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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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조권 "드랙퀸 뮤지컬에 내 이름 늘 거론됐으면"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0.07.30 09:25 / 기사수정 2020.07.30 15:1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조권은 '제이미'를 떠나보내기 싫다며 시간이 흐르는 걸 아쉬워했다. 시종 ‘제이미’에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제이미’가 인생작이고 싶고 인생작으로 생각됐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더 나이가 들면 휴고, 로코 샤넬을 해야 할 나이가 올 수도 있잖아요. 언젠가 그런 날이 오면 ‘조권의 제이미가 끝내줬지’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아시아 초연으로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연 '제이미'는 ​영국 BBC의 다큐멘터리 '제이미: 16살의 드랙퀸'(2011)에서 소개된 제이미 캠벨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드랙퀸이 꿈인 17세 고등학생 제이미의 꿈과 도전, 가족의 사랑 등 진정한 자아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담는다. 

부모님이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제이미’를 선택하길 참 잘했다고 느낀단다. 실제 어머니는 제이미 엄마 마가렛처럼 조권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부모님이 한 네 번은 오신 것 같아요. 엄마는 한국판 마가렛이라고 정도로 저의 멘토예요. 가수 준비 과정도 묵묵히 지켜봐 주셨어요. 공연 끝나고 눈이 퉁퉁 부었더라고요. 1막 마지막에 ‘나나나’(드랙퀸)가 돼 천막을 치고 들어가는데 ‘꺼져라’라는 소리가 들려요. 전쟁터로 나가는 모습이 보여 마음이 무너지더래요. 연예계 삶이 호락호락하지 않은데 은퇴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의 삶도 정말 무수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다 참아내고 견뎌낼 거 생각하면 그렇다고요. 찡하더라고요. 부모님도 감명 깊게 보셨다고 해 뿌듯했어요.”

조권부터 배우 신주협, 아스트로 MJ, 뉴이스트 렌이 캐스팅돼 자신만의 색깔로 제이미를 표현한다. 조권은 “각양각색이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며 추켜세웠다.

“레플리카 방식이고 라이선스여서 토시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해야 하지만 네 명 다 손끝, 에티튜드, 표정이 달라요. 신주협 배우는 뮤지컬 배우로서 다져진 기본 실력이 있고 보이시한데 중성적인 포인트를 잘 살려요. MJ는 목소리나 전체 이미지가 제일 소년스러워요. 17세 제이미의 어리숙하고 철이 없는 포인트를 잘 살리고 귀염뽀짝한 매력이 있어요. 렌은 저도 연습하면서 많이 놀랐어요. 뉴이스트로 활동할 때와 달리 페르소나를, 내 안의 또 다른 잠재된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더라고요. 끼를 잘 부려요. 보통 애가 아니구나 느꼈죠. 네 명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제이미’가 원체 극이 좋으니 렌을 봤으면 조권, 신주협, MJ는 어떻게 할까 궁금해하면서 회전문을 도시더라고요.”

아이돌 선배이자 뮤지컬 선배인 만큼 뮤지컬 초보 렌과 MJ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첫 뮤지컬치고는 좋은 작품을 만났다고 해줬어요. 정말 좋은 배우들을 만난 거라고요. 너무 분위기가 좋거든요. 첫 작품인데 남의 눈치 안 보고 마음껏 힐 신고 끼 부리는 작품을 언제 만날 수 있겠냐 했어요. 제게 많이 물어도 보고 넷이 연구도 많이 했어요. 연습실 1층에 들어서는 순간 손 포인, 발끝 포인 그렇게 지낸 것 같아요.

주협 군도 그전에도 작품을 했지만 ‘제이미’를 연습하면서 벽에 부딪혔다고 하더라고요. 극 중에서 게이로 나오고 성 소수자의 애티튜드를 무대에서 연기를 해야 하니까 멘탈 붕괴가 되더라고요. 우리끼리 유튜브로 드랙퀸을 찾아보고 애티튜드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찾아봤어요. 제가 중성적인 이미지가 있고 걸그룹 춤도 추고 세 친구보다 힐을 많이 신어 애티튜드를 많이 알려줬어요.” 

‘제이미’를 위해 발이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힐을 신었다. 그 노력만큼 맞춤옷 입은 듯 캐릭터를 소화한다. 이 작품을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는 말처럼 끼와 에너지를 발산한다. 빨간 하이힐을 장착하고 신나게 무대를 활보하는 모습이 물 만난 고기 같다.

"집에 힐이 많아요. 15켤레 진열해 놨어요. 춤출 때 외에는 신지는 않는데 보면 없던 힘이 생기는 느낌이에요. 슈퍼히어로들이 평범하게 살다가 망토 하나 달고 히어로가 되잖아요. 힐 보면 피곤하다가도 힘이 솟구쳐요. 아이일 때부터 힐이 좋았어요. 대사도 공감해요. ‘우리 어릴 때 기억나? 엄마 옷 다 꺼내서 입었잖아. 평생 하고 싶던 놀이야’에서 눈물 날 것 같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제이미 켐벨과 화상 전화를 하면서 나도 그랬었다고 말했죠.“

조권은 2013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시작으로 ‘프리실라’, ‘체스’, ‘이블데드’, ‘신흥무관학교’, ‘귀환’ 등 뮤지컬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제는 조권의 장르를 구축하려고 한다.

“‘제이미’, ‘프리실라’, ‘킹키부츠’, ‘헤드윅’ 같이 퀴어나 드랙퀸을 소재로 한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공연하면 제 이름이 늘 거론됐으면 좋겠어요. ‘이런 건 조권이 해야지’라는 말이 나오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요. ‘체스’를 할 때는 여러 가지를 도전하고 싶었어요. 예전에는 하나의 장르에 갇히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지금은 잘 맞고 잘할 수 있고 잘하는 무대에 서고 싶어요. 관객이 즐길 수 있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쇼노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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