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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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한 김세정, '레드북' 공연 후 매일 눈물 흘린 이유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1.07.26 11:32 / 기사수정 2021.07.26 11:3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인터뷰 중 다이어리에 뭔가를 열심히 적는다. ‘헤드윅’, ‘킹키부츠’, ‘키다리 아저씨’ 등 추천받은 작품을 꼼꼼히 적는 김세정의 눈빛이 반짝인다. 

“원래는 뮤지컬을 잘 몰랐어요. 그래서 선배님들에게 앞으로 보면 좋은 뮤지컬, 도전하면 좋을 뮤지컬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있어요."

김세정은 뮤지컬 '레드북'에서 주인공으로 열연 중이다. 보수적인 19세기 영국에서 현실의 고단함을 발칙한 상상으로 견디고 미래를 꿈꾸는 주체적인 여성 안나 역할에 잘 어우러진다.

"극에 대한 여러 정보가 있진 않았지만 뮤지컬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었거든요. 분명히 얻어지는 게 다를 거라는 기대가 늘 있었어요. 워낙 제가 딱 막혀 있던 구간이 무대에 가야 배울 수 있는 구간이었어요. 분명 다른 발성이 있는데 모르겠고, 연기적으로도 이 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안에서 올라오는 뭔가를 끌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하던 상태였어요. 제가 생각해도 무대에 가야 할 것 같았는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

'레드북'은 김세정의 필모그래피에 남다른 작품으로 기억될 듯하다.

“너무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뮤지컬을 하면 ‘레드북’에서 얻은 처음의 질문들로 새로운 극을 찾아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후에 어떤 필모를 쌓아갈지 모르지만 모든 첫 스타트의 물음표는 ‘레드북’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하거든요. 모든 것들이 너무 완벽해서 행복해요. 같이 한 멤버들도 좋고 내용도 노래도 좋고 삼박자가 고루 맞기 쉽지 않잖아요. 이런 현장을 만나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늘 그리워할 거 같아요."

김세정은 프리뷰 공연 후 SNS에 처음이어서 부족했던 부분을 되새기고 복습해 본 공연에서 잘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 각오가 밑거름돼 무대에서 기량을 충분히 발휘 중이다. 

”그때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 같아요. 공연 중에 너무 아쉽다고 돌아보게 되는 것 자체가 공연 현장에 제가 들어가 있지 않은 거잖아요. 공연 속 시간에 살면 지금 무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절대 읽히지 않거든요. 읽힌 거 자체가 순간 답답한 거예요. 자의식이 들어온 거죠. 감정을 표출할 때 거짓처럼 보이면 어떻게 하지, 관객이 느끼면 어떻게 하지 했어요. 부끄럽고 부족한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서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게 들었거든요. 프리뷰 공연 후에 부끄러워 정말 많이 울었어요. “ 

당시를 떠올리며 울컥한 김세정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어 “3회차까지는 매일 울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궁금증이 풀리지 않아 답답했는데 로렐라이 역할의 홍우진 선배가 가만히 연기 스터디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해주셨어요. 스터디에 초대돼 너무 큰 도움을 받았죠. 드디어 나도 얘기를 나눌 사람이 생겼구나 했어요. 공연 후 생기는 질문이 있으면 되짚어보면서 나아졌죠.”

발랄하고 활발해 보이는 김세정도 무대에서는 매우 떤단다. “별명이 사시나무일 정도로 좀 심하게 떤다. 내가 사시나무1이고 아이비 선배님은 사시나무2”라며 웃어 보였다.

그럼에도 무대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난 뭐지’, '낡은 침대를 타고', '사랑은 마치',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나는 야한 여자' 등 다양한 넘버도 매끄럽게 소화한다.

“티파니 선배님도 얘기하셨는데 결국에는 장르가 다른 거지 같은 노래를 하는 거잖아요. 창법을 먼저 보고 틀렸다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대신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요소, 고음을 내야 하고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가사를 전달해야 하는 부분을 틀리지 않으려고 해요. 뮤지컬 때문에 발성 수업을 듣고 있는데 너무 받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의 노래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어요.”

‘레드북’ 출연을 계기로 뮤지컬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레드북’을 하면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얻었어요. 정말 좋은 에너지가 버거울 정도로 많거든요. 아직은 다음 작품에서 또 다른 좋은 에너지를 받을 만큼의 힘이 있지 않은데 ‘레드북’의 에너지를 체내화하고 다시 하고 싶어요.”

김세정은 SF9 인성과 함께 ‘레드북’의 첫 아이돌 캐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아이돌 편견을 지우고 제 몫을 해낸다. 작품과 역할에 대한 애정도 물씬 느껴진다.

“살다 보면 난 누구지, 뭐 하는 사람이지,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하지 하는 물음표가 있잖아요. 이에 대한 좋은 느낌표를 주는 극이니 와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게 아니더라도 내용 자체가 너무 재밌고 열심히 준비했으니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클린 안나라고 불려요. 클린이 붙는 게 좋더라고요. 이름은 야한 여자인데 깨끗해요. 극에서 다루는 행위 자체도 어쩌면 가장 원초적이고 순수한 행위잖아요. 더럽고 이상하게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라 깨끗하고 순수하게 받아들여지는 안나였으면 좋겠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 젤리피쉬, 아떼오드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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