 중국풍 논란에도 휩싸였다. 그러나 역사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배경 설정, 판타지 요소로 시청자를 돌려세웠다.

'환혼' 파트1은 9.3%이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TV화제성 드라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환혼2'에서는 고윤정이 정소민 대신 등장하는 상황, 주인공 교체라는 이슈에도 '환혼'은 순항 중이다.



▲ 가슴 뛰는 조합상 : '그린마더스클럽'


'그린마더스클럽'은 초등 커뮤니티의 민낯과 동네 학부모들의 위험한 관계망을 그리는 드라마다.

이요원, 추자현, 김규리, 장혜진, 주민경이 출연했다. 다섯 배우의 숨 막히는 연기 티키타카, 시너지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자칫 뻔할 수 있는 스토리였으나 이들의 '모정'과 '우정'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 '그린마더스클럽'은 심리 싸움부터 전에 없던 워맨스를 그려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 추앙이 뭐길래상 : '나의 해방일지'


손석구라는 배우의 이름을 귀에 박히도록 들은 한 달이었다. '추앙하다'는 상반기의 유행어였다. 추앙이 뭐길래.

'나의 해방일지'는 견딜 수 없이 촌스런 삼 남매의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운 행복소생기로, 손석구, 이민기, 김지원, 이엘이 열연을 펼쳤다.

현재에서 벗어나고 싶은, 해방을 꿈꾸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리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전국 6.7%(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또 만났상 : '굿잡' 정일우·권유리, '링크' 여진구·문가영


'링크'는 18년 만에 찾아온 링크 현상으로, 한 남자가 낯선 여자의 온갖 감정을 느끼며 벌어지는 감정공유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여진구와 문가영은 '자명고' 이후 약 13년 만에 재회했다. 제작발표회에서 여진구는 "10점 만점에 100점"이라며 문가영과의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다. 아역으로 만났던 두 배우의 로맨스 케미가 눈길을 끌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후속작 '굿잡'은 재벌탐정과 초시력자 취준생, 특별한 능력을 가진 두 남녀가 펼치는 '히어로맨틱 수사극'이다.

정일우와 권유리는 지난해 종영한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에 이어 '굿잡'에서 다시 만났다. 로맨스 퓨전 수사극에 이어 히어로맨틱 수사극까지, 과거와 현대를 넘나들며 남다른 연기 호흡을 자랑했다.



▲ 박찬욱도 챙겨봤상 : '작은아씨들'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가 자매를 연기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세 배우가 또 만나줬으면 하는 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 '아가씨'의 정서경 작가가 집필했다.

세 자매가 각자의 성장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고, 전국 기준 최고 12.8%를 기록했다. 소름 돋는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 배틀, 반전 스토리, 드라마에 깔리는 음악 하나, 소품 하나까지도 완벽했다.

박찬욱 사단이라고 불리는 정서경 작가는 종영 후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찬욱 감독의 반응에 대해 "대본을 보여주고 그런 사이가 아니다. 그런데 중간에 대본을 보내달라고 하셔서 6부~8부 사이에 보내드렸는데, 예상과 달리 너무 재밌다고 하셨다. 바쁘신 와중에도 드라마를 챙겨보셨더라"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 열일했상 : 추자현


미친 존재감이었다. 추자현은 JTBC '그린마더스클럽'에서 호랑이 엄마 변춘희로 분했다. 이어 tvN '작은 아씨들', 넷플릭스 '수리남'에 출연해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더 반전은 '작은 아씨들', '수리남'이 특별출연이었다는 점이다. 추자현은 '작은 아씨들'에서 오인주(김고은 분)의 유일한 친구이자 직장 동료 진화영으로 분해 엄청난 반전을 선사했다.

'수리남'에서는 강인구(하정우)의 아내 박혜진 역으로 분했다. '그린마더스클럽'에서의 우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온데간데 없이 억척스럽고 생활력 강한 캐릭터를 그려내며 극을 탄탄하게 채웠다.



▲ 엄마 보고 싶어상 : '슈룹'


'슈룹'은 자식들을 위해 기품 따윈 버리고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김혜수의 얼굴이 담겨있는 포스터 하나 만으로 화제를 모았던 바.

아들을 왕으로 만들기 위한 '엄마'의 희생을 담은 드라마라 아쉬움은 있었으나 여성 캐릭터 중심의 서사, 역사적 배경과 사극이라는 한계 속에서 더 빛나는 주체적인 캐릭터, 김혜수와 김해숙의 연기 합 만으로 모든 설명을 끝냈다.

특히 남들과는 다른 성향을 가진 계성대군(유선호)과 김혜수의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슈룹'이라는 제목처럼, 비가 쏟아져도 기꺼이 우산을 내어주는 '엄마'가 생각나는 드라마였다.



▲ 트리오상


유난히 세 명의 주연 트리오 활약이 돋보였던 한 해였다. '킬힐'의 김하늘·이혜영, 김성령, '서른, 아홉'의 손예진·전미도·김지현, '살인자의 쇼핑목록'의 이광수·김설현·진희경, '조선 정신과 의사'의 김민재·김향기·김상경, '작은아씨들'의 김고은·남지현·박지후, '마녀는 살아있다'의 이유리·이민영·윤소이, '월수금화목토'의 박민영·고경표·김재영까지.

특히 여성 배우 3인의 조합은 더 이상 뻔하지 않은, 믿고 보는 조합이 됐다. 진한 우정, 치열한 경쟁, 연대, 성장, 워맨스 등 다채로운 소재와 스토리라인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체면 세웠상 : '재벌집 막내아들'


시청률로는 미진했던 JTBC 드라마의 체면을 제대로 세웠다. 금, 토, 일요일 주 3회 방송이라는 파격적인 편성을 시청자들이 오히려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가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송중기)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회귀물이다. 산경 작가의 동명 웹소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팬층은 원래도 탄탄했으나,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이야.

첫 회 6.1%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3회 만에 10%를 넘었다. 최근 방송된 13회 시청률은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 22.5%를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부부의 세계' 28.371%, 'SKY 캐슬' 23.779%을 깨고, '재벌집 막내아들'이 JTBC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차지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모아진다.



▲ 연기 살살하상 : 이성민


애초에 기대감을 자아냈던 건 송중기, 신현빈의 로맨스였다. 그러나 회차를 거듭할수록 그것은 뒷전이고 이성민의 연기력이 주목받고 있다. 꼬장꼬장한 경상도 할아버지 그 자체다. 우리 할머니가 나를 혼내셨을 때의 딱 그 톤이다.

특히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꼭 닮은 손자에게 유언을 남기며 허허 웃는 장면에서는, 극중 진도준(송중기)처럼 얼굴을 묻고 울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서 튀어나온 듯한 이성민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연기 좀 살살하라"면서도 '열광'하고 있다. 이성민이 없는 '재벌집'이라니. 왜 이렇게 빨리 죽였냐고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사진=ENA, JTBC, tvN, ENA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 DB, tvN 방송화면, JTBC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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