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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만 로맨스' 무진성 "8년째 신인, 초심 여전해…원 없이 일하고 싶어"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1.11.22 07:30 / 기사수정 2021.11.23 10:49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무진성이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를 통해 스크린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으며 앞으로의 활약을 궁금하게 만드는 기대주의 탄생을 알렸다. 2013년 여의주라는 본명으로 MBC 드라마 '투윅스'를 통해 데뷔한 이후 8년, 여전히 자신의 이름 앞에 놓인 '신인'이라는 수식어와 초심을 되새기며 더 밝아질 내일을 그리는 중이다.

17일 개봉한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현(류승룡 분)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영화로, 무진성은 현의 제자이자 천재적 능력을 가진 작가 지망생 유진 역을 연기했다. 현에게 자신의 습작을 보여준 후 공동 집필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무진성은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지만 즐거워요. 평소에도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오늘도 오전에 화상으로 기자 분들을 보게 됐는데, 편하게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한다는 느낌으로 왔어요"라고 수줍게 말을 꺼냈다.


외아들인 무진성은 인터뷰 전날 열린 시사회를 통해 부모님에게 '장르만 로맨스'를 보여드렸다며 "부모님이 저만큼이나 오래 기다리시고, 많이 긴장하셨을 것이에요. 저도 똑같은 마음이었죠. 믿기지가 않고… 시기가 시기인지라 아쉬운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라도 개봉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요"라고 말을 이었다. 

지난 2019년 9월 모든 촬영을 마친 '장르만 로맨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년 후인 현재 개봉하게 됐다. 공개 후 무진성을 향해 '새로운 보석의 발견'이라는 호평이 이어지는 등 무진성의 존재감도 눈에 띄고 있다.


무진성은 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장르만 로맨스' 유진 역을 꿰찼다. 본명 여의주로 2013년 드라마 '투윅스'를 통해 데뷔해 '구미호 레시피', '내추럴로맨스', '밤을 걷는 선비',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을 비롯해 지난해 '산후조리원'까지 다수의 작품들에 출연했다. 슬럼프를 겪던 2017년, 무진성으로 개명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고 데뷔 8년 만에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처음 스크린에 데뷔하게 됐다.

무진성은 "제가 어떤 인물을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이 인물이 작품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에 대한 것이거든요. 메시지를 정확히 파악한 후에 어떤 식으로 표현할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죠. 유진 캐릭터도 톤 앤 매너를 잡는 부분에 있어서는 어쨌든 배우 그 자체의 본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대한 무언가를 만들지 않고 제가 가진 목소리와 표정, 말투에서 캐릭터에 색을 묻히는 과정을 더했어요"라고 말했다. 



슬럼프라고 표현했던 시간 동안 운동을 통해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한 무진성은 "캐스팅이 확정되고, 무언가 고뇌에 시달리는 작가 캐릭터를 외형적으로 표현하려면 조금 마른 체형을 가지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8kg 정도를 빼서 59kg까지 만들기도 했었죠"라고 말을 이으며 "감독님이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어요. 자세히 보시면 밥을 먹을 때도 다리를 꼬고 있기도 한데,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감독님이 잡아주셨죠"라고 떠올렸다.

데뷔 후 첫 영화에서 선배 류승룡과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던 것은 무진성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으로 남았다. 무진성은 "감히 연기적인 유연함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선배님이 연기하시는 모습들이 제 눈앞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비싼 (연기) 고급 과외를 받는 느낌이었죠"라고 말했다. 

1988년 생으로,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무진성은 학교에서 배웠던 연기 경험들을 실제의 현장에서 활용하며 차곡차곡 경험치를 더했다. "대학교 생활을 통해서 연기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 같은 것들을 더 파고들 수 있었어요. 학창 시절에도 가장 많이 작품에 참가하고, 열심히 했었거든요. 실제 연기 생활을 하면서도, 대학교 시절에 했던 연극의 방식들과 비슷했던 것들이 있어서 그런 경험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었죠"라고 얘기했다.


더욱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널리 알릴 시간만 기다리고 있는 지금이다. 무진성은 "잠을 많이 자지 못해도, 잠자는 시간도 아까울 만큼 지금 이 시간이 정말 행복해요"라고 속내를 전하며 "8년 동안 연기를 해 오면서 이렇게 관심을 많이 받고, 저의 연기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없었거든요. 8년의 시간 동안 슬럼프가 왔던 시기도 있었죠. 제겐 '기다림'이라는 단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말이었어요"라고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무진성은 "하지만 어떻게 마음을 먹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2019년에 영화 촬영을 마치고 지금까지 개봉을 기다리면서, 그만큼 저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또 메운다고, 사람들을 통해 치유도 많이 받으면서 성숙해질 수 있었죠"라고 담담하게 전하며 "'첫사랑'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데, 제게는 매 순간 순간들이 다 기억이 나거든요"라고 어떤 작품보다 깊게 의미가 남을 '장르만 로맨스'에 대해 얘기했다.


데뷔 후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신인이라는 유망주의 타이틀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슬럼프를 겪는 시간에 원없이 쉬어보기도 했잖아요. 그 시간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제는 원없이 일을 해보고 싶죠. 제가 연기에 대한 얘기를 원 없이 나눠보는 시간을 갖고 싶단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이 그런 것 같아요"라고 미소를 보이며 앞으로를 향한 긍정적인 기운을 스스로 북돋았다.

30대 중반의 시간을 지나며 자신 앞에 놓일 여러 상황들에 대한 걱정을 아무렇지 않게 떨쳐버릴 수는 없지만,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는 마음을 다지며 매 순간 스스로를 다잡고 있다.

"데뷔 8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금방 갔어요. 길다면 긴 시간인데, 제 앞에 늘 붙는 수식어는 '신인'이었죠. 하지만 오히려 그 말이 저의 초심을 더 잃지 않게 해 준 것도 있어요. 어느 날 제 이름 앞에 '신인'이라는 단어가 없어지더라도, 늘 그 마음을 되새기는 배우가 되려고 합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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