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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피디아] 백현진, '나쁜 아저씨' 전문 배우의 실체 (이 사람이 그 사람?)

기사입력 2022.03.06 12:10

최희재 기자

'연예인 그렇게 좋아해서 박사 될 거니?'라는 말을 귀에 박히게 들었던 9n년대생 신흥 고인물로서, 요즘 친구들은 잘 모르는 스타들의 역사를 되짚어 드리겠습니다. '이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싶은 연예인들을 모아 모아.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재밌는 드라마마다 '아저씨 빌런'으로 등장하는 백현진의 본캐는 배우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보고 있는 드라마마다 백현진이 등장했다. 안 나오는 작품이 없는데 이제 진상과 헛소리를 곁들인, 어디서라도 마주치고 싶지 않은 아저씨로 말이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보고 극장을 나오면서 백현진을 검색했던 적이 있다. 연극 무대를 주로 서는 베테랑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포털 사이트에 나오는 그의 직업은 배우가 아닌 '가수, 화가'였다.

백현진은 지난 1997년 어어부 프로젝트 1집 '손익분기점'으로 데뷔했다. 어어부 프로젝트는 음악감독이자 이날치의 장영규와 함께 결성한 밴드다. 백현진은 지난 2011년 MBC '나는 가수다'에 자우림과 함께 출연해 '사랑밖엔 난 몰라'를 열창하기도 했다. 백현진은 현재 어어부 프로젝트, 방백이라는 그룹에 속해있으며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백현진은 '복수는 나의 것', '녹색 의자', '달려라 장미', '춘몽' 등에 음악감독으로 이름을 올렸고, '다세포 소녀', '미쓰 홍당무', '만신', '변산' 등에도 참여했다.

백현진의 또 다른 정체성은 화가다. 백현진은 갤러리의 전속 작가로 꾸준히 전시를 열고 있다. 그는 제14기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입주작가이고, 2017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도대체 백현진은 언제부터 연기를 한 것일까. 백현진은 유튜브 채널 아리랑 컬쳐(Arirang Culture)와의 인터뷰에서 "1999년도에 '반칙왕'이라는 영화에서 주제곡 부르고 음악으로 참여했다. 김지운 감독이 카메라 앞에 서보라고 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중의 한 명이 술을 먹는 신에서 연주하는 사람들로 이날치의 장영규 씨와 제가 처음 카메라 앞에 선 게 첫 기억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말, 언어로 안 되는 무엇들이 있어서 제가 음악가로도 일을 하는 거고 미술가로도 일을 하고 배우로도 일을 하는 듯 하다"라며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받아들인 건 몇 년 안 된다. 왜냐하면 배우 일을 하기는 오래 했지만 굉장히 드문드문 품앗이 다니듯이 독립영화 쪽에서 일을 했었다"고 전했다.

백현진은 "박해일, 신민아 주연, 장율 감독의 '경주'라는 독립영화에서 지방대 꼰대 교수로 나온 이후에 TV 시리즈물과 상업 영화에서 조금씩 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근데 그때도 제가 스스로 배우라고는 생각을 안 했다. 이유는 배우로 일을 꾸준하게 쉴 새 없이 오래한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그냥 시간이 좀 오래된다고 해서 배우라고 이야기하는 게 그분들한테 실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전에는 '음악가, 미술가인데 가끔 연기도 한다'고 저를 소개했었는데 요 몇 년 지나면서 '내가 배우가 아니면 또 뭐겠나' 싶어서 지금은 음악가, 미술가, 배우라고 세 가지 직업을 쓱 얘기할 정도는 된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백현진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요즘 심심치 않게, 내 연기를 접한 분들에 의해 작성된 '어쩌고저쩌고 불라불라~ 그 배우 보고있으면 너무 화가남'이란 문장을 접하게 된다. ‘화가남’이라... 그렇다, ‘화가남’ 맞다. 남성인데다 화가(페인터)이니 왜 ‘화가남’이 아니겠는가?! 나는 분명 ‘화가남’이다"라는 글을 남긴 적이 있다.

이에 "화가남 배우남 음악남 예술남 모든 백현진님을 응원합니다", "화가남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화가 남" 등의 센스 있는 댓글이 이어졌다.

이처럼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는 백현진은 시청자들의 화를 불러일으키는 진상 아저씨, 그러다가 죽는 아저씨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아저씨의 정수를 연기해서 더 독보적이다. 백현진 특유의 말투와 분위기도 한 몫 한다. 그렇다고 모든 역할이 다 거기서 거기가 아니라는 점도 특이하다.


지난해 백현진은 정말 '열일'했다. SBS '모범택시'의 박양진, tvN '악마판사'의 허중세, '해피니스'의 오주형,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김성남, JTBC '한 사람만'의 하용근, 영화 '경관의 피'의 권기안 등 온갖 아저씨들의 얼굴을 보여줬다. 갑질 회장, 유튜브 하는 대통령, 바람 피우는 돌팔이 의사, 납치되는 정치평론가, 그냥 나쁜 놈, 사채업자까지 하나같이 맡기 어려운 캐릭터들을 살려내 극을 채웠다.

이제야 스스로를 배우라고 표현할 수도 있게 됐다고 말하는 백현진은 음악과 그림, 연기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이처럼 종합예술인으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는 백현진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사진=백현진 인스타그램,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MBC 방송화면, 유튜브 아리랑컬쳐 캡처화면, SBS 방송화면, tvN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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