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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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그날처럼, 제 인대와 우승반지를 맞바꿨으면 좋겠어요"

기사입력 2021.11.04 05:00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윤승재 기자) “7년 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제 인대와 우승반지를 맞바꿨으면 좋겠어요.”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박해민의 우승 열망은 남달랐다. 

2021시즌 삼성은 76승59패9무 승률 0.563으로 정규시즌을 마감, KT 위즈와 동률을 기록했으나 1위 결정전에서 패하며 한국시리즈 대신 플레이오프로 직행했다. 하지만 삼성으로선 지난 5년간의 암흑기를 청산하고 6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복귀했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큰 시즌이었다. 

후반기 막판 ‘캡틴’의 부상투혼도 한몫했다. 박해민은 지난달 손가락 인대 파열 부상을 입고도 2주 만에 돌아와 삼성의 막판 뒤집기를 이끈 바 있다. 당시 박해민은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에도 가을야구 진출 일념 하나로 재활을 택했고, 재활도 4주가 걸린다는 소견이 있었으나 초인 같은 회복력으로 2주만에 복귀해 팀 상승세에 힘을 실었다. 

물론 손가락 상태가 완벽하진 않다. 지난 3일 훈련이 끝나고 만난 박해민은 “(조금 아프지만) 참고 뛰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플레이 하는 데는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몇 경기 남지 않았는데 손가락에 신경 쓸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시 한 번 투혼을 불살랐다. 


사실 박해민의 초인적인 복귀와 부상 투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해민은 7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주루 도중 손가락 인대가 50% 손상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박해민은 부상 직후에도 훈련에 참여하며 출전 의지를 피력했고, 이후 손가락 테이핑과 벙어리 장갑을 끼고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바 있다. 

박해민은 7년 전 그날처럼 올 시즌 마무리도 같은 결과를 맞았으면 한다. 박해민은 “2014년 우승은 내 인대랑 우승반지랑 바꿨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내 인대랑 우승반지랑 바꿨으면 한다. 내가 아프지만 팀은 우승하는 ‘기분 좋은(?)’ 징크스가 올해도 재현되길 기대한다”라면서 강한 우승의 열망을 내비쳤다.

6년 만의 가을야구. “대구에서 가을야구 하고 싶다”던 그의 소원은 이뤄졌지만, 박해민은 1위 결정전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박해민은 “(라팍 가을야구) 소원은 이뤘지만, 마지막 순위 결정전에서 패한 게 아쉽다. 코로나19로 힘든 가운데 많은 팬들이 와주셨는데 아쉬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한 마음이 더 큰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박해민은 주장답게 선수들을 다독이는 데 더 집중했다. 1위 결정전 후 박해민은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한 시즌 동안 잘한 선수들을 격려했다고. 박해민은 “6년 만에 가을야구도 가고 정말 잘한 시즌인데, 1위 결정전에서 지면서 선수들이 데미지를 많이 받은 것 같다”라면서 “단톡방에 정말 잘한 시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니 (PO 훈련까지) 이틀 동안 잘 쉬고 잘 준비하자고 이야기했다”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박해민과 삼성은 플레이오프에 집중한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는 다소 다르다. 기존 5전 3선승제에서 3판 2선승제로 바뀌어 많은 경기를 치르지 않고 한국시리즈까지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9일을 쉬는 동안 떨어진 타격감을 적은 경기에서 빠르게 살려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다. 

이에 박해민은 “우리는 확실한 선발투수를 갖고 있기 때문에 3전 2선승제에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에 선수들의 타격 컨디션들이 떨어져 걱정하는 분들이 계실텐데,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있어 잘 준비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 구호가 ‘혼연일체’ 아닌가.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도 좋은데 하나로 뭉쳐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모든 선수가 주인공, 영웅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동의 리드오프이자, 핵심 외야수인 박해민의 역할도 중요하다. 박해민의 빠른 발이 상대를 얼마나 흔드느냐도 관건이다. 박해민은 “사실 시즌 막판 주루사가 많아지면서 많이 위축이 됐다. 견제가 많다보니 2루로 뛰어야 하는데 돌아갈 생각부터 하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라면서 “강명구 코치님과도 얘기했는데 결국 안 뛸 순 없다. 잘 준비해서 자신감을 되찾고, 나이 때문에 느려졌다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며 각오를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박해민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원했던 가을야구에 진출했지만, 올림픽 성적도 좋지 않았고 순위 싸움에서도 지면서 2위로 시즌을 마감해 아쉬움도 많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가 남아있으니, 마지막엔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팀의 우승을 간절히 바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대구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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