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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북 KCC, 무기력증 빠지나

기사입력 2007.02.12 20:50 / 기사수정 2007.02.12 20:50

이준목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준목 기자] '전통의 명가' 전주 KCC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1일 홈에서 열린 대구 오리온스전에서 64-86으로 대패한 KCC는 올시즌 최다인 8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로써 12승29패(0.293)를 최하위를 기록중인 KCC는 올시즌 사실상 PO경쟁에서 탈락했음은 물론이고, 팀 프랜차이즈 사상 최초로 2할대 이하의 승률로 추락하며 최악의 성적을 경신하고 있다. 역대 KCC가 기록한 최저승률은 전신인 대전 현대 시절, 프로농구 원년(97년) 기록했던 0.333(7승14패)의 성적이다.

공교롭게도 KCC는 지난 1월 17일 대구 원정경기에서 최근 8연패 수모를 안긴 오리온스를 상대로 89-86으로 승리한 이후, 벌써 한달 가까이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

최근 8경기에서 연패하는 동안 공격은 평균 69.8 득점에 그친 반면 실점은 무려 88.3점까지 치솟았다. 8패중 6패를 두 자릿수 이상의 큰 점수차로 완패했으며, 20점차 이상으로 대패했던 경기만도 4차례였다. 특히 2월 6일 서울 삼성을 상대로 올시즌 한 경기 최다점수차이자 프랜차이즈 최악의 성적인 40점차(68-108)대패를 기록하며 완전히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올시즌 KCC의 몰락은 그야말로 '부상의 저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CC가 올시즌 41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정상적인 전력을 풀가동하며 임한 경기는 10게임도 되지 않는다. 조성원의 은퇴와 찰스 민렌드의 이적 공백은 그렇다 치더라도,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믿었던 외인 선수 마이클 라이트가 부상으로 타이론 그랜트로 교체됐고, 시즌이 시작되자 이번엔 국내파의 핵심인 이상민과 추승균이 번갈아가며 부상 릴레이를 당했다.

최근에는 그랜트마저 왼쪽 무릎 연골 손상으로 인하여 경기에 나서지못하며, 올시즌 KCC는 그야말로 '차-포'를 모두 뗀체 힘겨운 행보를 거듭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CC는 외인 선발와 트레이드 카드에서도 악수를 거듭했다. 바비 레이저, 타이론 그랜트, 마이크 벤튼, 마르코 킬링스워스 등 KCC가 올시즌 선택한 외인들은 하나같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월 마지막 전력보강과 리빌딩을 목표로 동부와 3대3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정훈과 김영만,배길태 등을 영입했으나 이렇다할 효과를 누리지 못한 채 오히려 올시즌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던 표명일마저 잃고 빈공 현상만 심화되는 악순환을 낳았다.

최근 몇 년간 노쇠화에 대한 우려가 서서히 거론되던 KCC였지만 역대 최다우승(3회)기록을 비롯하여 최근 3년간 우승1회 준우승 1회를 기록했던 전통의 강호가 이렇게 순식간에 무너지리라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세대교체 시기에 맞물려 가장 어려운 순간에 팀 재건의 임무를 맡은 '농구대통령' 허재 감독으로서는 그야말로 속이 타틀어갈 수밖에 없다.

연패가 거듭되며 선수들은 최근 자신감마저 상실한 모습이다. 추승균 정도가 그나마 분전하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슛이 몇 차례 림을 외면하면 금새 공황상태에 빠지거나 어찌할바는 몰라 허둥대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3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간간이 강팀을 위협하는 '고춧가루' 부대의 역할을 해내던 KCC가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점점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는 것.

최근 KCC는 부상으로 남은 경기 출전이 어려워진 타이론 그랜트를 대체하여 02~03시즌 모비스에서 뛰던 아이지아 빅터(29·200㎝)를 보강하기로 결정했다. KBL의 일반적인 외인선수교체한도는 4라운드 종료까지로 정해져있지만, 부상 선수에 한하여 예외적인 교체를 허용하도록 되어있다. 사실상 올해 PO 진출은 어려워졌지만 남은 시즌이나마 팬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농구인생을 시작한 이래,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허재 감독이 과연 위기의 팀을 어떻게 수렁에서 건져낼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강창우기자>


이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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