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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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에 흠뻑…반가운 추억 소환에 난 가끔 눈물을 흘린다 [가요계 옛바람①]

기사입력 2021.07.17 08:00 / 기사수정 2021.07.16 09:59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그 시절 노래방 차트를 씹어먹던 SG워너비는 음원차트를 역주행 중이고, 그들을 롤모델 삼아 그때를 떠올리게 하는 MSG워너비의 노래들 역시 음원차트를 정복 중이다. 소싯적 아련한 감성 숨기지 않고 적어내던 다이어리로 포도알 좀 모아봤던 세대에게 가요계에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은 반갑기만 하다. 

기쁨의 눈물을 찔끔 흘리게 만드는 이 반가운 열풍 뒤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파급력이 존재한다. ‘놀면 뭐하니?’는 지난여름에도 유재석(유두래곤), 이효리(린다G), 비(비룡)가 뭉친 프로젝트그룹 싹쓰리를 선보여 음원차트를 싹쓸이한 바. 지난해 7월 듀스의 ‘여름 안에서’를 리메이크해 음원차트 상위권을 기록한 데 이어 ‘다시 여기 바닷가’로도 각종 음원차트를 올킬했다. 

이효리의 남편인 가수 이상순이 작곡하고, 이효리가 돌아갈 수 없지만 아름다웠던 그때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가사를 쓴 ‘다시 여기 바닷가’는 90년대의 감수성을 재해석, 따라하기 쉬운 멜로디와 가사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써머송을 완성했다. 또한 싹쓰리는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액세서리까지 완벽히 그 시절을 재현해내며 ‘뉴트로’ 열풍 선봉에 섰다.



올해 여름에도 ‘놀면 뭐하니?’는 가요계에 ‘그 시절 레트로 감성’ 붐을 일으켰다. 2000년대를 풍미한 남성 보컬 그룹 SG워너비를 모델로 삼은 MSG워너비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 이에 SG워너비는 직접 프로그램에 출연해 과거 곡들을 부르며 여전한 라이브 실력을 과시했고, ‘타임리스(Timeless)’를 비롯한 여러 히트곡들이 재조명됐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와 SNS 등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으며, 이는 그 시절 발매한 SG워너비 곡들이 지금의 음원차트에 등장하는 역주행 현상으로 이어졌다.

연이어 MSG워너비가 신곡을 내면서 레트로 감성 열풍에 힘을 더했다. MSG워너비의 두 유닛 M.O.M(지석진(별루지), KCM(강창모), 박재정, 원슈타인)과 정상동기(김정민(김정수), 쌈디(정기석), 이동휘, 이상이)가 각각 부른 ‘바라만 본다’와 ‘나를 아는 사람’은 발매와 동시에 주요 음원차트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M.O.M이 부른 ‘바라만 본다’는 2000년대에 유행했던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 곡으로, 대중의 추억을 자극한다. 정상동기의 ‘나를 아는 사람’ 역시 90년대 인기를 끈 컨템포러리 R&B곡으로, 낯설지 않은 매력으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지난달 26일 발매한 두 곡은 아직까지도 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호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복고는 대중이 가지고 있는 추억임과 동시에 그 당시 동시대를 살아왔던 이들의 발자취에 향수가 머물러 있는 것”이라며 “그런 소재들은 늘 열광적인 환경 안에 있었고, 현재 그 환경이 극대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즐길 거리, 콘텐츠가 많아졌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극대화된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파급력 있는 방송의 효과를 본 음악을 필두로, 과거의 감성을 새롭게 재해석한 리메이크 곡들을 통해 가요계 레트로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아로하’,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등 과거의 곡들을 리메이크한 OST로 사랑받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올해 시즌2를 통해서도 ‘비와 당신’을 리메이크한 곡을 OST로 선보여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여기에 원조 SNS 싸이월드는 부활을 알리며 2000년대 미니홈피 BGM 톱100 곡을 MZ세대가 좋아하는 가창자들이 다시 부르는 ‘싸이월드 BGM 2021’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소유가 프리스타일의 ‘Y’를, 기프트가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을, 가호가 긱스의 ‘Officially Missing You’를 리메이크하며 신선함과 아련함을 동시에 안겼다.

레드벨벳 조이는 박혜경의 ‘안녕’, 애즈원 ‘Day By Day’ 등 리메이크 곡으로 채운 솔로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체념’, ‘배반’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그 시절 대표 여성 보컬 그룹인 빅마마가 귀환해 9년 만에 신곡 ‘하루만 더’를 발매해 호응을 얻었다.

레트로 열풍은 추억 소환과 더불어 그 시절을 잘 모르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의 취향까지 저격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에 강 평론가는 “복고는 통상적으로 20년 주기로 조명받는데, 현재 나와 있는 콘텐츠가 차별화되어 있지 않거나 경쟁력이 없는 경우는 대중이 찾기 마련이다. 어떤 세대마다 가지는 공통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그런 열망은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같이 간다고 봐야한다”며 이러한 현상이 “또 다른 형태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의 역주행과 리메이크 열풍이 있기 전 ‘토토가’와 ‘슈가맨’에, 또 그 이전의 세대는 ‘콘서트 7080’에 열광했듯이 “또 다른 세대의 욕구를 충족해줄 수 있는 복고적 현상은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나열되고 있었다”고 본 것. 강 평론가는 이어 “(각 세대를 관통하는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내려갔다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어떤 콘텐츠가, 어느 세대에게 폭발력 있게 소구되고, 반응을 불러일으키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MBC,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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