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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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피디아] "이 여시 같은 것" 섹시한 전소민, 반갑구만 (이런반전)

기사입력 2022.02.02 12:10

김노을 기자


산소만 먹을 것 같던 여배우의 거지꼴, 박력 넘치던 아이돌 그룹의 감미로운 미성의 반전은 때때로 짜릿한 쾌감을 안깁니다. 누가 팔색조 아니랄까봐. 갖가지 반전으로 새로움을 안기는 매력 장인들의 두 얼굴을 살펴보는 시간, '이런반전'이 있나.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송)지효 언니도 드라마 보고는 저한테 '이 여시 같은 것'이래요."

배우 전소민이 자신을 둘러싼 시선들에 기분 좋은 배반을 선사했다. 생소하고 예상치 못한 얼굴, 전소민의 짜릿한 반전이다.

전소민은 2004년 시트콤 '미라클'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 인생 17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 '1%의 어떤 것', '오로라 공주', '인수대비', 영화 '나의 이름', '얼음꽃', '신데렐라' 등 여러 작품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대중과 만나던 중 2017년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합류, 망가짐도 불사하는 허당캐(허당+캐릭터)로 자리잡았다.

'런닝맨'에 이어 tvN 예능 프로그램 '식스센스' 시리즈까지 출연하며 코믹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은 전소민의 본업 복귀는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1' TV 시네마 '희수'였다. 2년 만에 단막극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온 전소민은 예능 속 유쾌한 모습을 완전히 지우고 딸을 잃은 엄마 황주은 역에 스며들었다. 딸의 죽음을 목도한 인물의 허망함을 처절하게 울부짖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타인을 위협하는 모습으로 그간 볼 수 없었던 반전의 얼굴을 브라운관 가득 펼쳤다. 한 인물의 요동치는 감정을 실감나게 표현한 끝에 '2021 KBS 연기대상' 드라마스페셜·TV시네마상을 수상하는 쾌거까지 이뤘다.

값진 성과를 이뤘지만 최근 몇 년 간 그가 걸어온 길이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데뷔 17년차에 대표작이 '런닝맨'이라는 일각의 따가운 시선이 존재한 게 사실이다. 본업인 연기보다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졌던 예능 활동에 대한 은근한 비아냥인 셈이다.

그렇다고 전소민을 예능인으로 치부하자니 어딘가 억울해 보인다. 다작 배우라고는 할 수 없으나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고 있으며, 그간 다양한 서사의 작품에서 입체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이기 때문. 연기를 업으로 삼는 이들은 고정 예능에 출연할 때 가장 크게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이미지 소모다. 반복적인 이미지 소모는 제법 큰 타격인 탓에 배우들이 금방 예능에서 하차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반면 전소민은 '런닝맨'의 대표 허당이자 순둥순둥한 이미지로 매주 시청자를 만나는 와중에 한층 더 영리한 반전을 꾀했다. 바로 채널A 드라마 '쇼윈도: 여왕의 집'(이하 '쇼윈도')으로 데뷔 이래 첫 악역에 도전한 것. 기존 사랑스럽고 밝은 연기에서 냉소적인 얼굴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매주 예능에 얼굴을 비추고 있는데 악역이라니, 전소민에게도 큰 도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본업에 욕심을 낸 프로페셔널이라는 방증이다. 전소민은 잘못된 사랑에 빠진 윤미라 역을 맡아 욕망에 사로잡힌 채 위태로운 삶을 사는 인물의 악한 면을 강렬하게 그려냈다. 이에 '성공적인 변신'이라는 호평 속 지난 지난 18일 종영을 맞았다.

전소민은 '쇼윈도'를 통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섹시한 매력을 새로이 드러냈다. 미라는 이정재가 연기한 신명섭 역의 내연녀라는 설정인 만큼 극 중 누구보다 매혹적으로 비춰져야 했다. 배우가 디테일을 잘 살리지 못하면 캐릭터 매력도 반감되는 법. 전소민은 허당기 가득한 얼굴을 싹 지운 채 대놓고 유혹한다 해도 거부감 없는, 욕망과 복수 사이 아슬아슬 거니는 매혹적인 미라를 완성했다. 얄미운 반전 매력에 오죽하면 '런닝맨' 멤버 송지효도 '이 여시 같은 것'이라며 문자 메시지를 보냈을까.

극 말미에는 송윤아가 맡은 한선주와 손을 잡고 명섭에게 복수하는 전개가 펼쳐졌다. 명섭의 내연녀에서 선주의 조력자로 탈바꿈하는 순간 전소민의 눈에 일렁이던 분노는 시청자들에게 긴 여운을 남기기 충분했다. 기억상실증을 연기하다 속내가 들통난 때에는 냉소적으로 돌변해 망설임 없이 상대방을 협박하는 전소민의 얼굴은 그야말로 지난 17년 동안 본 적 없는 반전 그 자체였다.

주말에는 허당캐 전소민으로, 평일에는 매혹적인 윤미라로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전소민의 짜릿한 도전은 결과적으로 대성공이다. 차기작으로 JTBC 새 드라마 '클리닝업'을 택한 전소민. 매 작품 호연을 펼쳐온 그가 선사할 또 다른 반전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감이 커진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SBS, 채널A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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