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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 돌아온 '트루웨스트'…오만석 연출 "가볍고도 무거운" [종합]

기사입력 2022.09.15 17:25 / 기사수정 2022.09.15 17:2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연극 ‘트루웨스트’가 6년 만에 돌아왔다.

15일 연극 ‘트루웨스트’ 프레스콜이 대학로 TOM(티오엠) 2관에서 진행됐다.

연극 ‘트루웨스트(True West)’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형제가 서로를 질투하고, 증오하고, 동경하는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 본연의 외로움과 이중성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코믹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천재 극작가 샘 셰퍼드가 1980년 발표했다. 매장된 아이(Buried Child)’, ‘굶주린 층의 저주(Curse of the Starving Class)’와 함께 ‘가정 3부작’으로 불리며 평단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가정 3부작’은 물질 만능주의로 황폐해진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가족의 붕괴, 해체, 갈등 등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비판한다.

1980년 초연했고 국내에서는 2010년 정식 첫 라이선스로 선보였다. 초연 때 리를 연기하며 각색 작업에도 참여한 오만석은 2015, 2016 시즌에 이어 연출을 맡아 진두지휘한다.



오만석 연출은 "이전에는 장면을 다시 번역하고 각색 위주로 참여했다면 이번에는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더 잘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번역부터 처음부터 다시 하게 됐다. 리와 오스틴을 맡은 배우들이 새롭게 와서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색다른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오만석 연출은 “가정 3부작 시리즈 중에 가장 유명한 작품이어서 많은 분들이 아실 거다. 사실주의에 기반을 둬 쓰지만 부조리 성격이 담겨 꽤 애매모호한 지점에 있다. 되게 쉽게 보다가도 이게 무슨 내용을 담는 건지, 무엇을 얘기하는 건지 관객 스스로 거리를 두게 하는 작품이어서 매력적"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각자의 입장과 상황에서 해석할 여지가 꽤 있고 사회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심도 있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가볍게 볼 수 있지만 무겁게도 볼 수 있고 제공해 드릴 게 풍부한 작품이다. 사실주의와 부조리의 경계에서 즐겨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윤경호, 오종혁, 이종훈, 채명석이 사막을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의 방랑자 형 리를 연기한다.

윤경호는 "아버지는 리에게 영웅 같은 존재였을 거다. 동생 오스틴 앞에서 과거의 동네 싸움 대장 같은 형 느낌을 끊임없이 준다. 동생을 꼬맹이 취급하면서 한편으로는 귀여워 한다. 그런 모습에는 당연히 아버지의 모습이 닮아 있을 거다. 아버지는 다분히 남성적이면서 폭력적이기도 했겠지만 아버지의 자유분방함과 거친 면이 리 마음에 동경의 대상으로 담겨 있어 남몰래 따라가는 게 아닌가 한다"고 분석했다.

윤경호는 "리를 인정받고 싶은 새끼 사자, 버림받은 사자라고 생각했다. 엄마는 그리움의 대상이자 인정받고 싶은 대상으로 생각한 것 같다. 집에 찾아온 것도 엄마의 향기가 그리웠을 거다. 엄마에게 아들로서 한 번도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해 크게 한탕 해서 금의환향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 않았을까 한다. 코요태가 생각났다. 사자가 되지 못한 사자는 코요태가 돼 어슬렁거린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종혁은 "무대에서 표현하는 리는 다소 과격하고 폭력적이고 거친 사람이다. 겁이 많고 가족을 굉장히 그리워한 사람이다. 나가 있는 동안에도 언제든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고 다시 한 번 가족을 확인하고 싶었던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머니가 보고 싶지 않았을까 한다. 어릴 때 기억 때문에 어머니는 항상 엄한 존재였고 겁이 나고 다가가기 어렵고 기 죽어 있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어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는 게 있다. 엄마에게 항상 사랑스러운 아들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종훈은 "거칠게 표현되는 면이 많다. 거칠게만 표현하면 인물의 아픔이나 결핍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더라. 중간에 아픔, 그리움을 나타낼 수 있는 대사가 있는데 표현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다. 마냥 거친 모습이 아닌 타당성 있게, 저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으려고 했다.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거부감 없이 어떤 선상에서 잘 표현할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채명석은 "생긴 것과 달리 오스틴과 가까운 성격이다. 리 역을 맡고 고민했다. 연습 과정에서 고개도 비딱하게 해보고 등도 구부정하게 하고 팔자로 걸어보기도 했다. 길에서 터프한 사람이 있으면 관찰하기도 했다. 같은 역할로서 종훈 배우에게도 물어봤다. 동물로 접근해야 할까 물어보며 얘기를 많이 나눴다. 시행착오를 겪어 오면서 많이 시도했다"고 전했다.



문태유, 임준혁, 최석진, 유현석은 시나리오 작가로 성공해 모범적인 삶을 살아온 반듯한 동생 오스틴 역으로 출연한다.

문태유는 "1장에서 9장까지 인물의 변화의 큰 소용돌이를 보여준다. 오스틴이 아버지, 어머니를 대하는 생각이 변하게 된다. 어머니는 책임져야 하고 고마운 존재라면 아버지는 원망하고 가족을 버린 존재라고 생각했다. 사실 마음에서 동경하고 따르고 싶은 건 아버지였고 알고 보면 어머니를 답답해하고 짐스러워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7장에서도 아버지의 틀니 얘기를 하면서 울컥하며 감정적으로 공감한다. 어머니가 치매 혹은 정상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 그 앞에서도 냉정하고 떠날 거라고 한다. 감정적인 동질감은 아버지에게 느끼고 있는 거다. 가족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걸 재밌게 봐줬으면 한다"고 짚었다.



임준혁은 "오스틴이 사막으로 가고 싶다는 말을 계속 하는데 그 당시 서부라고 생각했다. 경제적 부흥이 일어나기 시점에서 서구는 거칠고 자유가 있다. 현실에서 벗어나 형처럼 거칠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행동하고 짜인 틀이 아닌 밖으로 벗어나고 싶은 곳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석진은 "형들이 배려를 많이 해준다. 오스틴을 연기하는 입장에서 정말 리가 이런 느낌을 줄 수 있겠다 생각한다. 말은 거칠게 하지만 알고 보니 살갑게, 다치지 않게 해준다. 종훈이 형이 정말 착하다. 멱살을 잡을 때도 넥타이 하나 흐트러지지 않게 해준다. 넘어트릴 떄도 막 미는 게 아니라 머리를 정확히 받쳐준다. 동생을 생각하는 형들의 마음을 느낀다"며 애정을 내비쳤다.



극에 활력을 더하는 헐리우드의 잘나가는 프로듀서 사울 키머 역에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승원, 김태범이 함께한다.

엄마 역까지 1인 2역을 맡은 이승원은 "2015년에는 사울 키머만 했고 2016년, 올해에는 엄마 역할도 했다. 사울 키머와 엄마 역할에 중의적인 연결고리가 있게 표현했다. 전혀 다른 캐릭터지만 사울이 두 형제를 바라보는 시선과 엄마가 아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공통된 라인을 갖도록 연출님이 요구하셔서 그렇게 연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루웨스트'는 11월 13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 2관에서 공연한다.

사진= 레드앤블루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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