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9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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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내던진 리더와 골글 2루수, 투지와 행패는 다르다

기사입력 2022.06.17 05:23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프로야구 최하위 한화 이글스가 안방에서 6연패에 빠지며 고개를 숙였다. 여기에 팀의 리더와 주축 선수의 미성숙한 모습까지 더해지면서 팬들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겼다.

한화는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8차전에서 0-3으로 졌다. 선발투수 장민재의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불펜진이 추가 실점을 최소화했지만 타선 침묵 속에 완봉패로 무너졌다.

경기 내용도 좋지 못했지만 일부 선수들의 행동은 지탄 받아 마땅했다. 특히 0-2로 끌려가던 8회말 1사 1루에서 주장 하주석이 퇴장당한 장면은 비판의 칼날을 피해 갈 수 없었다. 

하주석은 롯데 투수 구승민이 초구 직구에 스트라이크 콜이 울리자 배터 박스를 벗어나 송수근 주심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송 심판은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간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단했지만 하주석은 이에 납득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하주석은 송 심판이 타석에 들어서라는 제스처를 취하자 다시 구승민과 승부를 이어갔지만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된 뒤 배트를 바닥에 강하게 내리쳤다. 송 심판이 곧바로 퇴장을 명령하자 거칠게 항의했고 코치진의 만류로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뒤에는 헬멧을 내던졌다. 

관중석에서 이 상황을 촬영한 팬의 영상에서는 하주석이 던진 헬멧이 더그아웃 벽에 튕겨 웨슬리 클레멘츠 수석코치의 머리에 맞는 장면까지 담겼다. 하주석을 향한 팬들의 비판 여론이 더욱 고조된 상태다.

3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전한 정은원의 경우 퇴장을 당한 건 아니었지만 하주석과 마찬가지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한화가 0-2로 뒤진 7회초 2사 1·2루 기회에서 롯데 투수 김유영에게 2루 땅볼로 아웃된 뒤 1루 베이스를 지나 헬멧을 바닥에 던지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은원도 원 볼 원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김유영의 3구째 바깥쪽 높은 직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송 심판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내비쳤었다. 1루에서 헬멧을 던진 부분이 찬스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었는지 앞선 판정에 대한 불만이었을지는 본인만이 알겠지만 팀의 중심 타자로서 어울리는 행동은 분명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지난 15일 경기에 앞서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지난해보다 넓어진 게 느껴진다. 가장 힘든 사람들은 심판들이다. 커리어 내내 적응해왔던 존을 더 크게 보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는 감독들 중 한 명이 되고 싶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주석과 정은원은 사령탑의 생각과는 전혀 반대로 행동한 셈이다.

팀이 연패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리더로서 중심 타자로서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평소보다 더 강한 어필을 했을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지켜야 할 선이 있다. 도를 넘는 항의는 투지, 투혼이 담긴 퍼포먼스가 아니라 행패일 뿐이다.

주장인 하주석과 지난해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정은원은 누가 뭐래도 현재 한화의 핵심이다. 위치에 걸맞게 조금 더 책임감 있는 행동을 그라운드 안팎에서 보여줘야 한다. 

판정에 대한 아쉬움, 찬스를 놓친 죄책감은 방망이나 헬멧을 내동댕이 친다 한들 달라지는 게 아무것도 없다. 마음을 최대한 빠르게 추스르고 다음 플레이에 집중하고 동료들의 선전을 기원하고 목소리를 높여 응원하는 것이 주축 선수들의 역할일 것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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