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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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이장우의 반성 "안일하게 살았는데…큰코다쳤어요"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2.01.30 14:08 / 기사수정 2022.01.31 11:3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주말극 황태자로 익숙한 배우 이장우가 스테디셀러 뮤지컬 ‘레베카’ 무대에 오르고 있다. 남자주인공 막심 역할을 당당히 꿰찬 그는 안정된 연기와 가창력, 딕션을 자랑해 호평받고 있다.

'가루 막심' 이장우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도 “남의 얘기를 그렇게 잘 듣는 건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기자가 칭찬을 건네도 스스로에 만족하지 않고 진지하게 고뇌하고 걱정했다.

“좋게 봐주면 좋은데 기대를 너무 안 해서 ‘생각한 것보다는 낫네’ 이런 평가를 해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수준 차이가 너무 나요. 정답이 너무 없더라고요. 가끔 ‘왜 했지’, ‘이렇게 스트레스받으며 살아야 하나’ 해요.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고요.”

이장우는 자신을 매우 쉽게 살아온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런 그가 뮤지컬 무대에서는 난관에 부딪혔다고 털어놓았다. 

“뮤지컬 무대에서는 그 방식이 안 먹히더라고요. 같이 하는 분들을 보면 스트레스받아요. 압박감 속에 살아오신 분들이잖아요. 그런 형들을 보면 되게 죄송하거든요. 저도 이제 그렇게 살고 있어요. 정말 편한 친구 한 명을 공연에 초대했는데 숨이 안 쉬어지더라고요. 한 명 왔을 뿐인데 말이죠. 그런 사람이 아닌데 약간 희한하더라고요. 수백 명 앞에서 촬영해도 전혀 떨리지 않는데 이상하게 뮤지컬은 너무 떨려요.”

뮤지컬 ‘레베카’는 대프니 듀 모리에 소설 ‘레베카’와 알프레드 히치콕의 동명 영화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아내 레베카의 의문의 사고사 후 그의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사는 남자 막심 드 윈터와 그런 막심을 사랑해 새 아내가 된 나, 나를 쫓아내려는 집사 댄버스 부인 등이 막심의 저택 맨덜리에서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다. 2013년에 한국 초연을 올렸고 올해 육연 중이다.

“재작년에 뮤지컬 ‘영웅본색’이 코로나19로 중단돼 너무 아쉬웠어요. 무대에 도전한 건데 아쉽게 무산돼 또 기회가 되면 도전해봐야겠다 싶었거든요.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아하고요. 

‘레베카’를 보진 못했지만 워낙 대단한 작품인 건 알았어요. 대본을 보니 막심 캐릭터가 너무 좋고 잘만하면 잘해 보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디션에서 좋게 봐주셔서 출연하게 됐는데 연습 나가고 숨이 막히더라고요. 고생을 많이 했어요. 원래는 그렇게까지 안 하는데 음악감독님과 연출님에게 개인레슨을 잡아달라고 했죠. 김문정 감독님이 노래를, 연출님은 연기를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주셨는데 많이 힘들고 매일 스트레스 받고 있어요. ‘레베카’라는 작품이 너무 훌륭하지만 이걸 왜 했지 후회감이 들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이장우가 맡은 막심 드 윈터는 맨덜리 저택의 소유주로 영국 최상류층 신사다. 잊히지 않는 레베카 때문에 괴로워하며 그녀에 대한 비밀을 숨기고 있다. 이장우를 비롯해 민영기, 김준현, 에녹이 연기하고 있다. 

“막심이 남주인공이고 같이 하는 사람과 수준이 맞아야 하는데 너무 잘하는 사람들이라 힘들더라고요. 영기 형은 날아다니고 준현이 형은 너무 멋있고 배우고 싶었는데 죽어도 안 되더라고요. 제가 동작을 이상하게 하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드라마에서도 잘하는데 (뮤지컬은) 안 돼 스트레스를 엄청 받고 있어요. ‘레베카’라는 작품은 제 연기 생활에 있어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드라마 활동을 오래 한 배우인데도 전혀 다른 압박감을 느끼고 있단다. ‘레베카’로 인해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졌다는 그다.

“전혀 스트레스를 받는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20대 초반에 처음 매체 연기를 할 때 물론 고민이 있었지만 방법이 쉽게 터득되더라고요. ‘아 이런 게 먹히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니 어느 순간 일처럼 하고 있더라고요. 자기 일이 되면 해이해지잖아요. 그렇게 해도 충분히 먹히고 안일하게 살아왔는데 ‘레베카’를 하면서는 그런 방법이 전혀 안 먹혀요. 그런 마음가짐으로 하면 큰코다치겠더라고요.

아등바등하는 중인데 매일이 두려워요. 가사를 한번 틀리고 들어오면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죽을 것 같더라고요. 3시간짜리 공연인데 10분 초반에 실수해서 들어와 멘탈이 무너졌어요. 멘탈이 약한 성격이 전혀 아닌데 이번에 아주 혹독하게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공연의 3분의 2를 했지만 부담은 안 없어질 것 같아요. 매체에서도 어느 순간 깨닫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그걸 깨달으면 편해지고 그 위에 있는 고민을 해야 하는데 저는 밑에 있는 고민을 해요. 이를 깨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장우는 “엄청나게 혼나고 깨지니 오기가 생기더라”며 의지를 내보였다. 너무 잘하고 싶다는 말이 간절하게 다가온다.

“체력적으로는 전혀 안 힘든 데 멘탈이 날아가잖아요. 누가 이기나 해보자 했는데 아직도 지고 있긴 해요. 극복법은 모르겠어요. 매체에서도 이런 문제가 물론 있었지만 극복 방법이 되게 쉽더라고요. 고민해봐야 결국에는 한순간에 누구의 말로 바로 뚫리는데 뮤지컬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면 절대 안 올 것 같아요. 레슨하고 깨지고 연습하면서 될 것 같더라고요. 너무 잘하고 싶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박지영 기자, EMK뮤지컬컴퍼니 (장소 제공= 에뚜아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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