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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 감독 "많이 밝아진 퀴어, 시선은 여전히 녹록지 않아"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1.06.10 13:50 / 기사수정 2021.06.10 12:5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김조광수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소감과 성 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 등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김조광수 감독은 10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감독 김조광수)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이별 1일 차 하늘(이홍내 분)과 썸 1일 차 봉식(정휘)이 별다를 것 없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쿨하게 밀당 연애를 시작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원나잇온리'(2014),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2012), '귀'(2010), '친구 사이?'(2009), '소년, 소년을 만나다'(2008) 등을 연출했던 김조광수 감독은 '메이드 인 루프탑'으로 8년 만에 신작을 선보이게 됐다.

이날 김조광수 감독은 "이번이 두 번째 장편이다. 저는 아직 신인감독 김조광수다"라고 웃으며 인사했다.

이어 "아직 두번째 영화라서, 감독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좀 쑥스러웠다. 장편 하나 찍었다고 감독이라고 불리는 것이 합당한지, 이런 생각 때문에 좀 쑥스럽기도 했는데 '메이드 인 루프탑'을 찍을 수 있게 돼서 정말 설레는 마음이었다"고 얘기했다.



'메이드 인 루프탑'에는 이홍내와 정휘, 곽민규, 강정우, 염문경과 이정은까지 다양한 얼굴이 등장한다.

김조광수 감독은 "저는 이번 영화가 이른바 90년대생 게이들의 삶과 사랑에 대한 청춘영화라고 생각했기 떄문에, 배우가 90년대 생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됐는데, 결과적으로 배우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이홍내의 웃는 얼굴 등 색다른 매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인 이정은은 30년에 가까운 인연으로 우정출연을 성사시키게 됐다.

김조광수 감독은 "이정은 씨는 '의리 출연'이라는 크레딧을 쓰려고도 했었다"고 웃으며 "왜냐면 정말 의리로 출연해준 것이었다. 그런데 실제 크레딧을 그렇게 쓰면 좀 이상할 것 같아서 우정출연이라고 했다. 이정은 씨가 순자를 연기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학교 다닐 때부터 연기를 정말 잘 하던 친구였는데, 아무래도 영화가 독립영화인지라 노개런티로 출연을 해줬다"고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간의 많은 작품들을 통해 성 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전해왔던 김조광수 감독은 시간이 흐르면서 드라마 등에서 다루는 퀴어 소재가 이전보다 더 다양하고 폭넓게 다뤄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예전에 퀴어 콘텐츠는 주로 독립영화에서 만들어졌었고, 주류 영화에서 퀴어들은 좀 희화화되는 그런 방식으로 쓰이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이미 뮤지컬에서는 퀴어 콘텐츠가 주류가 된지 오래이고, 다른 콘텐츠에서도 퀴어가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신호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중파에서 방송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키스신 장면을 삭제한 것에 대해서는 "지레 겁먹고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하며 "이성애의 키스는 보여주면서 동성애의 키스는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극장에서 이미 1000만 명 가까운 관객들이 영화를 봤는데, 뭘 그렇게까지 겁내는 것일까 하는 생각은 든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어두운 면이 없지는 않다"며 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될 당시 불거졌던 이태원 클럽 이야기를 언급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클럽에 가는 사람이 게이들만 있는 것처럼, 또 게이들이 주의를 많이 안하는 것처럼 인식이 됐더라. 성 소수자라는 딱지를 여전히 붙이면서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지 못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안타까웠다"고 털어놓았다.


또 "여전히 (게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예전보다 밝고 명랑한 퀴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저희 영화와 비슷한 면이 많다는 얘기 드리고 싶다"고 웃음 지었다.

2007년 성소수자임을 밝히고 영화 연출은 물론, 제작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김조광수 감독은 "사실 영화감독이 영화를 계속 찍어야 연출력도 떨어지지 않고 늘게 되는데, 저는 그러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을 많이 갖고 있다. 이제는 현장에서도 어린 스태프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더라. 이번 작업을 하면서 제 여러가지 정체성 중에 감독이라는 정체성을 아주 좋아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미소를 보였다.

또 "저도 이성애자가 나오는 영화를 준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아이템을 풀어내는 데 있어서 퀴어 쪽을 더 선호하게 된 것 같다. 다음 영화도 로맨스 장르의 퀴어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영화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성소수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하게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23일 개봉한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주)엣나인필름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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