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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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필로그] '프리다' 최정원, 산산이 부서져도 인생은 아름다워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2.03.16 12:10 / 기사수정 2022.03.16 13:5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수요일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편집자 주>

이주의 작품= 창작 뮤지컬 ‘프리다’

‘레베카’,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 유럽 뮤지컬을 선보이고 '마타하리', '웃는남자', '엑스칼리버' 등 창작 뮤지컬을 만든 EMK의 첫 번째 중소극장 프로젝트다. 추정화(작·연출), 허수현(작곡·음악감독)이 의기투합했다. 2020년 트라이아웃 당시 제14회 DIMF 창작뮤지컬상을 수상, 제15회 DIMF에 공식 초청작으로 선보였다.

언제= 5월 29일까지

누구= 최정원, 김소향, 전수미, 리사, 임정희, 정영아, 최서연, 허혜진, 황우림

어디=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러닝타임= 100분

요약=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사고 후 평생 후유증 속에 살면서도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삶의 환희를 잃지 않았던 프리다 칼로(최정원 분)의 마지막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풀어낸 쇼 뮤지컬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THE LAST NIGHT SHOW’의 게스트로 출연한 프리다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일들이 펼쳐진다. 그가 만나온 인물을 상징하는 레플레하(리사), 데스티노(임정희), 메모리아(최서연)가 등장해 인생을 돌아본다.

관전 포인트= 여배우 4인방이 꾸미는 뮤지컬. (남자들이 등장하지만 남자는 없다) 여배우의 카리스마와 에너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 여류화가로 실존 인물이다.

멕시코 국립 예비학교에 처음으로 입학한 여학생 중 한 명일 만큼 똑똑한 여자였다. 하지만 불운했다. 6세 때 소아마비를 앓았고 17세 때 첫사랑 알렉스와 버스를 타고 가다 충돌사고를 당해 몸 곳곳이 골절되거나 부러졌다.

임신과 유산, 반복되는 대수술, 여기에 남편의 여성 편력까지 굴곡진 삶을 살았다. (사이렌 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 그러나 프리다는 시련도 인생의 큰 전환점으로 승화했다.)

액자식 구성이다. 한 인물의 방대한 생애를 짧은 시간에 표현하는 건 어렵다. 이에 토크쇼 형식을 빌려 프리다의 삶을 조명했다. 프리다가 죽음 직전에 느낀 파노라마를 관객이 감상하는 기분. 축제 같은 인생을 살았다는 프리다의 말처럼 고통이 연속되지만 '쇼 뮤지컬'이기 때문에 무겁거나 우울하지 않다.

“날 살게 한 건 하얀 캔버스 날 키운 건 까만 로맨스.” 여러 고비에도 굴하지 않고 인생을 살아낸 프리다의 인생을 축약한 말이 아닐까.

프리다가 자신보다 사랑한 디에고 리베라. 21살이나 많고 거대한 몸집을 가졌지만, 프리다의 눈에는 계급을 싫어하고 인간의 평등을 믿는 작은 소년이었다. (콩깍지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그의 바람기는 프리다의 여동생에게까지 미친다. (와이파이 같은 남자…) 

프리다에게 큰 힘이 돼준 아버지가 있었다는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아버지 덕분에 재활을 했고 그림을 그렸다. (아버지가 달아준 거울 위로 프리다의 그림들이 전시되는 연출이 효과적이다.)

중소극장 특성상 배우의 연기를 생동감 있게 볼 수 있다. 타이틀롤 최정원은 54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를 쏟아낸다.

2017년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80살이 돼도 뮤지컬 무대에서 공연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할 수 있다면 ‘휠체어에 앉아있다가 무대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가 제일 좋은 것 같다”라며 열정을 내비친 최정원.

여전히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모습이 멋있다. 그는 프리다의 처절한 인생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세 명의 크루 리사, 임정희, 최서연 역시 쇼를 뒷받침하는 열연과 가창력을 선보인다. 프리다와 디에고의 첫 만남과 부부가 되는 과정을 재치있게 나타낸 넘버 ‘허밍버드’ 속 리사의 라이브한 스캣(Scat: 가사 대신 뜻이 없는 말로 즉흥적으로 프레이즈를 만들면서 부르는 것)도 볼거리다. 

'라비다', '코르셋', '아구안타르', ‘자화상’, ‘널 그려’, '허밍버드', '비바 라 비다' 등 환희와 슬픔, 고통 등 프리다의 감정이 다양한 넘버에 녹아있다. 

고통 없는 삶은 없다. 저마다 겪는 고통의 종류는 다르겠지만 누구나 그녀의 감정에 이입하고 가슴이 아릴 터다.

한줄 감상=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프리다,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될 충분한 인생을 살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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