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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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점에 분노한 '벨', 아시안컵 앞두고 울린 '경종'

기사입력 2021.12.01 06:00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따뜻하기만 할 것 같았던 콜린 벨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분노를 감추지 않으며 제대로 '매운맛'을 보여줬다. 중요한 대회를 앞둔 대표팀에게 경종을 울렸다.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3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한국은 압도했던 전반전과 다르게 후반에 뉴질랜드에게 기동력이 떨어지면서 막판 2실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지난 1996년 뉴질랜드에게 패한 이후 25년 만에 첫 패배를 허용했다.

벨 감독은 3일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1차전에 불안했던 전반전을 하프타임 변화로 뒤집으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벨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여자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1천여 명의 홈 팬들에게 직접 인사를 건넸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행복하다. 전반에 우리가 너무 놀았다. 후반전에 역전에 성공해 매우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추효주의 부상 여부를 묻는 질문엔 "그냥 조금 피곤해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오늘 팬들 들어와서 좋았다. 나는 홈경기를 좋아한다. 한국에서의 홈 경기에 팬들이 응원을 잘 해주셔서 감사하다. 경기 내내 응원을 해주셔서 그라운드를 돌면서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벨 감독은 1차전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부터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며 분위기를 고무시켰고 1차전 승리로 2차전 역시 좋은 경기를 기대케 했다. 전반전까지는 그랬다.

반에 한국은 지소연(첼시 위민)을 3선으로 아예 내리는 시프트를 시행했고  전방엔 여민지(경주한수원), 추효주(수원도시공사), 그리고 최유리(인천현대제철)가 전방에서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해 공격에 나섰다. 

전반 28분 지소연이 박스 왼쪽 모서리에서 중거리 슛을 시도해 크로스바를 맞히고 이어진 두 번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는 등 결정력을 살리지 못했다. 이 부메랑이 결국 후반에 돌아왔다. 후반에 뉴질랜드가 수비 라인을 내리고 한국이 올라오길 기다렸고 한국은 내려선 상대 수비에 공간을 찾지 못했다. 뉴질랜드는 볼을 뺏기면 바로 공격 전환을 시도했다. 후반 중반부터 뉴질랜드가 공세를 이어갔고 한국도 반격했지만, 이날만큼 수비를 뚫지 못했다. 

후반 막판 한국이 득점을 위해 공격을 계속 시도하면서 라인을 올렸다.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듯했지만, 풀백 자원들이 좀 더 올라가면서 뉴질랜드에게 틈이 노출됐다. 결국 후반 38분 올리비아 찬스(셀틱 위민)의 공간 패스를 받은 페이지 사첼(시드니FC)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이어 2분 뒤엔 다시 찬스의 크로스를 교체 투입된 가비 레니(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한국이 실점하자 벨 감독은 벤치에서 격하게 분노했다. 경기장에  있는 관중들은 물론 방송 중계 마이크를 타고 방송에도 벨 감독의 분노한 목소리가 그대로 전달됐다. 2실점을 허용하고 한국이 반격하는 상황에서도 벨 감독은 아주 격앙된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벨 감독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많이 아쉬워요. 오늘 경기 놀러 왔어요. 전반전 경기 좋았어요. 후반전 나빴어요. 오늘 경기를 져서 믿을 수 없다. 전반전에 잘해줬는데 후반에 경기를 상대에게 내줬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에 경기를 지배했다. 우리는 콜린 벨 축구를 했다. 4-0으로 이길 수 있었다. 후반엔 무슨 축구를 했는지 모르겠다. 포지셔닝도 나빴고 경기력 자체가 나빴다. 믿을 수 없다”고 분노를 멈추지 않았다.

물론 벨 감독이 축구에 열정적인 잉글랜드 출신 감독이어서 충격적인 패배에 분노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벨 감독의 분노는 분명 두 달 앞으로 다가온 AFC(아시아축구연맹) 인도 여자 아시안컵에 선수들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하나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제 벨 감독은 아시안컵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선택할 최종 명단 구성에 집중할 전망이다.

사진=고양, 고아라 기자, 김한준 기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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