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4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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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방출→개막전 수훈 선수, 박승욱이 만든 반전 드라마

기사입력 2022.04.03 07:10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솔직히 잠을 거의 못 자고 경기장에 나왔는데 오늘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박승욱은 시범경기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29일 래리 서튼 감독으로부터 "네가 개막전 선발 유격수"라는 말을 들은 뒤 나흘 동안 설레는 마음에 잠을 설쳤다. 특히 정규시즌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밤에는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박승욱이 개막전에 선발출전한 건 SK(현 SSG) 시절이던 2017년 이후 5년 만이었다. kt 위즈 소속이던 지난해 10월 방출됐을 때만 하더라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박승욱 개인에게는 드라마 같은 순간이었다.

결과까지 완벽했다. 박승욱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에 1번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롯데의 7-2 승리를 견인했다.

박승욱은 경기 초반 긴장한 듯 1회초 첫 타석과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연이어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로 나섰다. 팀이 0-1로 끌려가던 5회초 2사 2, 3루에서 안우진을 무너뜨리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스코어를 2-1로 만들었다.

롯데가 2-1로 앞선 8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 타자들의 볼넷과 안타로 3루까지 진루했고 귀중한 추가 득점까지 올리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플레이로 롯데 내야를 지키면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박승욱은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긴장을 안 하려고 노력했는데 컨트롤이 안 됐다. 두 번째 타석까지 내가 투수랑 싸우는지 뭘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며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치고 난 뒤부터 차분해졌고 평정심을 찾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지난해 방출됐을 때는 다시 야구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목표 하나로 준비했는데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게 돼 감회가 더 남달랐다"며 "솔직히 어젯밤에 잠을 한숨도 못 자고 나왔다.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들지 않았다. 오늘은 바로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박승욱은 지난해 11월 입단 테스트를 거쳐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겨우내 이를 악물었다. 최근 몇년 동안 거의 뛰지 않았던 유격수 포지션 제안을 받았을 때도 걱정이 앞서기는 했지만 문규현 수석코치의 배려와 지도 속에 점점 자신감을 찾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에 임하며 래리 서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고 개막전 선발 유격수의 기회를 스스로 쟁취했다. 이학주, 배성근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작은 반전을 만들어냈다. 

박승욱은 "방출 후 돌이켜보니 그동안 내가 해보고 싶었던 야구를 못했었다. 왜 그랬을까 후회를 많이했다"며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면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현재까지는 잘 진행 중인 것 같다"고 자신의 마인드 변화를 설명했다. 

또 선배 이학주와의 유격수 경쟁에 대해서도 "(경기 출전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게임을 뛰게 되면 내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게 내 일이다. 학주 형이 유격수로 나갈 때는 팀이 이길 수 있게 더그아웃에서 응원하면 된다. 매 순간 해야 할 일든만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고척,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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