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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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아닌 다큐라며?…자업자득 '골때녀', 환골탈태할까 [엑:스레이]

기사입력 2021.12.27 20:32 / 기사수정 2021.12.27 20:3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편집 조작으로 신뢰를 잃은 '골 때리는 그녀들'이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27일 SBS는 축구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과 관련한 논란에 공식 입장을 밝혔다.

SBS는 "환골탈태하겠다. SBS는 ‘골 때리는 그녀들’ 편집 논란과 관련해 책임 프로듀서 및 연출자를 즉시 교체하고 징계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SBS는 "자체 조사 결과 시즌 1,2 모든 경기의 승패 결과 및 최종 스코어는 바뀐 적이 없음을 확인했으나"라고 하면서도 "일부 회차의 골 득실 순서가 실제 방송된 내용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예능 프로그램이 재미라는 가치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하더라도 골 득실 순서를 바꾸는 것은 그 허용범위를 넘는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책임 프로듀서 및 연출자를 교체해 제작팀을 재정비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심기일전하기 위해 12월 29일 방송분은 결방하기로 결정했다"라며 결단을 내렸다.

그러면서 "‘골 때리는 그녀들’은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성원 속에 성장했음을 잊지 않겠다. 여자 축구를 향한 출연진의 진심을 잊지 않겠다. 2022년 새해에는 더욱 진정성 있는 스포츠 예능으로 거듭나 시청자 여러분께 돌아오겠다. ‘골 때리는 그녀들’에 출연한 선수, 감독 및 진행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22일 방송한 '골때녀'에서는 FC원더우먼과 FC구척장신이 대결했고 전반 3:0, 후반 6:3이라는 스코어로 FC구척장신이 승리를 거뒀다.

누리꾼들의 눈은 예리했다.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스코어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전반전 관객석에 앉아있는 감독 코치진(김병지, 현영민), 촬영장에 놓인 물병, 수기로 적힌 스코어 등이 그 이유였다. 후반 차수민, 아이린이 넣은 골은 전반전에 있었던 득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골 때리는 그녀' 측은 "지금까지의 경기 결과 및 최종 스코어는 방송된 내용과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일부 회차에서 편집 순서를 실제 시간 순서와 다르게 방송했다. 제작진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였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예능적 재미를 추구하는 것보다 스포츠의 진정성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임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라고 사과했다.

감독 김병지는 "편집이라고 생각했지, 어떤 스코어를 만든 것은 아니다. 스태프 200명의 입과 눈을 속일 수는 없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감독들도 열심히 했다. 최선을 다한 결과를 PD, 스태프들이 재미있게 구성한 편집으로 생각했다"라는 소신을 밝혀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FC구척장신이 전반 5골을 넣었음에도 마치 FC원더우먼과 접전을 벌이는 것처럼 멘트를 한 배성재도 책임을 피할 순 없었다. 배성재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작진이 쪽지로 읽어달라고 하는 부분을 추가로 녹음하는 경우가 있는데 편집 조작이나 흐름 조작에 사용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골 때리는 그녀들'은 설특집 파일럿 방송 후 큰 호응을 얻고 정규 편성됐다. 시즌1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시즌2도 순조롭게 이어졌다. SBS 연예대상에서는 8관왕을 차지하는 등 SBS의 인기 프로가 됐다. 이승훈 PD와 대표 선수 ‘FC 개벤져스’ 김민경이 대한축구협회에서 수여하는 감사패를 받을 정도였다.

이승훈 PD는 SBS D FORUM 2021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우리가 이거 하나만 살려 나가자. 우리 프로그램의 핵심은 이게 아닐까 라고 생각한 부분은 있었다. 출연자가 경기할 때 임하는 그들의 진정성과 자세 하나만은 다른 것을 다 포기하더라도 최대한 담아보자고 생각하고 만들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제가 생각하는 예능이 좀 다른 것 같다. 지금 하는 프로그램이 다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출연자들을 섭외할 때도 예능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건 다큐 영화에 가깝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하며 섭외했다. 제일 중시하는 게 리얼리티다. 우리는 솔직히 어떤 척하면서 만드는 프로가 아니고 진짜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나중에 시즌이 끝나고 이런 것들을 다큐 영화처럼 만들어볼까 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기는 하다"라고 했다.

'골때녀'는 여자 출연진의 축구에 대한 땀과 열정, 진정성을 담아 재미는 물론 감동을 줘 호평받은 프로그램이었다. 인터뷰에서 보듯 제작진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음에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시청자의 배신감이 클 터다. 책임자를 교체하고 환골탈태를 선언한 '골 때리는 그녀들'이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할지 두고 볼만하다.

사진= SBS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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