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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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캐스트, 200분"…이순재 "'리어왕' 내 인생 중요한 마지막 작품" [종합]

기사입력 2021.09.28 12:36 / 기사수정 2021.09.28 12:36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이순재가 마지막 인생작으로 '리어왕'을 꼽으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필사의 각오를 밝혔다.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연극 '리어왕'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순재 예술감독 및 배우, 이현우 연출이 참석했다. 

'리어왕'은 인간 존재와 인생의 근본적인 성찰을 아우르는 아름다운 시적 표현으로 주목받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리어왕'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모든 것을 소유한 절대 권력자인 왕에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미치광이 노인으로 타락하는 리어왕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공연은 서울대 극예술 동문을 중심으로 창단된 극단 관악극회에서 10주년 및 데뷔 65주년을 맞은 이순재를 기리기 위해 준비한 프로젝트이다. 이순재는 모든 것을 소유한 절대권력자에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미치광이 노인이라는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리어왕 역을 맡았다. 단독 캐스트로 23회 공연에 모두 출연한다. 

예술의전당과 제작사에 따르면 연기 인생 65주년을 맞이한 이순재가 꼭 해보고 싶었던 작품과 역할이었다. 이순재는 '리어왕'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게 '더 하고 싶은 작품이 뭐냐'고 묻는 경우가 있다. 내 나이가 80이 다 됐다 보니까 할아버지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늙은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역 중에 셰익스피어 밖에 없지 않겠냐'고 했는데 이게 공론화가 되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할 수 있게 됐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이순재는 "배우 생활을 하다 보면 '저 작품 해보고 싶다'하는 바람이 있다. 특히 고전 연극은 접할 기회가 흔한 것 같지만 쉽지 않다. 그중에서 하고 싶은 역할을 한다는 건 더 쉽지 않다. 저도 연기만 60여 년을 했지만 셰익스피어 작품을 많이 하지 못했다. '햄릿'은 해보고 싶었는데 못 해봤던 것 같다. 참고로 최불암 씨는 해봤다"며 "(기회는 둘째치고) 그때만 하더라도 (내 역량이) 미천해서 셰익스피어를 다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는 이 나이가 됐으니까 이 역할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일단 무대에 올라서면 우리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고 있는데 결과는 어떨지 모르겠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겠나 싶다. 나중에 기회가 생기겠지만 또 내게 이런 일이 생길까 싶다. 제 인생에 가장 마지막 중요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 

'리어왕'의 러닝타임은 인터미션 15분을 포함해 200분이다. 무려 3시간이 넘는다. 이순재는 '리어왕' 공연 중 가장 긴 타임을 자랑하는 이번 공연에 대해 "우리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원전 그대로의 '리어왕'이 없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는 대화를 어떻게 구사하는지가 볼거리인 작품인데 다 잘라버렸다. 우리는 겸손하게, 셰익스피어 원작을 그대로 살려서 어렵더라도 원작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단독 캐스트로 매번 3시간이 넘는 무대를 소화해야 한다.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큰 도전이 될 터. 이순재는 "정말 대사가 입에서 녹아나야 한다. 자다가도 대사가 튀어나올 수 있도록 완전히 익혀 놓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자기 전에도 눈을 감고 한 대목씩 해본다"며 "건강은 아직은 괜찮다. 그런데 나이 먹은 사람은 건강을 뭐라고 장담하기 힘들어서 저도 걱정은 된다. 끝까지 완주를 해야 하는데 중간에 잘못되면 큰일 나겠다 생각해서 나름대로 보완을 한려고 한다. 아내한테는 보약도 준비하라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사실 판을 벌리면 신이 난다. 제가 가장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건 현장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다. 끝까지 완주를 해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잘 버티고 있다"고 답했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이 지금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현우 연출은 "흑사병이 만연할 때 셰익스피어는 격리된 상태에서 이 작품을 썼다. '리어왕'에는 유난히 전염병에 대한 대사가 많이 나온다. 전염병의 시대에서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없는 분들에게 더 많은 피해가 갔을 것이고 셰익스피어 역시 공감과 연민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며 "우리 작품이 전염병의 시대에 중요한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리어왕'은 오는 10월 3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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