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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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테니스, 샤라포바 가고 워즈니아키 시대 열렸다

기사입력 2011.03.22 09:40 / 기사수정 2011.03.22 09:4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윌리엄스 자매가 한동안 점령해온 여자 테니스계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현 WTA(세계여자프로테니스)투어 세계랭킹 1위인 캐롤라인 워즈니아키(21, 덴마크)는 올 시즌 2승을 올리면서 세계 1위의 자리를 굳게 지켰다.

워즈니아키는 지난 20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 테니스가든에서 열린 '2011 BNP 파리바스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마리온 바르톨리(26, 프랑스, 세계랭킹 15위)를 2-1(6-1, 2-6, 6-3)로 제압했다.

워즈니아키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옐레나 얀코비치(세르비아, 세계랭킹 6위)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해 다시 우승에 도전해 트로피를 거머줬고 지난 2월 20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두바이오픈 우승이후, 시즌 2승을 올렸다.

이 대회 우승으로 워즈니아키는 14개의 WTA 단식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호주오픈 결승진출 좌절 이후 이 대회 우승자인 킴 클리스터스(28, 벨기에, 세계랭킹 2위)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일주일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21세의 나이에 14개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지만 워즈니아키는 여전히 '무관의 여제'로 불린다. 바로 4대 그랜드슬램 대회(호주오픈,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우승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올랐던 워즈니아키는 천만 달러에 가까운 광고 수입을 올리면서 여자 테니스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과거, 뛰어난 실력과 화려한 외모까지 겸비한 마리아 샤라포바(24, 러시아, 세계랭킹 19위)와 비슷하게 보인다.

그러나 샤라포바와 워즈니아키는 엄연히 다른 선수이며 지금의 행보도 마찬가지다. 이번 BNP파리바스 오픈 준결승전에서 워즈니아키는 샤라포바를 만났다. 그동안 부진에 빠진 샤라포바는 이번 대회에서 승승장구하며 준결승전에 안착했다. 하지만, '떠오르는 태양'인 워즈니아키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0-2로 완패하고 말았다.



뛰어난 기량과 승부욕, 여기에 영민한 경기운영 능력까지 지닌 '전천후 플레이어'

워즈니아키는 정통적인 엘리트 코스를 밞으며 성장했다. 축구선수 출신인 아버지인 피오트르 워즈니아키와 배구 선수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워즈니아키는 어릴 때부터 테니스 라켓을 벗으로 삼으며 성장했다. 10대 초반부터 덴마크 내에서 벌어지는 주요 대회를 석권했고 2006년 윔블던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인구 550만의 작은 나라인 덴마크는 체계적인 테니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역 곳곳에 테니스를 할 코트가 마련돼 있으며 재능이 있는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훈련시킬 수 있는 유망주 프로그램도 구축돼있다.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성장한 워즈니아키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며 윔블던 주니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워즈니아키는 세레나 윌리엄스(30, 미국)처럼 강력한 파워를 앞세운 선수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우상인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처럼 스피드와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경기를 펼치는 '지능형'에 가깝다. 현역 여자 선수들 중, 서브의 강도가 그리 강하지 않은 워즈니아키는 끈질긴 수비와 정교한 스토로크로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해내는 경기력도 펼치고 있다.

워즈니아키는 2009년 US오픈 결승전에 진출하며 자신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다. 19세의 나이에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킴 클리스터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출산 이후, 다시테니스코트에 복귀한 클리스터스는 최고의 유망주를 제치고 '자랑스러운 엄마'로 우뚝 섰다.

워즈니아키는 2010년 WTA 투어 챔피언십 결승전에서도 클리스터스에 패해 눈물을 삼켰다. 이번 파리마스 오픈에 출전한 클리스터스는 3회전에서 어깨부상으로 기권 패를 당했다. 만약 클리스터스와 결승전에 만나 우승을 차지했더라면 워즈니아키의 평가는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또한, 워즈니아키는 2월 말에 열린 카타르 도하 오픈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3위인 베라 즈보나레바에 패했다. 워즈니아키는 현재 기복이 없는 꾸준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지만 아직까지 최강으로 부르기엔 의심스러운 부분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랜드슬램대회 우승과 세계적인 경쟁자와의 인상적인 승부가 필요

클리스터스는 워즈니아키처럼 꾸준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지만 US오픈과 호주오픈을 연속적으로 정복했다. '테니스의 전설'인 크리스 애버트는 "진정한 강자는 윔블던과 US오픈 같은 큰 규모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클리스터스의 가치가 워즈니아키의 가능성을 앞서고 있다.

또한, 현재 여자테니스 무대에 지난해까지 '최강'이었던 세레나 윌리엄스가 없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세레나 윌리엄스는 여자 테니스 사상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강력한 파워를 선보여 세계를 정복했다.

세레나 윌리엄스는 단순히 파워만 갖춘 선수가 아니었다.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심리전에서도 결코 지지 않는 배짱도 지녔다. 하지만, 현재 폐에 피가 고이는 폐색전증으로 코트를 떠나있는 상태다.

윌리엄스가 돌아올 때, 예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줄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그리고 한동안 여자테니스 최고의 스타로 군림한 샤라포바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돋보이고 있는 선수는 단연 워즈니아키다. 클리스터스라는 훌륭한 경쟁자를 둔 것도 워즈니아키의 성장에 플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랜드슬램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세계랭킹 1위는 워즈니아키가 극복해야할 과제다. '제5의 메이저대회'인 파리바스 정상에 오른 워즈니아키는 5월에 열리는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사진 = 캐롤라인 워즈니아키 (C) BNP파리바스오픈 공식홈페이지, WTA 공식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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