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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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구에게 기회를, 팬 위에 선 오만한 키움

기사입력 2022.03.18 18:54 / 기사수정 2022.03.18 18:54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야구 선배로서 후배 (강)정호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언뜻 보면 바람직한 선후배 관계일 순 있다. 하지만 그 후배가 음주운전 삼진아웃 전력을 가진 선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기에 복귀를 추진했다가 팬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기까지 했다. 이미 팬들의 반대와 외면을 받은 선수. 하지만 키움은 ‘굳이’ 그에게 연락을 해 복귀를 설득하고 영입을 추진했다. 

강정호는 음주운전을 세 번이나 기록한 인물이다. 지난 2016년 서울 삼성역 부근에서 가드레일과 충돌하는 사고를 통해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났고, 그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음주운전 사실도 밝혀지면서 야구팬들을 경악케 했다. 그런 그의 복귀는 당연히 엄청난 반대에 부딪쳤다. 강정호는 2020년 6월 KBO 복귀를 추진했지만, 국민청원까지 올리는 팬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쳐 복귀 의사를 자진 철회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키움이 다시 손을 내밀었다. 고형욱 단장이 직접 미국에 있는 강정호에게 전화를 걸어 영입 의사를 물었고, 세 번의 전화 통화 끝에 복귀를 성사시켰다. 고 단장의 말에 말에 따르면, “강정호 본인이 부담스러워했고 설득하기 쉽지 않았지만 나를 믿고 따라와 달라했다”라고 설득했다고. 결국 강정호의 복귀는 일사천리로 성사가 됐고, 2년 전 팬들의 극렬한 반대는 야구인 선배의 넓은 ‘아량’에 묻혀 허사가 됐다. 

키움은 강정호를 영입하면서 “너그럽게 용서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미 비밀리에 영입을 추진해 계약을 다 성사시켜놓고 용서를 구하는 것은 요구가 아니라 강요다. 아울러 팬들이 이미 2년 전에 복귀 반대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럼에도 영입을 강행했다는 건 이들의 의사를 철저히 무시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사안이다. 이미 구단은 처음부터 팬들의 의사를 들을 생각은 없었다. 영입 발표와 함께 용서를 구하는 것 자체도 어불성설이다. 

"기회를 주고 싶었다"라는 말은 구단이나 단장이 아닌 팬들이 해야 하는 말이 아닐까. 주체도 순서도 틀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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